반갑다 게이들아
스무살 픽시 랜도너 윤수다
서울 600 브레베가 열린 지 한참이 지났지만
바쁘다는 핑계가 이리저리 많다보니 이제서야 후기글을 올리게 됐다 양해좀
추후에 다시 도전할 때, 또 나처럼 처음 도전할 갤럼이 있을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기억을 더듬어 이번 600브레베가 어땠는지,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찬찬히 기록해보려고 함

비가 많이 왔던 지난 5월 27일, 서울 300 브레베에서 카본휠 림브레이크 때문에 정말 고생을 많이 한 덕분에
이번 600에선 그런 걱정을 없애기 위해 중고로 헤드 벨지움 플러스 휠셋을 구해 두었음

그 외 헬멧도 새로 구하고, 고글도 새로 구하고, 새들백도 새로 구하고, 탑튜브백도 새로 구하고, 전조등도 새로 구하고, 마운트도 새로 구하고, tpu튜브도 새로 구하고, 오천성 타이어도 새로 구하고, 파워 안장도 새로 구하고, 듀라 클릿도 새로 구하고.....
ㅋㅋ

학생이 돈이 어디있냐고? 
사실 저금한 돈, 용돈을 탈탈 털고도 부족해서 장학금을 조금 씀 ㅋㅋㅋㅋ
건강한 취미니까 부모님이 이해해주실거라.. 생각..한다..

엄마 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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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600은 저번 300때 같이 뛴 이브누나가
모든 물품들을 적극 지원해주셨음
다 받아먹기 ㅁㅌ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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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은 320km 지점인 서천에서 잠을 청하고 가는 거였는데
누나가 4월 29일 똑같은 코스였던 서울 600때
충주 주덕 (137km)에서 일찍 잠을 잤더니 다음 날이 힘들었다고 해서 ㅇㅇ

하지만, 테니스 배드민턴 대회로 방이 다 차버린 관계로 서천에서 40km를 더 달려 361km 지점인 보령에서 잠을 자기로 결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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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
300도 했는데 600? 그냥 두배로 더 뛰면 되잖아라는 마인드 갖고 있었음 
어느 정도 사실이긴했는데
얼마나 힘든지 모르니까 가능한 발상이었지 ㅋㅋㅋ
그렇다고 걱정없이 마냥 손놓고 있지만은 않았음
술마시고 놀러다니긴 했지만 
100킬로 정도 랜도 테스트라이딩도 했으니까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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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밤도 미리 바꾸어 놓은 덕에 당일날 낮 12시에 일어나 전조등, 후미등을 충전하고, 샵 방문 및 자전거 정비, 짐들을 준비했음

아래엔 내가 준비할 때 참고한 목록이고, 혹시 나중에 기억이 안날 때 도움이 될까봐 적어봄.

탑튜브백 -
보조배터리, 3way케이블, 전조등 2개, 체크카드, 샤오미 전동펌프, tpu 튜브 2개, 육각렌치세트, 15미리 스패너, 오일(약국통 소분)
새들백 -
롱빕져지, 바람막이, 기능성 반팔티 2장(한장만 사용), 반바지(사용x), 양말 두쌍(한쌍만 사용), 에너지보급팩, 파랑클릿세트, 버프
물통파우치 - 양갱, 물통

짐도, 건강한 마음과 컨디션도 다 챙겼겠다. 본격적으로 출발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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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6일 20:00 - 어바웃사이클 [ SP / 0km ]

보령까지 360km를 쉴틈없이 가야했기에 8시 정각에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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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시에 일찍 출발하시는 랜도너분들이 엄청 많았음
순풍과 함께 앞선 많은 랜도너분들 덕분에 초반 페이스 31km/h 정도를 유지하며 20km를 쭉쭉 달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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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7일 00:10 - 여주시 강천로 [ 100km ]

약 4시간을 달려 100km를 돌파
좋은 컨디션에 순풍이 더해지니 생각보다 빠른 페이스가 됨
여주 미니스탑[ CP1 / 87km ]에선 양갱 4개를 쟁여놓고 소시지, 파워에이드를 먹고 출발함.

근데 하..
200브레베라면 절반을, 300브레베라면 1/3을 온 건데 이제 겨우 1/6..?
라고 생각하면 존나 막막해지니까 
나 혼자 힘든게 아니라 모두가 다 힘들거라 생각했더니 힘 ㅈㄴ 남 ㅋㅋㅋ
고통은 나누면 행복이 된다는 말은 사실이다ㅋㅋㅋㅋ ㄹㅇ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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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 충주양성점에서 한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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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시의 유일한 단점, 다운힐
브레베를 하면서 고정된 기어로 업힐과 다운힐을 어떻게 하냐라는 질문을 정말 많이 들어왔는데
클릿을 빼고 알아서 페달이 돌아가도록 다리를 벌리고 야호하는 방법과
위 gif에서 보는 것처럼 악깡으로 페달링 버티는 방법밖엔 없는 거 다들 알거임.. ㅇㅇ
이번 600에선 최대 케이던스가 158rpm..
뒤1질뻔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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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7일 03:20 - 괴산 CU [ CP2 / 163km ]

출발 후 약 7시간을 달려 CP2까지 순조롭게 도착
산마르코 신형 만트라 안장에서 스페셜라이즈드 파워 콤프 안장으로 새롭게 안장을 바꾸니
이정도 달렸으면 있어야 할 안장통이 없었음ㅋㅋ
만트라 왜씀? 

다리도 크게 힘들지 않았고, 밤이라 춥지 않을까 많이 걱정했는데
쿨토시, 반팔, 숏빕으로도 춥지 않은 적당한 온도의 밤이었다.
CP말고도 중간중간 편의점에 들러 삼각김밥, 핫바를 보충했고
누나가 자꾸 계산해주시길래 나중엔 일부러 따로 계산하기 위해서 누나 근처에 안갔다 ㅋㅋ 인성 ㅁㅌ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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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7일 04:45 - 청주시 추학리 [ 200km ]

증평을 지나고 오천 자전거길을 따라가는 구간.
와 .. 근데 ..
물안개와 노을, 정말 장관이었다 진짜
이래서 다들 브레베를 하는구나 생각이 들었음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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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추도 박아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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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7일 05:50 - 청주시 오송리 [ 220km ]

이후 세종시로 가는 길로 들어서면서 옆에 있던 공군기지가 눈에 익는거임
알고보니 지난 Fleche때 경로와 겹쳤던 거..
뭔가 반가웠음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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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7일 06:20 - 세븐일레븐 세종봉암중앙점 [ 230km ]

출발한지 10시간 반만에 230km
본래 여기 세종 근처에서 밥을 먹기로 했지만
너무 일찍 도착해버린 탓에 보급하기로 했던 카페도, 밥집도 모두 문을 열지 않은 상황..
그래서 편의점에서 가볍게 누나는 까르보나라 파스타를, 나는 투움바파스타를 뜯어먹고 물통을 채운 뒤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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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입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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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이 안보일 땐 주유소로 가서 해결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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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7일 08:00 - 방일해장국 [ 253km ]

공주 주변 밥집을 찾아 들어갔음
들고 온 고속충전기로 콘센트를 빌려 핸드폰도 충전하고
소고기해장국으로 허기진 배도 충전했다
나는 맛있게 먹었지만 해장국이 조금 매운 탓에 누나는 잘 먹지 못했음.. 
다 못 드셔서 좀 걱정되었지만 지금은 남을 걱정할 때가 아님 ㅋㅋ
함께 아미노바이탈과, 카페인을 들이켜고 다시 출발했습니다.
2km 즈음 갔을까, 식당에 두고온 핸드폰과 충전기가 생각이 나서
멀지않은 CP3까지 누나를 먼저 보내고 다시 식당에 들렀음 ㅋㅋ
빨리 생각난게 다행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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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7일 08:40 - 공주보 인증센터 [ CP3 / 256km ]

CP3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던 누나를 만나고 도장만 빠르게 찍고 출발
슬슬 더워지는 게 느껴져서 브레베 조끼를 벗고 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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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CP3에서 조금 더 달려 CU 백제보점[ 278km ]에서 소세지와 파워에이드를 보급

가려던 참에 누군가 슬금 다가오는거임 ㅋㅋㅋㅋ
딱 보는 순간 갤럼임이 느껴짐 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신기했다. 누가 알려준 것도 아닌데 우연히 시간이 맞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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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ㅋㅋㅋ 레전드임 걍

근데 아직 반도 안왔다 ㅋㅋㅋ 아

그렇게 열심히 페달질을 반복하던 와중
.
.
.
펑!
.
.
.
뭔가 터지는 소리가 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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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튜브가 터진 소리겠거니 하고 갓길에 차를 대려는데..
브레이크를 잡지 않아도 저절로 감속이 되는거임

'어..?'

'아..'

'스포크가 또 터졌구나..'

브레베 직전날 6월 15일 터진 스포크가 또 터진 거 ㅇㅇ..
수리할 때 터진 부분에 텐션을 높게 줬는데 그 주변 스포크가 그 힘을 견디지 못했나봄.
백스사장님께 600km 정도 뛰는 건 괜찮을거라 답을 받아 안심했는데 스밤..

터진 반동으로 휠이 휘어버려서 주행이 아예 불가능한 상태였고

정말 온 신경을 써서 준비하고 고대하던 600브레베인데
브레베도 슈랜도 포기해야 한다 생각하니 마음속엔 허탈함만이 가득해졌다
누나도 집에 들어가는 쪽으로 이야기를 했지만..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주변에 자전거 샵에 가보고 안되면 버스타고 들어가.."

라고 말하며 부여버스터미널로 택시를 잡아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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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에서 무슨 일인지 궁금해하시는 기사님께 상황을 이야기해드렸더니 기사님 왈

"내가 아는 친구가 자전거샵을 하는데 거기로 데려다 줄까요? 거기 샵이 터미널도 가깝고 그러는데."

검색해보니 부여 주변 자전거샵은 삼천리자전거 두 곳..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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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친구가 서울에서 자전거로 여기까지 타고온 친구인데 이것좀 어서 수리해주시오"

"아.. 이거는 맞는 스포크가 없을텐데.."

.
.
.

근데 휠을 다시 수리해서 완벽히 꿀렁임이 잡아지지 않을 뿐더러
주행 중 불안한 마음만 커질 것 같아 수리를 포기함.

그리고 픽시에 끼울 수 있는 휠을 찾기 시작했음

하지만 그런게 있겠냐?
서울 웬만한 바이크샵에서도 픽시 리어휠'만' 판매하는 곳은 손에 꼽을텐데ㅋㅋ
구할 수 있었더라도 40만원 가량의 새 픽시자전거를 사서 리어휠만 빼서 써야 했음 ㅋㅋ

반포기 상태로 다음 매장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