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부터 수 없이 쓰게 될 2023년 직관기 중 첫 번째이다.


(2023. 2. 12. 한신 경마장 원정 직관)



오늘은 이 말이 주인공이다.


G2 교토기념 (Kyoto Kinen, 京都記念)

- 2월 초, 4세 이상 잔디 2200m, 1착 상금 6200만엔

- 부담 중량에서 핸디캡이 없는 경주이기 때문에, 연초의 전초전으로 삼는 레이스 중 하나

- 1착 시, 호주 G1 코필드컵(잔디 2400m)의 우선 출주권 부여

- 올해까지 교토 경마장 공사로 인해, 한신 경마장에서 개최

- 주요 우승마 : 텐 포인트, 나리타 탑 로드, 부에나 비스타, 사토노 크라운, 러브즈 온리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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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두 마리의 대결에 슈퍼 G2가 성사되었다.


2023년 2월, G2임에도 몇 만엔을 지불하고 한신으로 원정 직관을 결심한데에는 두 마리의 일기토가 배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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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산케이 스포츠)


먼저, 작년 일본 더비를 우승한 두 듀스(하츠 크라이 산구)

타케 유타카에게 첫 번째 G1 아사히배FS와, 사상 최다인 6번 째 G1 일본 더비 우승을 안겨준 말.

두 레이스 모두 현장에서 지켜봤었다.


(링크) 2021년 G1 아사히배FS 후기

(링크) 2022년 G1 일본 더비 후기



일본 더비가 끝난 뒤, 택했던 레이스가 프랑스의 G1 개선문상.

타케 유타카의 팬인 키퍼즈 마주의 꿈이 "타케 유타카에게 개선문상을" 이었기 때문에 결정한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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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넷케이바)


그러나, 말 스스로가 맛있는 유럽의 잔디, 그리고 특별 관리 식단을 만끽하면서,

"식도락"에 온 듯한 느긋한 분위기에 개선문상에선 참패를 했다.

이후, 원정 피로를 해소하기 위해 연말 스케줄을 통째로 쉬고, 교토기념을 복귀 레이스로 점해두었다.


이 레이스를 전초전으로 삼아, 이후 3월에 열릴 두바이 원정에서 성적을 거두리라 라는게 진영의 생각이었다.






그리고, 2021년 G1 사츠키상, G1 천황상(가을), G1 아리마기념을 이긴 에프포리아

이 말은 요코야마 타케시 기수에게 첫 G1을 안겨주었다.

3세의 화려한 성적으로 연도대표마에 올랐지만, 2022년에는 부진을 거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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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G1 오사카배, 2021년 G1 아리마기념의 후광으로 1번 인기를 달고 9착으로 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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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3달 뒤 G1 다카라즈카기념, G1 오사카배는 그저 잠깐의 실수일 뿐이라고 생각했던 팬들의 기대로 1번 인기

하지만 6착으로 다시 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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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작년 아리마기념에서도 5착으로 패. (이제는 5번 인기)

요코야마 타케시도 G1의 다른 레이스에서도 부진한 결과가 이어져서 2022년에는 G1 0승에 그쳤다.


이 말의 부진에 대해서, "암말이 옆에 있어서 그런거다", "원래 원정에 약하다", "에피파네이아 산구는 조숙이라 그런거다", "발바꿈에 약하다" 등

여러 이야기가 나왔지만, 말이 자신감도 많이 떨어졌고, 한번은 부활할 수 있으리라 라는 마음에

G2 교토기념이라면 이길 수 있지 않을까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개인적으로도, 머리는 두 듀스에게, 마음은 에프포리아에게 향하는게 있기에,

이 레이스는 보러 가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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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한신 경마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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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 경마장이 아니라 도쿄 경마장.

사실 교토기념이 열리기 전날, 토요일에 G3 퀸 컵(3세 암말 한정, 잔디 1600m)을 보러 도쿄 경마장을 찾았다.

이 날은 하퍼(하츠 크라이 산구)가 이겼지만, 오늘은 G3 퀸 컵 후기를 쓰러 온게 아니기 때문에 일단 넘어가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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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3 퀸 컵을 본 뒤, 도쿄 경마장에서 가까운 신요코하마역으로 간 뒤, 신칸센을 타고 오사카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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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경마장 근처의 가성비 좋은 비즈니스 호텔에 도착했을 땐 밤 9시, 인간 경마를 위해 바로 자야했다.

사실 직관 원정은 신칸센을 끼고 갈 수 밖에 없는데,

대부분의 일본 내 여행사에서 왕복 신칸센 + 호텔 1박 세트를 이용하면 내국인 대상 "여행 지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5000엔 할인 + 주말 1000엔 여행 상품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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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8시 50분, 한신 경마장의 문이 열리고 최대한 빨리 자리를 잡았다.

사실 G1이 아닌 일정은 앞자리에 대한 경쟁은 거의 없지만,

이 날은 역시 팬들이 좀 있어서 아침 일찍 자리를 잡지 않으면 안 되었다.

심지어 G2임에도 철야조가 있었고, 이는 중계 영상에서도 한번 언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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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한신 경마장의 골 포스트

지금까지는 대부분 G1 시기에만 갔기 때문에, 한신 경마장 후기에선 G1의 특별한 골 포스트만 보았을 것이다.

G1 일정이 아닌 경우에는 이런 형태로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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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 교토기념의 우승 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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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찍 한신 경마장을 찾으면, 유도마가 위너스 서클 앞에서 팬들을 맞이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것이 이른 사람들의 특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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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건강한 미츠바였다.

(미츠바는 항상 일요일이 근무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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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교토 기념 이전의 다양한 경주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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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날은 꽤 다양한 말들을 볼 수 있던 날이었다.

3R 3세 미승리전(더트 1400m)에선 "블루 아카이브"를 볼 수 있었고, (사진 못 찍음, 9착)

6R 3세 미승리전(잔디 2000m)에선 "레전드 쉽"(골드 쉽 산구)를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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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드 쉽골드 쉽 산구 중에서도 악동으로, 조교 중에서도 옆 말과 놀고,

게이트 기성난도 있는 편이라 조금 유별난 편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이 날은 목 차이의 2착으로 아쉽게 물러나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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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8R 코부시상(3세 1승 클래스, 잔디 1600m)에 나온 "마이넬 메모리"(골드 쉽 산구)

이 말은 반대로 조금 느긋한 편으로, 2세 내내 2착, 3착만 기록하다가 12월에 드디어 1착을 해서 1승 클래스에 올라왔다.

다만, 이 날도 귀신같이 3착에 그쳤고, 이로서 7전 모두 3착 안에 들게 되었다. (1착 모즈 메이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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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9R 4세 이상 1승 클래스(잔디 1600m)에 나온 "디오(Dio)"(리온디즈 산구)

이름과 다르게 매우 조용하고 애교가 많은 말이다.

하지만 넷케이바 게시판은 전혀 조용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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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오는 이 날 1착을 했고, 매우 얌전하게 사진을 찍고 돌아갔다.

반면 이 날 넷케이바 게시판에는 온갖 드립의 향연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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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드디어, 교토 기념


드디어 본마장 입장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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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2번 인기 에프포리아 (단승 인기 3.5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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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번 인기, 두 듀스 (단승 2.2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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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는 팡파레 연주가 없어서 바로 레이스로 넘어가도록 하자.






(현장 영상)



(칸테레 중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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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 2200m, G1 다카라즈카기념과 같은 코스로 처음에 긴 직선을 달리기에,

외곽 게이트가 이 코스에선 크게 불리하지 않다.

그리고, 모두 가지런히 스타트를 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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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듀스의 선택은 후방, 에프포리아는 강선행을 선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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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m는 59.5초, 평균 정도의 페이스였고,

먼저 두 듀스가 후방에서 아낀 각력으로 제 3코너에서부터 스퍼트를 걸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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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가운데의 노란 모자 10번 에프포리아(영상 정 가운데)가 4번 코너에서 조금씩 처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다친 것이라고 하기에는 타케시의 기승 폼도 느슨하긴 하지만 정상범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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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최종 직선에 들어서서, 분홍 모자의 12번 두 듀스는 앞질러 나오는 한편,

노란 모자의 에프포리아는 뒤로 점점 빠지기 시작한다.

타케시도 채찍을 들지 않는다, 말에게 문제가 생긴게 분명하다.

하지만, 현장은 그저 두 듀스가 강렬히 치고 나온 것에만 집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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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두 듀스가 거리차를 벌리고 1착을 한다.

관중들은 환호했다.




그리고 3초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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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프포리아가 골라인에서 속도를 줄이고, 타케시가 급하게 내린 뒤 에프포리아의 짐을 풀었다.

현장은 조용해졌다.

다리를 다쳤다기엔 정상적으로 걷고 있지만, 문제가 있어보였기에 현장의 관중들도 당황했다.


나중에 알려졌지만 레이스 후, 에프포리아는 심방세동(부정맥의 일종)의 진단을 받는다.

이를 감지한 타케시 기수는 "코너에서 지시에 반응도 없고, 평소와 다르게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중지했다."라고 당시 판단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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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상식도 비교적 차분하게 진행되었다.


경마장을 떠날 때도 다들 에프포리아에 대해 이야기할 정도로 걱정인 사람들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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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며칠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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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스 3일 뒤, 에프포리아는 은퇴를 결정했다.


사실 심방세동은 일시적일 수도, 만성적일 수도 있어서 일시적 수준이라면 어느정도 휴식을 취하면 나을 수도 있다.

최근에는 "소 발리언트"라는 말이 심방세동 후 몇달 뒤에 정상적으로 복귀 후 중상을 제패했었다.

하지만, 에프포리아는 이미 G1 3승을 거둔 말이었고, 복귀를 해도 가을 그 이후가 되는 만큼 더 이상 무리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었다.





에프포리아를 떠나보낸 타케시 기수는 눈물을 흘렸다.

"이 말 덕분에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었다, 감사할 뿐이다. 행복한 마생을 보냈으면 한다."라는 말을 남겼다.



2022년 이후로 G1과의 연이 없던 타케시 기수에겐, 이 말 이후에는 G1을 한동안 볼 수 없을까

라는 팬들의 생각도 있었지만, 몇몇 말붕이들은 2달 뒤에 타케시 기수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건 올해 상반기에 있을 많은 희노애락 중 하나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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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후기는 이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