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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다니는 엄청 조그만 횡단보도임
두세걸음 짜리 엄청 작은 횡단보도..

오늘도 길 가다가 노래 바꾸려고
횡단보도 앞에 멈춰서 노래 고르고 건너려는데
어떤 할아버지가 터벅터벅 먼저 걸어가시더라고

나도 따라 건너려는데 빨간색벤츠가 엄청 빠른속도로
내 코앞에서 할아버지 치고 나서야 멈춤

할아버지는 차에 치고 붕떠서 육교 부딫친담에 쓰러지심

나 군대 의무병도 하고 소방관련 자격증때문에 
매년 받는 의무교육에 구급법도 있음

이런 상황 벌어지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아는데
내 눈앞에서 벌어지니 걍 얼어서 아무것도 못함

운전자 아주머니 내리더니 막 울면서 어디 전화하시길래
119인줄 알았는데 남편이었음 

(첨엔 개빡쳤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너무 놀라고 무서워서
충분히 그러실수있을거라 생각듬..)

그러면서 나보고 신고해달라고 하시길래
그때서야 정신차리고 달려감

어떤 여학생이 신고했다고 하고 나는 할아버지한테 갔는데
뒤통수에서 피가 진짜 콸콸 나는거임..

가방에 있던 물티슈 다꺼내서 지혈하고 
운전자분이 계속 할아버지 고개 팔로받치려고 하시길래
그냥 놔둬야한다고 계속 말씀드리고 

의식 잃지않게 계속 할아버지한테 말걸었음
갑자기 일어나려하시길래 누워계시라하고 
119올때까지 계속 말걸음

다른 분들이 경찰 전화했냐길래
교통사고라 119랑 같이 온다고 말씀드림

빨간벤츠 앞범퍼 본네트 아에 다 먹어서 엔진다보임..
렉카 아재들도 오더니 상황보고 걍 돌아가심

운전자 아주머니는 울면서 나한테 
할아버지 돌아가시는거 아니겠죠 이러길래
괜찮으셔야죠 라고 답변드림..

할아버지말거는데 초점 못맞추고
말씀을 못하심
목소리들리면 눈깜빡여달라니 깜빡이시긴함..

119옆차선으로 오길래(사고위치가 거기서 잘안보임..)
도로로 나가 손흔들어 위치 알려드림

피 진짜 엄청 많이 흘리시더라..손떨림...
할아버지 장바구니에 맥주4캔 도로에 놔뒹구는거
정리하는데 터진 맥주 보면서 뭔가 많은 생각이들었음

사람이 참 사악하다고 생각하는게 
처음엔 최대한 도와드릴려고하고 
내 일상으로 돌아와 방금 사건을 돌이켜보니

내가 노래만 안고르고 그냥 건넜다면
내가 사고났을텐데 이런 안도감 비슷한 감정이 느껴짐
좆같음 시발...

할아버지 건강하시면 좋겠다
인터넷에서 교통사고 기사나 블랙박스 유튭보면
저런 운전자 보면 바로 쌍욕해줘야겠다 생각하고 분노했는데

막상 엄청 울면서 혼이 나가 모르는 나한테 어떻게하냐고 물어보는 모습을 보니 분노보단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더라..

암튼 사고난지 3시간정도 지났는데 아직도 손 떨리는거같다..
옆에서 도와주신 다른 분들도 고마웠다..

쩝..


운전할때 제발 딴짓하지말자..
최소한 횡단보도 앞에선 속도 줄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