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널한 독립중대의 평화로운 여름이 가고 단풍나무 물들 무렵
짬 가져가는 할아버지가 축사를 정리하게 되었는데
이양반이 큼직한 돼지를 한마리 끌고와서 부대에 기증함

월남전까지 갔다온 할아버지 입장에서는
군인들인데 갔다만 주면 쓱싹 잡아서 먹겠지 라고 생각했겠지만
문제는 이 일이 벌어진게 디지털화강암 도입 이후라는거임
간부중에 도살을 할 줄 아는 인원이 있었을리 만무함
군생활 20년차 행보관이 자기 초임때도 그딴건 못봤다했으니
밖에다 맡겨서 잡자는 쪽으로 회의가 흘러가다가
개또라이 중대장이 애들한테나 한번 물어보자고 함
행보관이 거기다대고 그럼 그럴까요? 이지랄
둘이 쌍으로 개또라이라서 부대꼬라지가 참 볼만하긴했음
2박3일 걸고 백정 수배했는데 잡을 줄 아는 병사가 진짜 있더라
조용하게 군생활 잘하는 깡촌출신 병장인데 돼지 잡아봤다고
중대장은 그래 니가 함 잡아봐라 함 시발
병장이 도우미 필요하다고 해서 외박 하나씩 걸고 4명 모집하고
금요일 오후일과 끝나자마자 통돼지바베큐소주맥주파티 개최함
중대장 신나가지고 돼지잡는거 구경할새끼들 다오라고 해서
중대원 몇십명있는거 거의 다오고 취사장 뒤편에 돼지 놓고
도살병장이 온화한 말투로 시작해도 되겠습니까? 하는데
중대장이 ㅇㅇ 하는순간 오함마로 돼지머리 뻐걱 뻐걱 뻐걱
정확히 세대 찍으니까 쓰러져서 부들부들 떠는걸
바로 칼로 모가지 푹푹 찌르니까 피가 분수처럼 나오는데
구경하던 여군중사 그자리에서 오바이트 때리고
애새끼들도 얼굴 허옇게 질려서 슬슬 자리 뜨고 분위기 씹창남
중대장 행보관 병신듀오도 벙찐표정으로 어쩔줄 몰라하는데 하
피뺀다음에 도우미들이 끓는물 끼얹고 병장은 칼로 털 벗겨냄
도우미새끼들 외박걸린걸 이제와서 빼지도못하고 개똥씹은표정

그다음에 돼지 거꾸로 매달아서 배 가르고 내장 꺼내는데
이게 무슨 냄새가 시발 살면서 그딴좆같은냄새는 처음이었음
이때쯤 수십명 구경꾼들이 10명도 안남기고 싹다빤스런치고
도우미 한명은 질질짜고 한명은 배수로 달려가서 토하고 지랄남
도살하던새끼도 이건 좀 아닌거같았는지 이거 계속합니까? 하고
근데 이미 지랄 다한걸 시발 관둘수도없고
어째저째 마무리해서 봉 꽂아가지고 굽기 시작했는데
애새끼들이고 간부들이고 니미 입맛 다버려가지고
죄다 대충 고기 젓가락으로 후적거리면서 술이나 마시고
여군중사는 어디갔는지 보이지도 않고
중대장 북한에 나라뺏긴 목소리로 건배사하는건 좀 웃기긴 했음

그와중에 도살장면 안본새끼들만 존나 맛있게먹더라
어디가서 얘기하면 구라치지말라해서 억울함

돼지도살에 이은 꿩도살 썰


널널하게 할일없는 독립중대에
중대장과 행보관이 쌍으로 나사가 빠졌으니
부대 돌아가는 꼬라지는 대충 짐작갈거라 생각함

분지에 부대가 있고 양옆 산이 철조망보다 높아서 그런지
온갖 좆같은 짐승들이 부대에 출몰함
그중에 제일 많이 돌아다니던게 꿩임
닭만한게 대가리 시뻘개가지고 날아다니는데 이목이 존나 쏠리지
함 잡아보겠다고 깝치는새끼들이 한트럭이었는데(간부포함)
꿩은 비둘기처럼 그냥 새임 훨훨 날아감
하긴 이런 병신들한테 잡힐거였으면 진작 멸종했겠지
여튼 여기서 돼지썰 도살병장이 또 등장하는데
이새끼가 상병달고 중대 실세노릇 할때쯤 얘기임
꿩을 어떻게 잡는지에 대한 썰을 푸는데
무슨 나무를 휘어서 철사로 어쩌고 콩을 올려서 미끼로 하고
이건 직접 보셔야 안다면서 존나 못알아들을 소리를 함
보급관이 그걸 또 들어보더니 한번 해봐라 하고
철사 고무줄 달라는거 다 갖다주니까 뭘 뚝딱 만들어오네?
보니까 덫인데 견과류 미끼를 올려놓는 곳이 있고
거기를 툭 건들면 탁 잡어채는 존나 쌈박한 물건을 만든거임
이게 정교하면서도 원시적인데 말로 표현이안됨 사진찍어놀걸
즈그동네에서 어렸을때 만들던거랬나
하여간 그새끼가 몇개 만들어서 주변 풀숲에 깔고
콩쌀(국민혈세)도 한바가지 풔다가 미끼로 뿌림 시발
그리고 며칠 조용하다 싶었는데
삼사일쯤 됐을때 꿩이 2마리가 잡히더라
이때는 돼지처럼 빅이벤트도 아니고 병사들 맥일것도 아니라
도살상병이 조용히 취사장에서 목따고 손질해가지고
한마리는 안동찜닭같이 간장에 볶고 한마리는 백숙처럼 삶아서
중대장 행보관 등 간부 네명에 병 실세 세명까지해서 회식을 함
닭보다 쫄깃하고 퍽퍽했는데 육향?이 진했던게 기억남
하여간 존나 맛있더라
그때만 해도 얘가 개돼지도 때려잡는 새낀줄은 아무도 몰랐지..

꿩도살에 이은 꿩알 도살 썰


무더운 군대 여름의 꽃은 뭐니뭐니해도 예초라 할 수 있음
좆만한 독립중대주제에 부지는 또 뒤지게넓어가지고
여름마다 풀깎는다고 아주 좆이 빠지는 병사들이었는데

워붕이들도 알다시피 예초를 하다보면 풀만 썰리는게 아니고
풀밭에 서식하는 온갖버러지들도 지엄한 예초날의 심판을 받게됨
존나썰다보면 바지에 쥐대가리 개구리조각 묻어있고 알잖아 시발
한번은 어떤새끼가 땅속에 벌집을 ’예초‘해버렸다가
괴뢰땅벌새끼들 공습에 사제병원으로 후송당하던 사건도 있고
하여간 이 예초가 사건의 발단이었음
씨발놈의 예초작업이 한창 피크이던 후끈여름
모 소대가 예초를 나갔다가 꿩 둥지를 발견한거임
무릎높이 풀을 팍 썰었는데 암꿩이랑 눈이 마주쳤다나
꿩은 도망가고 이 피눈물없는 예초맨들은 싱글벙글 알을 노획함
여기서 비극이 시작되는게 그날이 모 소대 회식날이었던거임
우리중대에서 보통 회식이라하면 취사장 라면회식인데
저녁먹고 취사병들 정리 끝나고 빈 취사장에서
냄비에 온갖 짬재료 때려넣고 라면 끓여먹는게 국룰이었음
소대 파워가 셀수록 국민혈세가 많이 들어간 맛있는 라면이 됨
이 취사장 썰도 존나 웃긴거 많은데 일단 각설하고
꿩알이라는걸 본 워붕이가 있을지 모르겠는데
색깔 모양은 계란이랑 똑같고 크기는 메추리알보다 좀 큼
식용여부를 고민한다까진 백번양보하여 그럴수있다 치자는거지
근데 소대원 6명 만장일치로 식용판결이 떨어지고
계란마냥 라면에 깨넣어서 먹자는게 시발 말이 되는거냐?
더욱이 골깨는건 취사장에 라면먹으러 모인 여섯명 중에
이 꿩알의 발육상태에 대해 의문을 품는새끼가 하나도없었다는것
당연히 흰자노른자가 나올것이라 믿어 의심치 아니한것임
참고로 이 병신소대는 도살병장네 소대였는데(당시 전역)
생각해보니까 애들이 그새끼를 보고 커서 그렇게된거같기도
그렇게 딱한 꿩알들은 무지막지한 군바리들의 회식상에 올라가고
그다음은 뭐 예상했던 대로..
탁 쩌억 소리와 함께 털이 듬성듬성 난 분홍색 꿩아리가
지옥불처럼 끓어오르는 김치참치햄라면 위로 떨어짐
실시간으로 허옇게 익어가는 아기백숙을 바라보며
취사장에는 니미시발 정적만이 흐를 뿐
그와중에 기왕 이래된거 그냥 건져내고 처먹자는 의견도 나온건
대한육군의 명예를 위해 굳이 쓰지 않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