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너의 시간 속으로 연출 김진원입니다.

먼저 죄송하다는 말씀부터 드려야 할 것 같아요.

감사 인사가 너무 늦었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선물과 함께 전해주신 편지를 읽고 이곳을 방문하게 되었는데요

올라온 글들을 보며 감사의 마음이 깊어질수록

그 고마움을 어떻게 돌려드려야할지 생각도 많아졌습니다.


너의 시간 속으로는 지금까지 중에 가장 오랜 시간 작업한 작품입니다.

준비부터 촬영, 후반, 런칭까지 햇수로 3년이 걸렸는데

힘든 시간이 없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촬영은 거의 매순간 즐거웠습니다.


좋았던 그 시간과 뒷이야기들을 여러분께도 전해 드리고 싶어서

저 역시 DVD나 기타 다른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조율해 보았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작품의 시작과 끝을 책임지는 사람으로서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그래서 죄송한 마음과 감사함을 담아

이곳에 소소한 코멘터리를 남기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저희 작품의 경우 현장사진이나 메이킹에는 모두 저작권 이슈가 있어서

좋아하실만한 사진과 영상은 올리지 못하지만

남아 있는 프리 프로덕션 때 사진들을 보면서 기억에 남는 이야기를 조금 드릴까 싶어요.

조악한 사진과 재미없는 글로 감사함을 대신하는 점, 너그럽게 양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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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결정하는 회의 중간에 찍었던 사진입니다.

제목은 작가님과 제작사, 그리고 일부 스탭분들께 공모했습니다.

한번에 결정하지 않고 대본회의 때 의견을 나누기도 하고 투표로 후보작을 추리기도 했습니다.

최종적으로 "너의 시간 속으로"라는 제목을 결정했고

다른 후보인 "너라는 시간"은 영어 제목인 "A Time Called You"의 바탕이 되었습니다.

"진원과 효비"는 누군가 제 이름과 작가님 이름을 장난으로 올린 것인데 예상밖의 선전으로 꽤 높은 순위까지 올라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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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중요한 장소 중 하나인 27 레코드샵은 전주에서 찾았습니다.

미술작가분께서 작업실로 사용하시던 공간인데요

흔쾌히 협조해주셔서 전체 리모델링을 통해 레코드샵으로 바꾸었습니다.

내부도 진짜처럼 세팅해 놓아서 지나가던 분들이 영업중인 가게로 알고 들르시기도 했더라구요.

실내도 이곳에서 촬영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내부 세트를 똑같이 지어 따로 촬영했습니다.

참고로 두번째 사진의 남자 두분은 B카메라감독님(왼쪽, 미혼)과 섭외부장님(오른쪽, 젠틀맨)이십니다.


타임슬립 음악으로 "내 눈물 모아"를 선정한 이유를 가끔 물어보시는데

1998년 이전 음악 중, '민주가 좋아할 음악'은 무엇일지에 대해 가장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 기준으로 제작진 내부 추천과 공모, 투표로 후보곡을 간추렸고

이들 중에서 "내 눈물 모아"가 27과 의미적으로 연결도 되면서 멜로의 느낌을 잘 살려주어 결정되었습니다.

회의실에서 다같이 진지하게 후보곡들을 듣다가

문득 문득 각자의 과거 이야기가 튀어나와 시간이 꽤 오래 걸렸습니다.

저는 아닙니다만, 특히 어떤 분의 옛사랑 이야기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던 기억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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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산의 분위기를 만드는 주요 공간들은 레코드샵, 민주집, 학교 등인데

민주가 기억을 잃고(?) 찬영과 마주치는 사고 장소는 이들 공간과 잘 이어지지가 않아 고민이 있었습니다.

제가 터널의 이미지를 고집해서 더 어려운 면이 있기도 했고요...

달팽이길은 촬영지로 꽤 유명한 장소이고 주변 환경도 녹산의 분위기와 다른 점이 많아서 CG팀분들이 수고를 많이 해주셨습니다.

(CG쪽에만 며칠 분량의 많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모두가 수고하셨지만, CG팀분들이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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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넘나드는 것을 어떻게 시각적으로 표현할지 고민하다가

작품 초반 미술감독님과 결정한 것이 터널의 이미지를 빌려오는 것이었습니다.

관객들이 알지 못하는 사이에도 그런 느낌이 남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야외 장소 뿐 아니라 세트 기억의 방, 학교 복도, 창문틀, 집의 거실 전경 곳곳에 터널의 이미지를 심었습니다.

살펴보시면 영상 속에서 아치 형태의 구도를 꽤 많이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사진 속의 남자분들은 A카메라감독님(아들만 셋 아빠)과 B카메라감독님(아까 그 미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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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는 난관이 많았는데요...

처음에 무난하게 진행되었던 장소들이 코로나와 맞물려 촬영 직전에 줄줄이 취소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래서 대학교 장소로 미리 허가를 받아두었던 연세대학교를 중심으로 서울, 안양, 대구, 인천 등의 다른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오가며 촬영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대본 상황에 맞는 장소를 각각 찾아 찍게 돼 결과적으로는 좋았지만

본래의 학교 이미지와 많이 바뀌기도 했고, 세트도 맞추어 변경해야 되는 바람에 당시에는 꽤 힘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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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계성중학교는 민주의 옥상에서 인규와의 거리감, 시야를 생각해서 최종적으로 결정했는데

나중에 뉴진스의 뮤직비디오가 동일한 장소에서 촬영되어 놀랐습니다.

뮤비 발표 때는 아직 뉴진스의 OST 합류가 결정되지 않았던 시기여서

왠지 우리랑 인연인 것 같다, 잘 될 것 같다... 그런 이야기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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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산고 매점 역시 원래 장소가 취소되면서 대학교 내부에서 급히 찾았습니다.

저 공간에는 비밀이 있는데

안쪽에 무거운 물건들을 쌓고 막아놓아서 문이 열리지 않습니다.

미술팀에서 가짜 문을 달아 비스듬히 열고, 안쪽 벽에 바짝 붙어있던 출연자분이 나오면

안으로 들어가는 출연자분이 다시 붙어있다가 돌아나오는 식으로 촬영했습니다.

편집에서 거르기는 했지만 자세히 보시면 학생들이 기차놀이 하듯 번갈아 나오는걸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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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는 연세대, 서울시립대, 인천대 등에서 나누어 촬영했습니다.

계절감 때문에 봄 느낌이 잘 보이는 공간을 찾았는데

준희가 걸어나오는 건물 바로 앞쪽으로 벚꽃나무 길이 있어서 결정된 장소입니다.

실제로는 법학관인데 극중 준희가 경영학과여서 작품에서는 경영관으로 바꾸었습니다.

법학관의 저 남자분은 조명감독님(아직 만으로는 40대)이십니다.


TMI 입니다만... 감독님들과 저 모두 MBTI가 "I" 입니다.

저희 주인공 세명도 모두 "I" 여서

촬영 초반에는 서로 수줍었던 풋풋한 시절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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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과 태하의 사고장면은 한컷으로 진행했기 때문에 특수장비를 설치해야 해서

지금은 폐쇄되어 사용하지 않는 폐도로를 허가받았습니다.

길을 따라 걸어들어가면 좀비물을 찍기 좋을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곳입니다.

뱀이 기어다니기도 하고 벌집이 곳곳에 있어서 생각보다 어려운 조건이었습니다.

짧은 씬을 무더위에 이틀 동안 찍었는데

특별출연으로 오신 로운 배우님이 정말 열심히 촬영에 임해주셨을 뿐만 아니라

아이스크림도 직접 공수해오셔서 감동받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연준과 태하 사이에 재미있는 비하인드가 많은데 모두 알려드리지 못해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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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촬영장 하늘에 아주 크고 선명한 무지개가 떴는데

휴식 시간에 구경하고 있는 모습을 전여빈 배우가 찍어준 사진입니다.

무지개 보시고 좋은 기운과 밝은 기분을 얻으셨으면 하는 마음에 마지막으로 올려봅니다.



촬영 중간에 "이 작품은 참 복이 많은 아이인 것 같아"라는 말을 배우들과 나눈 적이 있습니다.

함께 해주신 작가님, 스탭분들, 배우분들, 그리고 제작사와 넷플릭스의 담당자분들까지

다시 이렇게 모일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좋은 인연이었고 진심을 다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이 작품을 이렇게 좋아해주시는 여러분도 만나게 되었네요.

정말 복이 많은 아이인 것 같아요.


다시 한번 여러분의 정성 가득한 마음과 응원에 감사드립니다.


연출에게는 모든 작품이 기억에 남지만

여러분 덕분에 너의 시간 속으로는 더욱 특별한 기억으로 자리할 것 같습니다.


모두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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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너의 시간속으로 대본을 쓴 작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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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너의 시간속으로 대본을 쓴 최효비라고 합니다
여러분들이 보내주신 선물 정말 감사했습니다. 
정성이 듬뿍 담긴 메시지북도, 만년필도, 뱃지도, 무드등도 모두 감동이었답니다. 
선물포장도 얼마나 이쁘게 하셨는지 아까워서 처음 이틀은 뜯어볼 생각도 못했습니다. 


내가 쓴 대본으로 드라마가 만들어진다는 것도 참 아직도 적응안되는 신기한 기분인데
그걸 보고 좋아해주시고 깊이 생각해주시고 오래 기억해주시는 분들이 있다는 건 그것보다 더더 신기하고 감동적인 일이었어요. 
제가 생각했던 부분들을 여러분들도 같이 공감해주시고 이해해주시는 거 같아 그것도 다 뭉클했구요.


전에 너의 시간속으로 대본 회의를 하다가 문득 감독님과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제가 "98년 시헌이는 집이 사업이 기울기 했지만 괜찮을 거예요. 마음이 워낙 부자인 애니까요" 라고 했더니
감독님께서 "맞아요, 시헌이는 마음이 부자라서 그 후에 그렇게 온갖 일들을 겪고도 끝까지 잘 버틴 거예요" 라고 하시더라고요. 
그 얘기를 한 이후에 제가 원작을 좋아했던 이유나,  이 대본을 쓰면서 제 자신이 많이 위로를 받은 이유를 알았습니다. 
시헌이는 마음이 참 부자이고 따뜻한 아이라서... 그래서 친구 인규의 상처를 돌아볼 줄 알았고, 민주를 여자로 좋아하지 않음에도
민주의 고백을 듣고도 민주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려고 기를 썼죠. 저는 그런 시헌이를 참 사랑했습니다. 


준희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일생일대의 사랑을 놓칠 판인데 준희는 민주의 상처를 알면서 민주의 인생에 두번 다시 들어오지 않겠노라 맹세하고. 
널 오해해서 미안하다고 이제야 조금 널 알게 됐다고 고백합니다.  
진정한 어른의 모습이었달까요. 


인규도 늘 자신의 상처보다는 민주의 상처가 먼저였습니다. 그런 인규라서 전 마지막 장면에 그 대사를 쓰고 싶었습니다. 
"이제 옆에 누가 있는지 보여?"" 응, 보여"


마음이 부자였던 아이들, 저는 네 사람이 다 사랑스러웠고 안쓰러웠고 그랬습니다. 아마 여러분들도 저보다 더하시겠죠. 

김진원 감독님께서 이 드라마에 아름다운 사계절을 담아내느라 정말 고생을 많이 하셨습니다. 
앞으로 계절이 바뀔 때마다 한번씩 우리 드라마를 생각해주세요. 
이제 겨울이니 12회 운명적인 시헌이와 준희의 엔딩이 생각나네요. 
저는 12회 엔딩을 더할 나위없는 해피엔딩이라고 생각하고 썼습니다. 물리적인 기억이 사라져도, 서로 사랑했던 기억은
그들 마음 속 깊이 어딘가 남아 어디서 만나도 서로를 다시 알아보게 된다는 뜻이니까요. 비록 이전 타임루프의 기억들은 사라졌지만
2011년 다시 만난 그들은 새로운 기억과 추억들을 만들어가며 다시 사랑할 거예요. 

귀한 선물 감사합니다. 그 선물을 준비하면서 들인 여러분들의 귀한 정성은 더더욱 고맙고요. 오래도록 잊지 않겠습니다. 
첨부한 사진은 작년 여름, 전주에서 촬영날 제가 찍었던 사진입니다. 왠지 이 글을 제가 썼다고 안 믿어주실 거 같아 인증용으로...ㅠㅠ
그럼 이만
여러분 모두 메리 크리스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