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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때 닌텐도DS 사달라고 존나 졸랐는데 안사주더라 그래도 끝까지 사달라고 졸랐는데

하도 그랬는지 나중가서는 사준다고 말하고 그냥 언제그랬냐고 말하더라 우리집도 깡촌이라 사달라고할때 사러가지도 못했음

어느날 엄마가 사실 우리집에 돈이 없어서 못사준다고 그러더라 그 뒤로부터는 괜히 나때문에 가난한거 같아서 말도 못꺼냄


엄마는 공무원이였는데 잼민이 시절에도 어째서인지 공무원은 박봉이라는걸 알고있었음

아빠 직업은 뭔지도 몰랐음 매일 정장입고 나가긴하는데 물어봐도 안알려주고 매일 집에 술먹고 늦게들어와서 공부하라고 갈구기만 함 

(그래서 초딩때 부모님 직업 적는 칸에도 모른다고 적었더니 선생님이랑 한 30분 상담함.) 


내가 01년생이니까 초딩때 TV에서는 4세대나오고 포켓몬 게임도 한국발매되서 잼민이들한테 포켓몬 인기 폭발하고

닌텐도는 잼민이들 사이에서 계층은 구분짓는 수단이 됐음

물론 없다고 놀린다거나 그런건 아니지만 대화에 끼지 못한다는 것만으로도 자존심 상하더라 그때 성격이 많이 소심해졌음

명절에 친척끼리 만나도 나이대 비슷한 사촌들도 다 포켓몬 하고있으니까 계속 소외되는 느낌이더라

지금으로 비교하면 롤아이디가 없는거랑 비슷한 수준이었으니까


그러다가 고등학교는 가까운 도시로 가서 기숙사 생활하게 됨. 

앞서 말했듯이 성격이 많이 소심해서 단체생활은 힘들었지만 돈이 없다는 말을 들은뒤로 자취는 말도 못 꺼내지

근데 오히려 좋았던게 남고 기숙사에 있으니까 소심한 성격이 싹 다 고쳐짐

지금은 어렸을때 소심했다고 하면 대학친구나 훈련소 동기는 헛소리한다면서 웃기만함


어느날 기숙사 쉬는시간에 바로 앞에 롯데마트가 있어서 샴푸랑 먹을거 사러갔는데

가전제품코너에 닌텐도 스위치가 있더라 

보자마자 뭔가 쿵하고 내려앉는 느낌이 들면서 눈물나더라

나한테는 우리집에 가난을 떠올리게하는 물건이 됐던거 같음

그 뒤로도 지나가면서 자주 봤지만 볼때마다 마찬가지였음


그러다가 이제 수능끝나고 대학들어가는데 

친구들이 국가장학금 신청했냐고 물어보는데 난 그게 뭔지 몰랐음

그래서 찾아보니까 말 그대로 국가에서 대학입학하는 사람들 장학금을 준다는거야

근데 이걸 받으려면 가구소득을 확인해서 차등지급한다고 써있음

부모님께 소득뭐시기 동의를 받아야 된다고 나오더라


난 당연히 이걸 알면 부모님도 좋아하겠다 싶어서 얼른 부모님께 말함

엄마는 전혀 몰랐나봄 그래서 "오 그래?" 하면서 동의해주심 

근데 아빠는 "그게....너도 받을 수 있는거 맞아?" 이러길래 나는 우리집이 가난하니까 받을수있다는말 하기 싫어서 그냥 일단 신청이나 해보자고함

그리고 결과나오는데 시간이 좀 걸린다더라


그리고 고3 겨울방학이 시작되고 애들은 막 여행다니기 시작함

근데 나는 돈없다는말이 계속 생각나서 알바만 풀로 뛰고 여행도 애들 가까운 곳 갈때만 한두번 따라감

제주도나 해외는 당연히 꿈도 못꾸지

나는 알바해서 대학교때는 자취방 구할생각밖에 없었음

돈 간신히 모아서 입학전에 신축원룸들어갔어 월세는 엄마가 조금 보태줌 


그리고 국가장학금 결과가 나옴

나는 부모님께 돈드릴 생각에 신나서 접속했지

근데 시발 홈페이지에 불합격? 탈락? 기억은 잘안나는데 둘중에 하나 적혀있음

사유 열어보니까 가구소득이 한달에 적지않은돈이 적혀있는거임 찾아보니까 상위4%라고 나옴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더라 

오류난건 아닌가

엄마는 왜 그렇게 다 아껴가면서 산거지

그 와중에도 잼민이때 못했던 닌텐도가 제일먼저생각남


바로 엄마한테 전화걸었지

알고봤더니 아빠는 은행지점장이었음 근데 돈을 가족한테 안줌 다 자기가 들고있고 노는데쓰고 맨날 이상한거 하나씩들고옴 건강주스 승마기계 노래방기계

실제로 엄마가 받는 공무원월급으로 나랑 동생 학원이며 식비며 통신료 가구 다 삼

나한테 말 안한이유는 뭐 사달라고 하는게 귀찮아서고 나한테 줄 생각도 없기 때문이었음 


마침 그날 저녁에 술약속있었는데 다 끝나고 집에와서 취한채로 아빠한테 전화걸었다

이럴거면 호적에서 파서 지원금이라도 받게 해달라고, 왜 나는 한부모가정처럼 자랐는데 지원금도 없냐고 말했음

늘 그렇듯이 화냈음 근데 나도 대가리가 커진건지 술취해서인지 처음으로 끝까지 대들었음

그러니까 아빠가 말투가 바뀌더라 너한테 신경을 못쓴거 같아서 미안하다고 10분가량 통화함 아빠랑 5분이상 대화한거 내 인생에 처음이었다.

맨날 아빠가 술취해있었는데 반대로 내가 취해있던 것도 처음이자 마지막이었고


그리고는 다음날 저녁에 아빠가 연차쓰고 자취방에 찾아옴 깡촌에서 서울까지

손에는 치킨이랑 닌텐도스위치 들려있더라

좆같은게 그와중에도 스위치보면 눈물날거 같았음

아무튼 그 뒤로는 아빠가 등록금도 내주고 자취방도 원룸에서 쓰리룸으로 옮겨줌

용돈은 내가 안받겠다고 했다


그리고는 소드실드도 사서 해봤고 

딱 2년전 쯤에 3성굴에서 자연산 6V메타몽 원트로 잡았다고 여기 올려서 념글도 갔었음 

 

지금 포켓몬 4세대 사서 다운로드중임 이번거 평가 좆박은것도 알고있고

나도 안사려고했는데 안하면 후회할거 같음 

사도 후회할거 같긴한데 그래도 뭐든지 해보고나서 후회하는게 낫지 않겠냐

참고로 샤이닝펄 샀다 어렸을때부터 펄기아를 제일 좋아했음 덩치큰데 이족보행하는 펄기아 그란돈 같은 애들이 멋있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