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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projectmx&no=6911166

"야, 뒤져서 나오면 10원에 한 대다.""저는 지금 7그로트 3실링 2플로린 3하프크라운 4크라운 17기니 그리고 21파운드를 갖고 있는데 그 중 11파운드는 스코틀랜드 파운드고 6파운드는 북아일랜드 파운드에요..."gall.dcinside.com




지금도 영국은 지방마다 통화가 가지각색임.


왜 그럴까?


중앙은행이 모두 관리하는 현대와 달리, 중세의 화폐발행권자는 한둘이 아니었기 때문.


런던에서 사용하는 돈과 채널 제도에서 사용하는 돈이 다른 것이 그 영향.


그걸 알아보려면 우선 중세시대 화폐의 특성을 간략하게 알아봐야 함.



서론:



"트레니 은화, 필링 은화, 류트 은화, 가짜 마린느 은화, 팔람 은화, 랜드바르트 독두왕 은화, 미츠핑 대서당 은화, 가짜 미츠핑 대성당 은화, 성 미츠핑 은화, 미츠핑 성탄제 은화, 그리고 이건..."


(중략)


"미츠핑 주교구에서 발행되는 은화는 특히 종류가 많아."


(중략)


"그런데 왜 이렇게 화폐가 많은 거야? 복잡한 것도 정도가 있지."


"새로운 나라가 생겼다가 몰락하고 또 생겨나고, 게다가 지방 권력자들이나 교회 권력도 화폐를 발행하는 데다 그 위에 화폐 위조가 끊이지 않거든. 류트 은화만 해도 원래는 가짜 트레니 은화라고 불렸었는데 유통되는 숫자가 너무 많아지니까 결국은 독자적인 화폐가 됐지."



라이트 노벨의 전설인 늑대와 향신료 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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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1: 16세기 네덜란드 상인들이 사용한 편람. 그림은 스칸디나비아의 각종 달러 은화들.]



현대 한국인들에게 있어 가짜 화폐라면 장난감 돈 아니면 위조화폐 밖에 연상되지 않을 거임.


근데 저 늑대와 향신료에 나오는 '가짜 주화'는 바로 '도안 모방 주화'고.


모방해서 만든 것이면 위조 아닌가 싶을 수도 있는데 그거하곤 경우가 좀 다름.


발행권 없는 녀석이 화폐 만들거나, 순도를 낮추거나, 도금한 가짜 화폐를 만들거나, 화폐 가장자리를 깎는다던가 하면 중세서양에서도 범죄행위로 분류됨.


처벌은 시대정신에 맞게 교수대에 목걸기. 아니면 손이 잘리거나, 끓는 물에 산 채로 다이빙.


하지만 '모방 화폐'는 말 그대로 화폐 발행권자가 잘 나가는 옆 동네 도안을 모방해서 찍어낸 것임.


어쨌든 정당한 발행권자가 찍은 화폐임.


실례가 넘치고도 넘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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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2: 독일의 초기 페니히 은화.]


이 초기 페니히 은화에 사용된 도안은 무려 프랑스와 영국 것임.


독일 고유의 도안이 많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12세기부터.


그래도 인물은 독일인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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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3: 이베리아 반도의 금화.]


무어인의 금화와 카스티야의 금화를 비교해보면 알겠지만 종교가 달라도 얄짤없음.


화폐는 발행해야겠는데 독자 도안이 없었던 발행권자들은 대개 옆 동네 애들 것을 베꼈음.


의도적으로 "잘 나가는 애들 것"을 베끼기도 했고.


(즉, 영향력이 강한 주화일수록 모방될 가능성이 높음.)


유럽에서만 그런 것은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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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4: 조선통보.]


(이건 한국 최초의 화폐는 아님. 최초의 화폐는 건원중보인데 이건 996년에 만들어진 것으로 이때부터 우리가 흔히 아는 '엽전' 모양이 나타남.)


이제 원본을 비교해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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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5: 중국과 일본의 주화.]


세심하게 살펴볼 것도 없이 정말 많이 닮았음.


이런 현상은 범세계적이라고 봐도 무방함.


잘 나가는 화폐의 영향력이 얼마나 대단한지에 대한 예시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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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6: 주화①, 그림7: 주화②]


어디서 만들어진 주화게?


생긴 건 말할 것도 없이 로마주화임.


닮은 수준이 아니라 문외한은 분간 못할 경지에 오른 놈도 있음.


정답: 1번은 아라비아, 2번은 무려 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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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8: 고대 아테네 주화의 모방 화폐들과 그 발행처]


이상에서 살펴본 바를 감안하여 늑대와 향신료의 [가짜 마린느 은화]와 [가짜 미츠핑 대성당 은화]의 정체를 추정해보면.


어느 발행권자들이 [마린느 은화]와 [미츠핑 대성당 은화]를 모방해서 자기 은화를 제조했단 뜻.


소설에 언급되다시피 시간이 지나서 통화량이 늘어나면 이게 정식화폐로 인정 받는 거고.


사족으로 화폐 순도는 시대와 화폐종류의 변천에 따라 천차만별이라 90%짜리도 있는가 하면 2%짜리 - 소설에 언급되는, 로렌스도 알아차릴 은화 - 도 있음.


그리고 정치한다는 놈들이 이득을 보기 위해 - 늑향 1권의 국왕처럼 - 수시로 낮췄기 때문에 그래프를 그려보면 화폐가치는 지그재그를 그리면서도 장기적으로 볼 때 꾸준히 하락함.


하여튼, 다시 블루 아카이브 이야기로 돌아가서 나기사의 저7그로트 3실링 어쩌구 저쩌구...


이건 중세시대 봉건제 특성상 발행권 가진 놈들이 한 둘이 아니라서 벌어진 부산물임.


그게 현대까지 이어져서 저렇게 되는거임.


예전에 이글루스에서 나름 유명했던 포스팅인데 이글루스가 망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