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캠프 내부에선 이준석 대표에 대한 부정적 기류가 역력하다. 또 다른 캠프 관계자는 “윤 후보는 당 내에서 호불호가 뚜렷이 갈리는 상황이다. 이준석 대표가 그 불호 세력을 대변한다고 보면 된다”면서 “우리 입장에서는 경선의 공정성에 대해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 대표의 정치적 편향성이 계속될 것을 대비해 특단의 구상을 하고 있다. 비대위 추진도 그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실제 ‘친윤’으로 꼽히는 국민의힘 몇몇 의원들은 비대위 출범에 필요한 구체적인 실무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을 주도하고 있는 국민의힘 의원실 측은 “특정 후보와 가까운 이준석 체제로는 공정한 경선이 힘들다. 지금 불거지는 소동도 이 때문 아니겠느냐. 경선만 따로 관리할 비대위가 필요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윤 후보도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윤석열 캠프는 이 대표의 선관위원장 인선 결과를 본 뒤 행동개시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윤석열 캠프는 지금 이대로는 본선에서 민주당 후보를 이기기 힘들다는 것을 비대위 출범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다. 당 내부에서 벌어지는 갈등조차 제대로 수습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본선을 어떻게 치르겠느냐는 논리다. 비대위를 만들어 경선을 치르고, 그 후엔 대선 후보 캠프 중심으로 당을 운영하자는 게 주요 골자다. 그러면서 2012년 ‘박근혜 비대위’의 총선 과반 획득, 2021년 ‘김종인 비대위’의 보궐선거 승리를 예로 든다.

‘친윤’으로 분류되는 국민의힘 한 의원은 “대선에서 국민의힘의 승산이 지극히 낮다는 게 정가의 공통된 전망이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힘을 모아도 시원찮을 판에 대표를 중심으로 분란만 벌어지고 있다. 지금 국민의힘은 ‘대위기’다. 윤 후보에게 유리해서가 아니라, 당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비대위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김종인 전 위원장처럼 외부에서 신망 있는 인사를 주축으로 비대위를 꾸리면 대선에서도 긍정적인 효과가 나올 것”이라고 했다.

정치권에선 윤 후보 측이 김종인 전 위원장을 앞세워 비대위를 추진할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국민의힘 한 대선 후보 캠프 관계자는 “윤 후보 측이 비대위 얘기를 꺼내는 순간 거센 비판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김종인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당내 우군이 많고, 선거 전략에 능통한 김 전 위원장을 통해 비대위 비토 기류를 돌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8월 18일 윤 후보와 김 전 위원장 회동이 주목을 받은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윤 후보 측 ‘비대위 카드’는 단순히 대선 때문만은 아닌 듯하다. 앞서의 캠프 핵심 관계자는 “윤 후보가 이번 대선에서 떨어진다고 포기할 것 같으냐”고 반문하면서 “사법시험도 9ㅇㅇ수한 사람이다. 정치를 하겠다고 마음먹은 이상, 대선 그 후도 보고 있는 것으로 들었다. 그래서 비대위가 중요하다. 대선을 앞두고 출범하는 비대위는 당을 장악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그래야 설령 대선에서 지더라도 재기를 모색할 수 있다. 윤 후보는 이런 점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변수는 이준석 대표다. 이 대표가 결단하지 않는 이상, 비대위가 만들어질 수는 없다. ‘고립무원’에 가까운 이 대표로선 비대위 출범 시 ‘식물 대표’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이를 받아들이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윤 후보 측이 비대위를 밀어붙일 경우 다시 한 번 당은 ‘스톤대전’으로 홍역을 치를 전망이다. 윤 후보가 과연 어느 정도의 세를 규합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이란 게 정치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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