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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주>박 대령 재판이 시작된 이후 첫 인터뷰입니다. 힘든 결정이었을 건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박 대령이 다음달 17일 4차 공판을 앞뒀습니다. 심경이 어떠신지요.

◆ 김봉순>글쎄요. 저희들은 뭐 이 법이란 걸 잘 모르지만 살아온 인생으로 보면, 통상적으로 흑백을 가리는 게 재판이잖아요. 그런데 박 대령에 대해 무슨 흑백을 가릴 게 있어서 이 재판장에 서야 되는 건가 싶어요. '최선을 다해서 한 점 남김없이 성역 없이 수사하라'고 했던 게 국방부 장관이었고, 다른 윗사람들이 그런 얘기를 해서 박 대령이 원칙대로 수사를 한 겁니다.

◇ 이정주>채상병 사건을 담당한 박 대령 역시 고심이 깊었겠군요?

◆ 김봉순>그렇죠. 박 대령 혼자 (수사)한 게 아니고 해병대 사령관한테 결재, 국방부 장관한테 결재 다 받았죠. 결재 받고 나서 (윗사람들에게) '수고했다'는 소리까지도 들었는데, 그걸 또 다시 (피의자에서 특정인 배제 등) 바꾸라고 하고, (박 대령이) 안 바꾼다고 하니까 이걸 항명죄로 처리를 한 거잖아요. 제가 듣기로는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도) '절대로 이걸 이첩하면 안 된다' 그렇게 명령한 적이 없대요.

◇ 이정주>최근 보도된 통화 녹취록을 보면 이 와중에도 박 대령이 김 사령관을 걱정하는 대목도 나옵니다.

◆ 김봉순>박 대령도 그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저한테 '어머니, 제가 정말 소신껏 한 겁니다' 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잘했다고 했어요. '너도 상관이다. 무슨 일을 당할 때 상관이 책임지는 것, 그건 모든 조직에서 인지상정이다'라고 했어요. 그러니까 박 대령이 '어머니, 저를 믿으세요' 이러더라고요. 박 대령 본인은 채상병이 숨진 후 맹세를 했대요. '채상병이 편히 눈 감고 갈 수 있도록, 누명은 내가 어떤 일이 있어도 다 밝히겠다'고 결심했다 하더라고요.

◇ 이정주>가족분들도 심경이 복잡하실 건데, 어쨌든 현재는 항명죄로 박 대령이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정치권에선 특검 도입도 논의되는데, 국민의힘은 당론으로 반대 입장을 확정했다는 보도도 있어요. 어떻게 보십니까.

◆ 김봉순>저는 제 자식 일이라고 해서 주관적으로 이번 일을 바라보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제가 포항에 사는데 경북 쪽이 (보수 진영의) 골수 분자들이잖아요. 저는 2022년 대선 앞두고 윤 대통령이 구미 거쳐서 포항에 선거 운동 온다고 해서 바로 (연설하는 곳) 그 앞에 앉아 있었어요. (윤 대통령이) 뭔가 화끈해 보이고, 일을 잘할 거라는 믿음이 가더라고요. 대선 과정에서 국민의힘 '경제인 여성위원장'이라는 임명장을 보내셨더라고요. 그래서 전국을 돌며 선거 운동을 하러 다녔어요. 그렇게 기대를 했는데 제가 막상 이런 일을 당하고 보니까 참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아직도 국민의힘 당원이에요. 대통령도 사람이기에 누구라도 잘못할 수도 있잖아요. 어떤 경로로 해서 그러시는지는 모르겠지만, 잘못을 했더라도 지금이라도 털어놓고 '이렇게 해서 내 생각이 잘못했다' 국민들한테 사과만 하면 국민들의 분노도 사그라들 수 있다고 봐요.

◇ 이정주>박 대령은 현재 재판을 받으며 심적 압박감 때문에 치료도 받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 김봉순>박 대령이 하는 말이, 자기는 꽃이 피는 계절이 왔는지도 모른대요. 언제 꽃이 피고, 낙엽 지는 지도 모른대요. 박 대령의 심리 치료를 받을 때 나온 말, 그 얘기를 듣고 제가 가슴을 쳤어요. 제가 박 대령 집에 가보면, 새벽 4시만 되면 가방을 들고 밖으로 나가요. 왜 이리 일찍 출근하냐고 물으면, 그 정신력으로 버티고 있다고 하더라구요. 저는 엄마로서 호소를 드립니다. 박 대령을 계속 재판을 끌고 나가서 이렇게 하는 건 너무 가혹하지 않느냐는 거죠. 박 대령에 대해선 '공소 취소'를 결단해주시고, 이런 게 빨리 정리가 됐으면 합니다.

◇ 이정주>채상병 유족들과 최근에 연락을 주고 받으신 적은 있습니까.

◆ 김봉순>최근에는 연락한 게 없고, 몇 달 전에 문자가 온 게 있어요. 채상병 아버지가 저한테 '어머니 저는 꿈이 있습니다' 하더라구요. 그게 뭐냐면 '잠에서 깨어났을 때, 눈을 안 뜨는 게 꿈'이라고요. 박 대령이 채상병 수사로 이렇게 재판을 받을 때는 채상병 할아버지께서 직접 국방부에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고 합니다. 박 대령을 항명죄로 재판하는 것에 대해 '천인공노할 사건이다' '왜 벌을 받아야 할 사람이 벌을 안 받고, 철저하게 수사한 수사단장을 이렇게 하느냐'고 했대요.

◇ 이정주>일련의 과정들을 보면서 어머님께선 윤 대통령에 대한 배신감도 느끼셨을 것 같아요.

◆ 김봉순>저는 참 100일 기도를 하면서 그래도 윤 대통령이 망가지길 원하진 않았어요. '바른 길로 가서 마음을 돌리게 해달라'는 거죠. 국민들이 볼 때 아마 윤 대통령이 늦게나마 모든 걸 바로 잡으면 용서할 수도 있어요. (대선 당시) 그 자리에 올라가길 원하고, 돕고 있었던 한 사람으로서 대통령이 '이렇게 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조금이라도 한다면, 빨리 이 공소 취소 결정을 해주길 바랍니다.

◇ 이정주>이달 29일이죠. 월요일에 윤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간 영수회담이 있어요. 그 자리에서 윤 대통령에게 원하는 메시지가 있을까요.

◆ 김봉순>온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잖아요. (채상병 사건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사건들을 국민들이 하나하나 다 알 순 없잖아요. 그건 정치 영역에서에서 하는 것이고, 적어도 박 대령을 항명죄로 재판장에 세우는 건 그만 했으면 해요. 윤 대통령도 박 대령이 잘못한 게 없다는 생각이 든다면 (박 대령이) 재판장에 서게 하는 일은 여기서 멈춰주셔야 된다.

◇ 이정주>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 있으시면, 한 마디만.

◆ 김봉순>제가 (해병대 김계환) 사령관님께도 한 말씀 드리고 싶어요. 사령관님, 손바닥으로 하늘을 못 가립니다. 이렇게 하시고 그 다음에 뒷감당을 어떻게 하시렵니까. 해병대를 생각해주세요. 박 대령은 한 번도 사령관님을 원망하는 얘기를 안 합니다. 박 대령 같은 정의로운 사람을 나라에서 잘 키우면 되잖아요. 왜 이리 짓밟습니까. 이번 사건을 계기로 많은 국민들이 정말 바르게 서는 걸 원하잖아요. 정의로운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