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b9d932da836ff23ce78ee7448873644cb877a090dd4b3f0b39b6b215c610aed307a3

타케타... 오이타에 온 내내 계속 가보고 싶어했던 도시인데, 태풍크리 때문에 못 가고, 운휴한 뒤에 복구하는 데에도 시간을 쓰느라 예정했던 날로부터 3일이 지나서야 가보게 되었다.

호히 본선(구마모토~오이타)에서도 특히 아소산부터 나카한다 사이의 구간은 태풍이 왔다하면 꼭 한 곳은 박살이 나버려서 운휴하는 구간이라 은근 운이 따라야 함.

28b9d932da836ff23ce78ee74581736d9cb904e003e5ac1b4d709781715015e21bac15

진짜 기대 엄청했음... 타케타 가는게 이렇게까지 오래 걸릴 줄은 몰랐지...

28b9d932da836ff23ce78ee74580726ea24b864a9d48446bf666686f62a2dbe29594df

28b9d932da836ff23ce78ee745837369cf5543572fd5b5e7570f65bf81a27b2b4d6e71

참고로 규슈 최고의 낭만 노선 중에 하나라고 생각함. 잘 박살난다던 '나카한다 ~ 아소' 구간은 빽빽한 숲을 지나고 쿠주 고원의 강변을 구비구비 가는 그 풍경이 진짜 예쁘다.

괜히 아소보이나 큐슈횡단특급이 유명한게 아니라는거~

28b9d932da836ff23ce78ee74586766eb3cf49c80731e3656b16f1afe33ae2e580267d

28b9d932da836ff23ce78ee745847665ea23990b1caef0616252c3dabe9be369483383

뭔가 특이한 구조로 되어있던 분고타케타역. 괜히 역 이름에다 분고를 붙여놔서 분고타카다와 헷갈리는 사람들이 적지 않더라.

28b9d932da836ff23ce78ee745857465d7f4d5fd269d6ba8a826fd6badc9b7e68b876b

기차에서 내리면 건너편 바위 산이 바로 보이는게 역의 특징임. 사진보다 좌측에는 시모기 폭포가 있어서 꽤 구경거리였다고 하는데, 여름+태풍 때문에 폭포가 말라버려서 나는 못 봤음.

여튼 그 폭포 옆에는 이와시타히부스 이나리 신사가 있다. 저기에 먼저 볼일이 있으니 저기부터 가보자.

28b9d932da836ff23ce78ee342827564c79e57206341afca5c22090290298967233868

28b9d932da836ff23ce78ee341867665ea56b2e4362a41f1d7dda20f6964134eaf1388

분고타케타 역. 기차도 별로 안 지나다니는 소도시의 역 치고는 무쟈게 큰 편임.

28b9d932da836ff23ce78ee342807d6e266d18259893ae6b0f4e25744e5ee6be175413

28b9d932da836ff23ce78ee345857d68a0c6f958a761821543ec8900f14ff8ab4069fd

28b9d932da836ff23ce78ee345897c6acfe27ad0fde922d0fd0f823a4cf12065d6023c

28b9d932da836ff23ce78ee34586726e82dd55b9c2b028b3fb07d8da643374926fd283

태풍 때문에 토리이가 넘어져 있었음.

나는 뭔가 절벽이나 동굴에 만든 신사/절이 너무 좋다. 그냥 비밀스럽기도 하고, 어쩌다 찾은 건지 궁금하기도 하고, 신통할 거라 믿게 된 계기도 궁금하다.

28b9d932da836ff23ce78ee746847d6557a2727ddccf0165255ad30d6835cc6d413fc7

신사에서 바라본 타케타시.

28b9d932da836ff23ce78ee345877064e08b717c6c3ae473932d618e28cee8f5305fb4

정류장 사진이 기가 막히게 찍히더라.

28b9d932da836ff23ce78ee34582756e92866e26c74eae11569cf89df87dddd2ea69b5

28b9d932da836ff23ce78ee345807d686eed2a05fbda1a3af23fae79dc9a014e910491

이제 신사에서 나와 옆의 샛길로 걸어가보자.

28b9d932da836ff23ce78ee746887d6df940f88cfc7a398b5b0e9d6cbd823498caf422

28b9d932da836ff23ce78ee747817d650a3d692a4d5f6bc7e70476333278c016f60081

시타기 석불이 있다. 사진에서는 거의 보이지 않지만 왼쪽은 불교의 신 중 하나인 비샤몬텐이고, 오른쪽(사진 중앙)에 희미하게 보이는 얼굴은 정체불명의 부처다. 키리시탄 관련으로 왔으니 이것도 직접 보기로 한건데, 부식이 너무 심해서 얼굴만 겨우 보이는 정도;;

왜 관리를 안하고 방치해버렸을까. 지붕만 하나 놔줘도 해결됐을 텐데...

7def847eb1ed68f63eef86e44383706e7851a827baae54cc5735a7f07a411411

2008년에는 이렇게 뚜렷하게 보였었음(2021년까지도 모양은 보였다).

저게 정체불명의 부처인 이유는; 광배가 묘하게 날개처럼 생겼고, Ω 모양으로 모아 기도하는 손 모양 때문에 부처가 아니라 기독교의 천사라고 주장이 있기 때문.

타케타에는 이렇게 기독교가 민속 신앙에 영향을 주었다고 주장되는 유물들이 곳곳에 있음.

28b9d932da836ff23ce78ee345817269d81c28b8c883608254bd7e8b7100b230db1a96

28b9d932da836ff23ce78ee344897164c2ef052ceef34d1290fac06180aff35f03a7bf

태풍 직후라서 날씨가 걍 미침.

28b9d932da836ff23ce78ee7458777695a38c9bd18654622fc7b3be483d408ab166704

28b9d932da836ff23ce78ee34f81726f4c364033b090efe83059b19f323db44bbf4f79

28b9d932da836ff23ce78ee34f83726f9ca2190f884264cc580295f4e238b7c57b0b4f

28b9d932da836ff23ce78ee34f807165330de16e4f93a596081cee682afa03bc07b7d0

강가라서 바람도 솔솔 불어오고... 38도긴 한데 강 주변은 시원했다.

28b9d932da836ff23ce78ee34e88736df177baec033d7c1de2f7cd25f8c8e0dd4784ce

28b9d932da836ff23ce78ee34e89726515d5e575b8a7184b944a4412f6ccdd32f6d95e

28b9d932da836ff23ce78ee34e86726ce8d9b61ca26bb884c76c6086d361da183a00ae

이때 여기만큼 파릇파릇한 일본은 1번도 겪은 적이 없었다...

28b9d932da836ff23ce78ee34e81706a47b22d42b4abdad2fbfdb97baf568fa5701843

28b9d932da836ff23ce78ee34e84716430acdd3b471a7bc5cb9607f92b2e6620b32952

타케타 시립 역사문화관에는 오카 성과 조카마치(지금의 타케타 시내)를 엄청 멋지게 그린 병풍회화가 있었는데 사진을 못 찍으니 눈으로만 담아야 했던게 아쉬웠음.

박물관 뒷뜰에서 엘리베이터를 타면 타노무라 타케타의 저택이 있다. 타케타시의 주요 관광지인 오카 성, 역사문화관, 타케타 저택, 타케타 온천은 스탬프지로 전부 연계 할인도 된다. 꽤 유용했음.

28b9d932da836ff23ce78ee34e80766400a11897c669149ee1754a31970c79bb4376d3

강렬한 여름(38도) 햇빛을 피하러 왔었다...

28b9d932da836ff23ce78ee34e83776a8d5015b0c0b6bf1c872a30944c69531913eb6e

에도시대 후기 미술가인 타노무라 타케타.

28b9d932da836ff23ce78ee34e82776c27f3f59f62afb13c9179f37a66f6bb04b3ffee

타케타의 부케야시키도 나름 볼만함. 동네 자체가 평지는 아니다 보니까 부케야시키가 꽤 구불구불하게 구획된 게 특이했음. 여기서 좀 더 구석으로 들어가면 목적지인 '키리시탄 동굴 예배당'이 나온다.

28b9d932da836ff23ce78ee34e85766e3da176f1d30a66099ae73d1ac13d6eee2daff4

간판도 있어서 찾고자 한다면 지나칠 일은 없다. 찾고자 하는 사람이 얼마 없을 뿐... 아마 그 시절에도 그런 느낌 아니었을까.

28b9d932da836ff23dee80e74180726d10fc9eb48d1156716621211133e7cdb7c74b9c

28b9d932da836ff23dee80e74183726bafaa2e04edb139583c4716d720df44f34e073c

간판을 따라 구석에서 또 구석으로 들어가면...

28b9d932da836ff23dee80e741827c6828b3a59a9d2602258181404bdf26d6d9470983

그 구석의 구석에서 비밀 교회를 찾을 수 있다.

28b9d932da836ff23dee80e741857c692716fe174cf4d392488de6b95943f5bd2aa039

28b9d932da836ff23dee80e741847d6ee2bf4b449a15791bd567ac70904ae640a459cc

전국시대에 오카 성을 다스리던 시가 가문이 키리시탄이었어서 타케타에는 키리시탄이 꽤 많았다고 함. 특이한 점이라면 에도 막부가 들어서고 천주교가 완전히 금지된 뒤에도 시가 가문이 이들의 존재를 탄압하지 않고 묵인했다는 얘기가 전해짐.

나름 유명한 증거가 바로 '산티아고의 종'이라는 유물인데, 키리시탄 금지령이 내려지기 직전에 주조되어 타케타에 선물되었던 종이 메이지 유신 때 오카 성을 허무는 과정에서 발견된 것. 참고로 지금은 앞의 타케타 역사문화관에서 가끔 꺼내서 전시하고 있다.

사실 종을 왜 보관했느냐를 묻기 시작하면 답이 없는 문제인데, 일본의 천주교인들은 타케타의 키리시탄들이 비호받은 것이라 믿고 싶어한다.

28b9d932da836ff23dee80e74186766f4f03bc29983c0f76e2398a960aa176ad819103

28b9d932da836ff23dee80e7418970689311146848e9febad6507b06cb372d3f81b354

잘 숨겨져온 역사 덕분인지, 아니면 우연일 뿐인지, 타케타의 카쿠레키리시탄은 그대로 잘 지내다 대가 끊겨 아무도 모르는 미스터리가 되버렸다.

이 예배당도 다른 용도로 쓰였다기엔 너무나도 교회 같으니깐 예배당으로 추측할 뿐이지, 언제 만들어졌는지, 원형(동굴을 내부로 삼고 목조로 외관을 지은 걸로 추정)은 어떻게 생겼는지와 같은 원론적인 추측마저도 없는 듯함.

28b9d932da836ff23dee80e74e807365830987d9e6051f7f7a11bc874891748aca2b58

28b9d932da836ff23dee80e74188706af8845ee377f77e012d1906df15906b7c45e130

28b9d932da836ff23dee80e74e81726806a377d2f0823f5ef3368a17b4f617f78ef913

그래도 뭔가 와보고 싶어했던 곳에 와서 성취감은 좋았음. 이제 타케타의 명소인 오카 성터로 향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