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니카 요이치 증류소에서 보고 들은 것들을 기반으로 정리하여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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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 상남자 마사타카 타케츠루
1894년, 소츄 양조가문(타케츠루 소츄)에서 태어난 마사타카
어렸을 때부터 양조관련된 경험들을 쌓으면서 본인도 모르게 위스키 전문가의 길을 걷고 있었음.
오사카 기술학교(현 오사카 대학)에서 발효학 전공으로 학교를 다님.
당시 발효학의 석좌였던 센타로 츠보이 박사에게 사사받음.
이때 벌써 상남자의 풍채를 풍기며 재학 당시 유도부였다고 함.
턱이 벌써 뭔일 할거 같이 생겼음.
당시 유도부면 미국으로 치면 미식축구부 같은거였을텐데 상남자는 대학다닐때도 인싸였나 봄.
다른 책에서 읽은 바로는 마사타카가 일했던 양조장에서 '위스키 배워보는거 어때?'라는 제안과
주변 지인들의 지원을 받고 유학길에 오른걸로 알고 있음.
일본에 제대로된 서양술도 수입 안되던 1918년에 상남자 답게 캐리어 하나 들고 유학길에 오름.
상남자는 인생도 파란만장함.
스코틀랜드로 가는 길에 1차 세계대전 터져서 뉴욕에 갇힘.
상남자 답게 미합중국 대통령에서 전보쳐서 '비자 내놔' 시전.
결국 비자 받아서 스코틀랜드로 넘어감.
고베에서 출발해서 리버풀항에 도착하기까지 장장 5개월이 걸림.
처음에는 에딘버러 대학에 들렀지만 뭔가 아니다 싶었는지
글래스고 대학으로 이동.
거기서 청강생 자격으로 수업 들음.
100년전 책의 100년전 필기인데도 비중이 어떻고 일드가 어떻고 하는거 보면
과학적 접근법이 진짜 대단한거 같긴함.
그리고 상남자도 마음이 어려울 때가 있음.
어렵게 스코틀랜드까지 왔는데 말도 제대로 안 통했을거고(스코틀랜드 억양은 지금 들어도 못 알아듣겠음)
향수병도 나고, 여러모로 마음이 어려웠나 봄.
몸도 마음도 지친 어느날, 공부하다 책 구석에
'괴롭다. 나는 누구? 여긴 어디? 아무것도 모르겠네 ㅅㅂ. 다 때려치고 집에 가고 싶어'
를 적어보기도 하지만 이내 마음을 다잡고
'하지만 극복해야해'
라 적음.
왜? 상남자니까.
청강중에 교수님이 네틀턴 박사의 책 '위스키와 스피릿의 제작'이라는 책을 권함.
1919년부터 이 책을 따로 번역하기 시작함.
마음이 어려운 와중에 후에 부인이 될 리타도 글라스고에서 만남.
묶고 있던 여관집 첫째딸인데 보자마자 반해버림.
상남자는 역시 사랑도 '한눈에'
유도로 치면 한판승 느낌으로 함.
학업도 사랑도 부지런했던 상남자였다.
1919년에 감명 깊었던 책의 저자 네틀턴 박사를 기어코 만나러 엘긴으로 감.
근데 수업료 너무 비싸서 도중에 그만두고 짐싸고 동네 증류소들 찾아다님.
(뇌피셜이지만 일종의 텃세가 있지 않았을까 싶기도)
전보도 비싸던 시절이니,
사전 문의 없이 문 두둘겨 가면서 '일자리 없나요' 시전.
롱몬 증류소에서 받아줌.
'여기 온 김에 뭐라도 건져가야지'라는 절박함과 간절함이 느껴짐.
아쉬운 사람이 우물 파는거라고,
증류소 직원들이 제일 기피하는 작업 1위 '팟스틸 청소하기'로 매력어필함.
롱문 증류소에서 1주일간 일하게 됐는데,
도중에도 증류기 모양, 방식 등등 현업에서만 알 수 있는 정보들을 열심히 필기해옴.
깨알같이 원텁 그려놓은거 카와이.
위기도 기회로 어떻게든 바꾸는 상남자 마사타카.
근데 서러웠는지 하필이면 고향 생각나는 바닷가에서 울기도 했다고 함.
하지만 울면서도
바이럴15로 유명한 글렌그란트, 글렌스페이, 글렌로티스, 더프타운, 녹칸두 증류소 방문은 잊지 않았음.
글라스고로 돌아와서도 부지런하게 공부함.
같은 해 7월에 보네스 증류소에서 연수 받게 되었고
거기서 유명한 코페이 증류기를 경험하게 됨.
지금이야 관련 시행착오들이 다 되어 있고 자료집도 많지만
당시에는 코페이 증류기가 도입된지 얼마 안되서 여러 어려움이 있었다고 함.
이때의 경험을 잊지않고 40년 뒤, 기어코 일본에 코페이 스틸을 가져오는 계기가 됨.
집념의 상남자.
역시 노트필기를 잊지 않고 코페이 스틸과 그레인 위스키 증류에 대해 공부함.
증류소가 쉬는 여름기간 동안은 유럽으로 넘어가서 프랑스 등을 돌며 유럽의 술들에 체험함.
다른 인터넷 자료 보니까 프랑스 보르도에서 와인양조도 배웠다는 것 같음.
역시 경험 쌓는 것에 게을리 하지 않았음.
하지만 역시나 향수병도 깊었고, 여러모로 지쳐있던 마사타카 였는데
스코틀랜드로 돌아와 로티스에 들러 자기가 직접 뽑았던 스피릿이 숙성되는걸 맛보았다고 함.
"1년 전에 직접 증류한 스피릿이 서서히 물들고 위스키가 되어가고 있었다.
시간과 숙성의 기묘한 관계를 눈으로 보게 되자
향수병과 스트레스로 쌓여가던 피폐함들이 신기하게도 싹 가시는 것을 경험했다"
고 함.
유럽 투어 다녀오니 묶었던 코완가(Cowan's, 마사타카가 묶었던 여관의 가족)에서 크리스마스 같이 지내자고 초대함.
코완가 전통 중에 크리스마스 푸딩에 동전이랑 쇠골무를 넣고 굽는게 있었음.
각자 푸딩 조각을 받아서 먹다가 동전이나 골무가 나오는 사람에게는
큰 행운이 온다는 식인데
마사타카에게는 동전이, 리타에게는 골무가 나옴.
남자가 동전, 여자가 골무면 결혼각이라 함.
리타 동생들 '온리유~' 부르고 난리났을 듯.
근데 마사타카가 누구임?
상남자.
상남자답게 저 일 있고 2주도 안되서 결혼 박아버림.
'너의 성은 더이상 코완이 아니여. 오늘부터 다케츠루여'
유럽투어 마치고 스코틀랜드로 갔을 때 당시 스승이었던
윌슨 교수가 마사타카를 부름.
"(윌슨 교수와 친분이 있던) 이네스 박사가 너 제자로 받아준대. 캠밸타운 증류소로 가봐"
그래서 결혼식 이후에는 캠밸타운으로 넘어감.
캠밸타운 증류소 어디?
응 여기 ㅋ
다들 알고 있을 '헤이즐번 증류소'로 갔음.
물론 리타도 좀 이따가 데려가서 헤이즐번 증류소 직원 숙소에서 신혼생활을 이어감.
이네스 박사는 특이하게도 한국으로 치면 누룩인 '코지'에 대해서 관심이 많았고
마사타카는 이네스 박사의 증류 및 블랜딩 노하우를 배우고 싶었기에
둘이 케미가 잘 맞았다고 함.
대부분 증류소 직원들은 증류를 '일'로 받아들인 반면
마사타카는 배움의 대상으로 접근하니까
너드였던 이네스 박사 입장에서는 학문적 대화가 가능한 제자가 생겨서 즐거웠던 듯.
그리고 이네스 박사는 일본에서 코지 발효균을 수입해왔고,
마사타카가 직접 코지를 어떻게 만드는지 알려주면서
브로맨스가 꽃핌.
그리고 시기가 좋았다고 볼수도 있는게
당시 대형 블랜더들 사이(조니 워커 등)에서는
캠밸타운 몰트 위스키들이 그레인 위스키와 섞기에는 너무 무겁다고 판단할 때였다고 함.
그래서 캠밸타운 몰트 위스키가 안 필릴 때였음.
그러다보니 이네스 박사가 캠밸타운 원액으로도
가벼운 블랜디드 스카치 만드는 것에 몰두 할 때 였음.
스코틀랜드 각지의 위스키를 가져와 '과학적 방식'으로 블랜딩을 하는 이네스 박사 곁에서
블랜딩 관련해서 많은 걸 배울 수 있었다고.
그렇게 긴 여정을 마치고 일본으로 돌아옴.
근데 왠걸.
돌아와보니까 일본은 1차 세계대전 이후로 일본은 불경기였고,
마사타카에게 위스키 배워오라고 했던
그래서 같이 위스키 만드려 했던 셋츠 주조가 위스키 만드는걸 포기함.
개고생 왜한거지? 라 하던 중에 한 인물이 등장함.
바로 산토리의 창립자, 신지로 토리.
그렇게 일본 위스키의 역사가 시작됨.
개추
사진 다 찍으시고 글까지! 고생 많으셨습니다. 개추~!
재밌게 읽었어요 개추 - dc App
와 흥미진진하네요.. 추천!!
재미따 - dc App
와타시노 코코로 언로크
내돈내면서 몸 버리는 짓 = 술,담배
여기 술 포장이 좀 특이하더라. 술이 뭔가 싸구려 소주스러운 페트 느낌인데 맛은 은근 고급스러움
산토리출항
나도 여기 가봤는데 생각보다 알찼어 난 위스키 진짜 개초보인데 재밌더라 그리고 가이드가 계속 웃고있어서 좋았음
일본여행기 엄청올라오네
글 잘 쓰시네
저도 여기 갔었는데 추억이 새록새록 돋네요. ㅎㅎ 한번쯤은 가볼만한 곳이예요. 접근성이 좀 떨어지지만 시간나시면 한번씩 가는것 추천!
근데 저렇게 유학 가면 식비랑 주거비 비행기 삯 그런 것들은 누가 벌어서 어떻게 보내 줌?
마라나타 - 아멘
'너의 성은 더이상 코완이 아니여. 오늘부터 다케츠루여'에서 빵터졌네ㅋㅋㅋ 니 글 좀 치노ㅋㅋㅋㅋㅋ글 잘쓰노
술꾼갤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