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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은 미나마타의 현황을 돌아보게 되면서 꽤 복잡해진 심정을 안고 미나마타역을 나선 날이었다. 이틀 연속으로 복잡한 일정을 수행하느라 힘도 많이 빠져 있었고 기차를 탈 때 쯤엔 이미 해도 지고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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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저녁도 안 먹고 일단 숙소에서 잠부터 자려고 했는데 근처 스낵바 단지의 호스테스로 보이는 누님(트젠)한테 재밌는게 있다며 붙잡혀 버렸다. 삐끼인줄 알아서 질색팔색했는데 데려온 곳은 이즈미 공민관(주민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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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어... 뭔가 마츠리가 열리고 있다. 전통 마츠리만 봐온 나한테는 이건 이거대로 신선한 경험이겠다 싶어 들어가 본다.

나를 끌고 온 눈나(진)는 이미 행사 도와주러 어딘가로 사라져 버림;; 마츠리한다고 진행 스텝 지원했나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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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오 카트 1판에 50엔... 아케이드 기기도 아니고 가정용 기기가 이러고 있는게 뭔가 신선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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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뻘쭘했음. 아는 사람도 없고 내 동네도 아닌데 내가 이걸 왜 구경온거지...?? 싶은 마음이 몰려들어서 일단 맥주부터 한 컵 받고 자리부터 잡아봤다.

'구이구이마츠리'라고, 2024년을 기준으로 제23회를 맞은 이즈미 동네 마츠리다. 근로감사의날 쯤에는 일본 전국 각지에서 이렇게 크고 작은 마르쉐나 동네 마츠리가 열리고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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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주로 김치도 팔리고 있다. 생각보다 꽤 많은 사람들이 사가서 좀 신기했음. 난 맥주에 김치를 안주로 먹는건 뭔가 엄두가 안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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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대충 공연들 구경하고 있는데 근처에 있던 여자가 내가 맥주에 콜라 말아 마시는 걸 보고 경악한 걸 계기로 대화하다가 그쪽 가족하고 같이 놀자고 초대받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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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맨 앞자리까지 와버렸다. 조용히 먹다 가려 했는데 이왕 이렇게 된 거 마지막 남은 힘을 쥐어짜 놀기로 결심.

여러 공연팀, 학교 동아리 등등이 공연을 마치자 이즈미노래자랑이 열렸다. 아까 그 여자도 친구랑 같이 참가하니깐 응원해달라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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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할 때 보였던 성격이랑은 너무 다른 스타일의 공연에 좀 놀랐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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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족해하는 부모님.

사모님이 이즈미와 나가시마 관광 홍보 사이트를 운영하는 듯한데, 나중에 확인해보니까 서로의 회사(아버님 쪽은 이즈미 가스회사 소속)가 서로를 스폰해주고 있는게 뭔가 애틋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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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 성격도 다들 털털하고 금술도 좋아 대화하기 너무 즐거운 가족이었다. 마츠리에서 쓰이는 교환권도 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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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별 노래들이 다 나온다. 근데 나이 든 사람들은 죄다 트로트를 부르고 젊은 사람들은 애니도 하필 옛날 애니 노래만 불러서 중간이 없었다.

내가 이 노래들을 다 알고 있는 걸 신기해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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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감하게 가사를 우주전함 '토마토'로 개사하고 토마토를 관객에게 주는 분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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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는 사모님의 우승. 상금은 무려 3만엔. 내 팀(?)이 우승하니까 뭔가 기분도 좋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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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내 마츠리에서는 떡(못 먹음)을 던지는 일이 거의 없기 때문에, 추첨식을 꽃이라 부를 수 있겠다. 공연(1시간) > 노래자랑(2시간) > 추첨식(2시간)이라는 배보다 배꼽이 큰 구성이 돋보인다.

근데 나는 아무 것도 못 받음ㅂㄷㅂㄷ 테레비에 닌텐도 스위치에 선풍기에 상품이 30가지는 되길래 망상회로 오지게 돌리고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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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추첨식도 끝나면서 마츠리가 얼추 정리되자 가족들하고도 인사나누고, 연락처도 간단히 교환하고 헤어졌다. 안 그래도 미나마타 때문에 꽤 심란했는데 덕분에 너무 재밌었음...

두루미 이후로 별 인상을 주지 못했던 이즈미가 이렇게 마지막 날에 이즈미라는 도시를 다시 찾을 추억을 안겨줬다. 여행이란 이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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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츠리의 밤은 깊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