ㄴ 위 글에서부터 계속
그렇게 70년대 아드벡을 물빨맛즐을 하다가 이윽고 다 마시니까 크나큰 현타가 옴.
너무나도 아쉬워서 20분 가량을 빈잔에 코박고 있었음.
그것만으로 좋았는데 이 이상의 만족감을 줄 만한게 생각이 나질 않는 것...
그래서 고인물 단골 손님한테 '대체 이거 다음 뭘 마셔야할까요?' 라고 물으니까
그 분도 빵 터져서 '이거 이상을 즐기려면 억만금 때려박는거 말고 없지. 어디보자...' 하고
최근 들어왔다는 '재미있는' 독병 2병을 추천받음.
첫번째는 Hunter Laing에서 내는 싱글캐스크 독병인 The First Edition 시리즈.
그 중 대만 시장에 한정으로 낸 도교 팔선 8인 시리즈 중 하나.
2004년 빈티지 16년, 59.7%.
그레이스 아일처럼 차분하고 약간의 꽃향과 과일향, 약한 스모키.
하지만 맛은 높은 도수만큼 코리브레칸을 연상시킬 정도로 강렬한 매운맛과 스모키, 과일이 깔리는 반전 매력.
마시고 나서 신선들은 겉은 여리여리해도 우화등선하려면 온갖 고행과 수행을 거쳐야하는데 그런 느낌을 연상케 한다고 하니까 그냥 '어... 그래' 정도로 수긍받았음.
단골 손님분은 일이 생겨 가셨고, 한국 돌아가기전에 한번 더 오라고하심.
그리고 다음 추천을 받은걸로.
The pilgrimage of a Stravaige
20년, 47.7%
2022년 도쿄 인터네셔널 바 페어 기념 한정 보틀이었다고 함.
추첨이나 현장 판매였었는지 물어보니 오너가 불쑥 가져온 물건이라 바텐더 분도 잘 모르겠다 하심.
향은 복숭아, 베르가못 같은 은은한 향긋함이 멤도는게 보모어 체인질링 22년을 떠올리게 했음.
맛도 과일같은 상큼하고 단맛과 약간은 떫은맛이 있었으나 부드럽게 입안을 멤도는게 맛있었음.
하지만 이걸 블라인드 테이스팅하면 십중팔구는 아드벡이라고 못 말할거 같다고 말씀드리니,
라벨에 보틀 타이틀이나 한자로도 '방랑인'이라고 적힌 이유가 성지를 향해 정처없이 방랑중이다보니까 본래의 모습이 아닐지도 모른다고 하는 해석을 들음.
과일향이 풀풀나는게 프로브넌스가 또 마시고 싶어짐... 하지만 지갑은 죽어있음.
그래서 그 다음은 현대 아드벡의 강렬한 느낌을 가진 뭔가가 좋겠다 싶어서
'헤비베이퍼스 같은 좀 구리고 약내 풀풀나는 그런거 있을까요?'
'그런건 잘 없을거 같은데요... 슈퍼노바나 하이퍼노바 드셔봤나요?'
'네, 슈퍼노바는 2010이랑 2014는 마셔봤습니다.'
'비교적 맛있는 것들만 골라드셨군요. 그럼 기대치에 못 미칠수도 있겠네요.'
....하고 서로 고민하다가 바텐더 분이
'그럼 10년 나오기전 한정판은 어떠신가요? 드셔보셨나요?'
'아니오. 들어만 봤지 마셔본적은 없습니다. 아마 베리 영이 평가가 좋죠?'
'네. 말씀하신대로 입니다, 어떠신가요? 하프 12000엔에 드리겠습니다.'
'음.... 부탁드립니다.'
...하고 받은 베리 영
1998 증류, 버번캐 6년 숙성, 58.3%, 2004년에 2880병 병입.
6년 숙성인데도 위 비스티 같은 유산취와 강렬한 스모키가 없이 차분함. 오히려 언 오 같은 부드러운 인상.
맛은 눈이 번쩍 뜨일 정도였는데,
58.3%의 도수니까 아드벡 10년의 CS 같은 느낌으로 더 선명한 달콤함, 허브, 스모키.
그냥 마셔도 충분히 맛있지만 스포이드로 물을 더해주자 갑자기 열대과일 향과 맛이 팡팡 터지면서 고숙성 못지 않은 느낌.
이 부분도 바텐더님이 공감해주면서 적은 수량도 문제지만, 숙성년에 비해서 엄청난 퍼포먼스라 가격이 엄청나게 비싼 것이라고 말씀하심.
이날 도쿄는 수십년만에 큰 눈이 내리고,
강풍과 천둥까지 쳤는데
무슨 일본풍 판타지에 나오는 사람물리기 결계 같은 중2병 갬성이 풀풀...
일단 날씨도 슬슬 잦아들고 있었고, 지갑 사정도 예상 한도 근처까지 온 '야바이'한 상태라 막잔을 주문하기로 함.
'싱글 캐스크는 뭐가 있을까요?'
'일단 대부분이 버번캐입니다.'
'음... 고민되네요. 그러면 마스터께서 추천해주시는 걸로 하죠.'
'알겠습니다.'
...하고 고민을 좀 하시다가 하나 꺼내오심.
Ardbeg 2011 Cask No. 2323
304보틀 중 119번 보틀.
아드벡 엠바시 한정, 코트 로티 와인 캐스크 8년 숙성, 58.2%
내 지갑사정을 눈치채신걸까? 비교적 저렴한 싱글캐스크.
바텐더 분이 좋아하시는 보틀이라고 함.
'아드벡은 버번캐스크가 근-본인데 와인캐가 나온건 재미있네요. 마스터의 선택을 믿어보겠습니다.'
'후회하지 않으실겁니다.'
...라고 쎈척 한번해보고 마셔보기로...
강렬한 스모키, 확연하게 드러나는 탄닌감과 상큼한 베리류의 향
입안에 넣으면 살짝 짠맛과 도수에서 오는 매운 자극이 바로 느껴지는 순간 새콤달콤한 베리가 들이닥치면서 끝내주는 감칠맛이 완성됨. 베리와 스모키한 여운이 적당히 남는게 인상적.
작성자가 아드벡 블래애애애액에서 원하는게 이런거 아니었을까... 하는 감상.
역시 싱글캐스크가 되니까 8년따리도 너무 맛있는... 바텐더 분의 선택이 옳았다고 극찬을 하면서 막잔을 비우고 계산.
단골분이랑 약속을 했으니 오긴 와야하는데...
출국 전날에 마시면 힘들 것 같으니 내일 또 오겠다고 예약잡고 단골분한테도 전해달라함.
날씨도 안 좋은데 노쇼 안내고 와서 너무 고맙다고 문앞까지 환송 받음.
이렇게 첫날은 종료.
집에 와서 지갑 탈탈털어보니 영수증 나와서 인증.
지금 보니까 기본 안주인 넛츠+자리세 개념으로 커버차지 1000엔 있음.
카드 결제 테스트 해본다고 미리 결제한 갈릴레오 영수증은 분실.
옆에는 그날 선물받은 바에서 자체 제작한 아드베기언 명찰.
- dc official App
ㄷㄷㄷㄷㄷㄷ 가격무엇
와우… 140만 - dc App
역시 증류소 빨려면 이만큼 부자여야 하는구만 - dc App
지금 130만을 몇 시간만에 마시는 걸로 쓴 건가ㄷㄷ - dc App
개부럽네 - dc App
바이럴에 휘둘리지말고 존버... 존버... - Heavily Peated
개부자 - dc App
이민 마렵읍니다... - Heavily Peated
ㄷㄷㄷ...
오우 가격 좀 쎄긴하네 ㄷㄷ
하지만 이탄님을 만날 수 있죠 - Heavily Peated
아 ㅋㅋ
글 넘 재밌네요
얼마요?
대부호답다!
대부호...
아무리생각해도 개비싸게 먹은거 같은데 보통 시세의 2배씩 받았네.. 설마 하프는 아니지?
비싼 오마카세 먹었다고생각해라..
하프 맞음. 대강의 옥션 시세를 고려해보고 괜찮은 범위라 판단했음. 더 싸게 마실 수 있는데 있으면 공유 ㄱㄱ - Heavily Peated
왜 혼자 멀금
잔에 5만엔은 머임 ㄷㄷㄷ
프로브넌스 1974 - Heavily Peated
미쳤다라고 밖에 할말이 없다
누군가는 140을 일본여행 전체경비로잡는데.. - dc App
어쨋든 한 증류소 끝까지 다 파고드는거 ㄹㅇ 낭만이네 - dc App
족족부자잖아....
스트라스아일라 전문 바도 내줘요 - dc App
낭만 넘치네 - dc App
베리영 하프 12000...비싸긴하네 그래서 남아있는건가 싶기도하고 - dc App
옥셔니어 최저 낙찰가가 310파운드 쯤이었던거 같긴한디 - Heavily Peated
143천엔ㅋㅋㅋㅋㅋㅋ 아드벡진골리스펙 - dc App
What?
바가지당한거 같은데
센척하고 싶었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