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벨드링킹] 에스테르하지와 황금양모기사단
간만에 돌아온 [라벨드링킹]입니다. 이 시리즈는 ‘라벨’에 대한 썰일 뿐 와인자체를 추천하는 것은 아니고, 특히 이 에스토라스 브뤼는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비엔나에 살 때 이 집의 스틸 화이트와 레드 상위퀴베들은 종종 맛있게 마셨어서 좋아하는 집인데… 국내에서 이 집 레드와 화이트 상위뀌베들 살 수 있는 곳 아시면 알려주세요 ^^;;;)
에스테르하지 (에스터하지, Esterházy) 가문
와인 라벨과 와이너리에 대해 소개하기 전에 먼저 이 와이너리를 소유한 에스테르하지 가문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에스테르하지 가문은 헝가리쪽 귀족가문이었는데 오스트리아/합스부르크 왕가에 충성을 다했던 가문입니다. 에스테르하지 가문이 합스부르크 왕가 편에 큰 공을 세운 것은 30년 전쟁 때였습니다. 헝가리 왕이자 트란실바니아 공작이자 오플레 대공이었던 베틀렌 가보르 (Bethlen Gabor, ‘대립왕’이라고도 불리며 지금 헝가리 2000포린트 지폐에 실린 헝가리의 영웅)가 30년 전쟁 초기인 1620년 오스트리아를 공격했을 때 Nikolaus Esterházy 백작이 Lackenbach에서 헝가리군을 물리쳤고, 그 공적으로 신성로마제국 황제 페르디난드 2세로부터 1622년 지금의 아이젠슈타트 (Eisenstadt)를 영지로 받게됩니다. 그 후로 아이젠슈타트는 에스테르하지 가문의 중심이 되었죠. 1628년에는 합스부르크 왕조 최고 훈장인 “황금양모기사단”에 배속되고 18세기에는 Nikolaus Josef Esterházy가 오스트리아 왕위계승전쟁, 7년 전쟁 등에서 엄청난 전공을 세워 1770년에는 야전군 원수까지 승진했습니다. 에스테르하지 가문은 슬로바키아, 헝가리쪽 영지도 많아 합스부르크 제국에서 가장 넓은 영지를 보유하고 있었고, 한 때는 황제보다 수입이 더 많았다고 ㄷㄷㄷㄷ 1차 세계대전에서 패전 후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이 역사에서 사라지고 66000 헥타르의 영지 중 일부만 오스트리아 공화국에 합병되고 아직도 55000헥타르는 에스테르하지 가문에 속해있다고 합니다…
역덕들 외에 에스테르하지 가문을 아는 분들은 클덕들일 것 같습니다. 요제프 하이든은 29살이던 1761년 에스테르하지 궁정악단의 부악장으로 들어가서 1766년부터 1790년까지 카펠마이스터로 지내면서 교향곡 85곡, 현악사중주 36곡, 피아노소나타 17곡, 미사 5곡, 오페라 15편 등을 작곡했고, 궁정악단이 해체되는 1790년에 연금을 거하게 받고 빈으로 이주하여 네임드 작곡가로 살아갔습니다.
아… 달달이 좋아하시는 분들은 에스테르하지 토르테를 아시겠네요 ^^;
에스테르하지 가문의 거점인 아이젠슈타트는 비엔나에서 1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 노이지들러 호수 주변에 있는 인구 1만 5천명 정도의 작은 도시이지만 오스트리아 가장 동쪽에 있는 주인 Burgenland 주의 주도입니다;;; 와갤러들 중 오스트리아 와인 좀 드시는 분들은 부르겐란트 와인을 아실텐데 그 지역이고, 한국분들이 비엔나 여행 오시면 꼭 가시는 명품 아웃렛 판도르프가 근처에 있습니다. 와갤에 클덕분들이 좀 있는 것으로 아는데… 2022년 발매된 소콜로프의 하이든, 슈베르트 리사이틀 음반이 바로 에스테르하지 궁전에서 2018년 있었던 실황녹음입니다.
저는 비엔나에 살 때 에스테르하지 궁전에서 좋은 연주회가 있을 때 공연도 볼 겸 바람도 쐴 겸 당일치기로 종종 다녀왔었는데요… 당시 찍은 사진들 몇 장 공유합니다.
한적한 Eisenstadt 거리
공원
공연 전에 먹고 마셨던 슈니첼과 맥주
에스테르하지 궁전 외부와 중정
궁전에 있는 공연장
이 때는 2018년 르네 야콥스가 프라이부르크 바로크오케스트라를 지휘하여 모차르트 피가로의 결혼을 콘체르탄테형식으로 연주했을 때였네요. (임선혜씨도 출연!)
나름 이때 저에게 의미있었던 것이 당시 딸아이가 어려서 공연장에 들어갈 수 없어 티켓 하나만 사서 1부는 아내가 듣고 2부는 제가 들었는데… 1부 공연할 때 중정에서 기다리는데… 공연장의 소리가 중정에 울려퍼지더라고요… “아… 하이든 때 궁전에서 일하던 하인들도 이렇게 음악을 들었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ㅋㅋㅋㅋ
에스테르하지 와이너리 (Weingut Esterházy)
에스테르하지 가문은 아이젠슈타트에 정작했던 17세기부터 그들의 영지에서 와인을 만들었는데 1758년에 부르고뉴 출신의 Monsieur LeBon이라는 사람이 에스테르하지 가문의 셀러마스터로 일하게 되면서 공식적인 cellar books이 만들어졌기 때문에 1758년을 공식적인 와이너리의 시작으로 보는 것 같습니다. Monsieur LeBon은 부르고뉴에서 오스트리아로 올 때 피노누아를 가지고 와서 오스트리아에 피노누아가 처음 자라게 되었고, 이 때부터 품종별로 따로 양조를 하게 되었다네요. 18세기에 이미 에스테르하지 가문의 와인은 보헤미아, 모라비아, 폴란드쪽으로 수출될 정도로 유명했답니다. 지금은 90헥타르의 포도밭을 경작하고 있는데 레드가 2/3 화이트가 1/3정도이고 레드 중에서는 블라우프랭키쉬, 화이트 중에서는 샤르도네를 가장 많이 키우고, 연간 생산량은 약 75만병 정도라네요. 홈페이지에 나온 라인업은 다음과 같고 각 라인에 품종별로 여러 와인을 만들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오늘 글의 주인공인 ESTORAS는 가장 저렴한 레지오날 등급인 Gebietswein 등급으로 10~12유로 선에 현지에서 팝니다.
유럽은 로마자 알파벳을 사용하지만 각 나라에서만 쓰는 확장된 문자들도 많아서 같은 고유명사도 나라마다 표기가 종종 다른데, 와인 라벨에 사용된 Estoras는 Esterházy의 라틴어표현이라고합니다. (그러니까 Esterházy Estoras는 동어반복) 영어 위키 Esterházy에 보면 이렇게 나오는데… “The Latinised form of the family name, Estoras, in 2009 is used to label fine Esterházy wines.” Estoras는 가장 저렴한 엔트리급이기 때문에 fine을 the cheapest로 바꿔야;;;
음… 이제 와이너리 소유가문, 와이너리, 퀴베에 대해 알아보았으니 본격적으로 라벨을 들여다보겠습니다. 이 라벨이 뭘 의미하는 걸까요? 이 안에서 어떤 형상이 보이시나요?
반시계방향으로 90도 돌려보겠습니다. 자 그럼 이제 오늘의 주제인 황금색 털을 가진 양이 보이시나요?
황금양모
황금양털 (금양모피라고 알고 계시는 분들은… 연식인증;;;)로도 불리는 황금양모 (Golden Fleece)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Chrysomallos라는 하늘을 나는 황금빛 털을 가진 양의 털가죽입니다. 이것은 콜키스 왕국의 보물이었는데 이아손이 이끄는 아르고호 원정대의 목표가 황금양모를 찾는 것이었죠. 하지만 이 라벨은 이아손이 훔친 Chrysomallos의 황금양모가 아니고 황금양모기사단의 훈장입니다.
황금양모기사단 (Order of the Golden Fleece)
기사수도회, 줄여서 기사단은 십자군 전쟁을 계기로 만들어진 특수한 (기사들로 이루어진) 카톨릭 수도회였습니다. 샴페인 랑송의 심볼인 8개의 꼭지점이 있는 빨간 십자가가 와갤러들에게 익숙할 것 같은데 그것이 그 유명한 구호기사단인 몰타 기사단의 상징이죠. 그러다가 중세가 저물고 르네상스 시대가 오면서 각국의 왕들이 기사수도회를 모델로 왕립기사단을 만들어 왕이 기사단장을 하고 귀족들이 기사단원이 되는 명예단체들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그런 왕립기사단 중 가장 유명한 것이 바로 황금양모기사단 (Order of the Golden Fleece)입니다.
황금양모기사단은 부르고뉴 공작 선량공 필리프 3세와 포르투갈 공주 이사벨라의 결혼을 기념해 1430년 1월 10일 설립된 기사단입니다. 그래서 초대 단장은 필리프 3세였죠. 그러다가 부르고뉴 공작 가문의 딸 마리와 오스트리아 대공 막시밀리안이 결혼하면서 기사단장을 합스부르크 왕가에서 차지하게 되고, 그들의 손자 카를 5세 때부터 스페인계열의 합스부르크 가문에서 단장을 하다가 그 유전병의 대표적인 사례로 등장하는 카를로스 2세가 자녀 없이 사명하면서 스페인 계열의 합스부르크 왕조가 단절된 후 스페인 부르봉 왕가와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왕가에서 서로 자기쪽이 적통이라고 주장하며 스페인과 오스트리아에서 독립적인 황금양모기사단이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스페인 왕들과 오스트리아 황제들의 초상화와 문장을 보면 황금양모기사단의 훈장을 볼 수 있을 정도로 최고로 명예로운 훈장이었던 것 같습니다.
스페인과 오스트리아 황금양모기사단의 휘장 (insignia). 오스트리아의 것과 와인라벨에 있는 것이 동일한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황금양모기사단의 창시자 선량공 필리프 3세의 초상화에도, 오스트리아 황제 프란츠 요제프 1세의 의복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에 황금양모기사단의 휘장을 보실 수 있습니다.
에스테르하지 가문 이야기에도 나온 것처럼 에스테르하지 가문도 오스트리아 황금양모기사단의 단원이었고 그 훈장을 가문의 보물로 여기며 아직까지 간직해오고 있고, 그것을 자신들의 와이너리에서 만든 와인에 라벨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죠. 에스테르하지 가문이 언제 황금양모기사단의 멤버가 되었는지는 자료마다 다른데 저는 1628년으로 생각하고 정리했습니다. 와이너리의 영문 홈페이지에도 1628년이라고 나오고 영어위키피디아 List of knights of the Golden Fleece에 단원명단과 훈장 받은 년도가 모두 기록되어있는데 Nicholas (Count Esterházy de Galántha)가 1628년에 멤버가 되었다고 나와서 그것을 믿기로 했습니다.
참고로 황금양모기사단의 모토는 “Pretium laborum non vile”로 훈장에도 쓰여있는데, 영어로 번역하면 ‘no small price for labor’로 노동의 가치를 소중하게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구글번역은… ㅋㅋㅋㅋㅋ
와갤 정화를 위한 큰 그림!
그런 건 아닙니;;;
와갤에 어울리는 교양 넘치는 글입니다 숨도안쉬고 정독했네요 - dc App
오탈자 많은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ㅠ.ㅠ
저 상징이 제게는 조금 기괴하다고 느껴지는데, 그 귀족 가문들에서 서로 가지려고 애를 쓴다니 신기하네요 :) 오늘도 와음좌는 빛과 소금
그쵸? 저도 딱히 시각적으로 매력적이라 생각되지 않는데 희소성과 가진 의미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
귀한 강의덕에 출근길을 알차게 보내고 갑니다 역시 와갤의 지성...!
이 글 준비하면서 저도 추억 소환하면서 즐거운 시간보냈습니다 ^^
와음님의 교양수업 오늘도 개추박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__^ 오늘 날씨 정말 좋은데 (갤은 혼란하지만) 좋은 하루 보내세요!
이 집 TBA가 5만원대인데 퀄이 재법 좋았었습니다.
요즘도 있는지는... 그거 먹은 게 2015년도 이야기라....
오!!! 보이면 바로 집겠습니다!!!
와교수님 오늘도 잘 배우고 갑니다 혼란한 갤에 빛이시네요
따뜻한 댓글 감사합니다 ^___^
오스트리아면 격동의 근현대사에서 정통으로 맞은 동네인데 저렇게 영지와 재산을 유지한거 보면 신기하네요 그나저나 빈은 참 멋있는 동네네요 20여년전에 여행갔을때 파리니 베를린보다 빈과 부다페스트가 정말 감동적이었는데
이게 참 이상한데... 프랑스는 혁명 때 그냥 싹 다 죽였는데... 오스트리아는 1차대전 패전 후 제국은 망했지만 귀족들은 다 그냥 그 재산 유지했다더라고요;;;
니콜라우스 백작은 눈이 순정만화 캐릭터 같이 반짝이네요ㅋㅋㅋㅋ - dc App
하이든을 알아 본 눈이죠!!! ^____^
대단하십니다. 와인은 사실 첨 보는 와인인데 피아노 연주자 분은 알겠네요. 쇼팽 프렐류드 4번을 가장 갑갑 답답하게 잘 연주하시던 분으로 기억하는데 ㅋㅋㅋ 여긴 하이든 슈베르트군요.
비행기를 안 타셔서 유럽에서만 공연하시기 때문에... 이 분 공연 스케줄에 맞춰 여행가는 분들 주위에 많이 있습니다;;; 다들 하는 말씀이 소콜로프 음색은 음반으로 재현이 안 된다고...
그렇군요. 와이프 취향을 많이 주입받다보니 저는 잘 모르는 분인데;; 부제랑 정말 딱 떨어지는 연주라 너무 인상적이라 저 곡을 플레이 리스트에 담아뒀었거든요. ㅎㅎㅎ
피아노음악 좋아하는 분들은 신으로 여길 정도로 어마어마한데... 유럽 할머니할아버지들 중에는 소콜로프 연주 스케줄 따라서 여행하시는 분이 있을 정도;;; 스타일이 너무 확고해서 좀 강박적이라고 느끼는 분들도 있으시더라고요 ^^;
그리스 로마신화 오랜만에 보고싶네요 ㅋㅋㅋ - dc App
저도 와인 때문에 간만에 이아손 아르고호 메데아를 떠올렸네요;;;
교양이 상승합니다...! - dc App
부끄럽습니다 ^^;;;
혼틈속의 와갤 GOAT...
갤의 정화를 위해 시간 좀 썼습니다 ^^;;;
안주 가격이 만만치 않네요...
ㅋㅋㅋㅋㅋㅋㅋ
와갤 교양력 ++
교양강좌 수강비 개추에 댓글로 선입금드리고 정독하겠습니다
황금양모? 이거 이아손 아니었나?햇는데 역시... 그의 지식은.. - dc App
기사단 이름과 상징이 그리스신화 바탕이라 당시 교황청에 변명을 해야했었던 것 같습니다 ^^;;;
그러게요 말씀하신 반사적으로 하이든이 먼저 생각나는ㅋㅋ 야콥스 피가로라니 부럽네요ㅠ 피가로 보러 글라인드본 갔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NH빠를 와갤에서 뵙다니 정말 기쁘네요!!! NH 소니박스 저도 너무 좋아라합니다!!!
아니 제가 아르농빠라서 결혼식날 친구들이 아르농 소니 박스 선물로 주기도 했는디요.... 물어볼수록 야밤에 부러워지기만 할 것 같습니다ㅠㅠ
HIP 좋아하시는군요!!! 제가 비엔나에서 아르농쿠르와 콘첸투스 무지쿠스 빈도 5년 들었;;; 아르농쿠르 최후 공연도 보고... 그의 추모미사도 갔었습니다...
하 시대연주 찬양자로서 프라이부르크 5년 거주라니 눈물나게 부럽네요ㅠ
크아... 글라인그본에서 피가로 보셨군요! 저는 프라이부르크에서 5년 정도 살았어서 야콥스랑 fbo는 좀 많이 봤습니다;;;
지식을 강제주입당해버렷... 오늘도 지적양식에 감사드립니다... - dc App
사실 저도 이 글 준비하면서 많이 배웠습니다 ^^;;;
혼란한 갤에 한줄기 빛.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학벌 좋은 놈이 결국이긴거임 학벌 구린 놈은 평생 열등감 가지고 삼 유명인들부터 유튜버까지 다똑같잖아 고졸들이 특히 심하고 앰창앰생들이 2-300버는 대기업가서 자위하는거 전문직 탈조러 입장에선 웃기지 ㅇㅇ학벌 좋은 놈이 결국이긴거임 학벌 구린 놈은 평생 열등감 가지고 삼 유명인들부터 유튜버까지 다똑같잖아 고졸들이 특히 심하고앰창앰생들이 2-300버는 대기업가서 자위하는거 전문직 탈조러 입장에선 웃기지 특이점와도 공돌이는 멸망인 이유: 어차피 미국 글로벌기업 수석엔지니어 아니면 씹쩌리라 굶어죽음 팩티 ㄹㅇ
술 하나 마시기 힘드네 - dc App
와갤러들 말고는 뭔말인지도 모르겠고 관심도 없어서 댓글 안달리는게 너무 웃김 ㅋㅋㅋㅋ
지들만의 세상
아비투스 라고 하기엔 솔까 와인 개병신질임. 내 인생에서 가장 후회 되는게 셀러에 그득한 버틸컬 들이다... 니들은 마시지마라 특히나 올빈 간장식초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다. 와인은 개 정신병 질임
질투하는 사람들 안타깝기도하고 추하고 에혀
여자 처녀막+몸무게+나이 = 남자 키
중고 쿵쾅이 아줌마 = 난쟁이
Ptetium laborum non vile는 '노동들의 값은 값싸지 않다"라는 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