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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직장인 마라토너 조현욱입니다.

1편에서 제 흑역사 사진을 보고 놀라신 분도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오늘은 저 뚱뚱했던 사람이 왜 러닝을 시작하게 됬는지
왜 그렇게 미친 사람처럼 달리기에 집착했는지... 그 속사정을 좀 털어놓으려 합니다.

2편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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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저는 달리기 전에는 정신적으로 벼랑 끝에 서 있었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아버지가 직장암 3기 판정을 받으셨습니다.
긴 투병과 항암이 시작됐고.. 어머니는 요양보호사 일을 하시게 되었고 아버지 병간호까지 도맡아 하시다 몸이 두개도 모자랄 만큼 축나기 시작했습니다.
그와중 설상가상으로 부모님과 사이가 좋지 않던 여동생도 싱글맘이 되어 혼자 아이를 키우며 힘겹게 살게 되었습니다.

가족들의 비극이 연달아 터지는데 제가 장남이다보니 친지들도 딱히 없고... 그당시 주변에선 코인이다 주식이다 부동산이다 돈 벌었다는 소리만 들려오고...

거울 속에 비친 뚱뚱하고 무기력한 제 모습이 그렇게 혐오스러울 수가 없었습니다...

깊은 심연 속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딱 그게 맞는 표현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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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를 모시고 병원에 간 어느날 한 잡지에서 이 글귀들을 보게 됩니다.

"달리기를 30분이상 지속하면 힘들다는 생각보다 상쾌한 기분을 경험한다."

"달리기는 우울증 치료에 도움이 된다"

살기위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회사에서 지급받은 경안전화를 신고 회사 헬스장 러닝머신에 올랐습니다. (절대 거짓말이 아닙니다....)

당시에 운동과 거리가 먼 제가 근육맨 운동맨들이 가득한 사내 헬스장에 방문한 것도 웃음거리인데 그런 제가 러닝머신에 올랐으니 온갖 돌려까기 무시를 당했었죠..

처음엔 무릎이 아파 3k도 뛰는게도 힘들었습니다. 그냥 경사를 높여 꾸준히 걸었고 조금씩 경사와 속도를 올려가며 걷다보니 두달 뒤 5kg정도 감량을 할수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한분이 눈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항상 365일 비가오나 눈이오나 꾸준히 묵묵히 자기와의 긴 싸움을 하고 계시는 선배 마라토너, 제 멘토스승님 서브3 227번에 달하는 김정모님이셨습니다.

꾸준히 헬스장에 와서 이상한 경안전화를 신고 러닝머신에서 고분분투하던 제가 안쓰러웠는지 먼저 다가와 주먹 파지법부터 기초적인 부분까지 세세히 가르쳐 주시던 기억이 선명합니다.

그렇게 3k부터 시작하여 5k까지 뛸수 있게 되었고 꾸준히 뛰다보니 69라는 숫자가 보이고 그렇게 살을 빼고 체력이 붙으니 신기하게도 숨통이 좀 트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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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엔 손목시계도 없어서 이렇게 스마트폰으로 일일이 다 찍었습니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습관으로 만들수 없을거 같았기 때문에... 또 뛰는 동안은 이 지옥 같은 현실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었습니다. 어쩌면 저는 살기 위해 아니 도망치기 위해 달렸던 것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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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정도 이제 러닝이 숙달이 되고 습관이 된걸 눈치채신 김정모선배님이 그 녹슬은 안전화 같은거 신고 뛰지 말고 제대로 된 러닝화 하나 사서 뛰어야 무릎을 보호할 수 있다고 하셔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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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이마트 아식스 매장에 방문하여 구매를 하게 됩니다.

그렇게 5k가 익숙해지니 7k도 뛸수 있게 되었고 10k도 뛸수있는 사람으로 변해갔습니다. 내 자신이 자랑스러웠고 달리기 할때만큼은 아무생각없이 뛸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본격적으로 뛸거면 가민이라는 시계도 사는게 좋다고 하셔서 포러너 55도 구매하게 됩니다.

그러다 코로나 시국이 찾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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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이 터질 것 같은 슬픔이 밀려오면 새벽에도 뛰쳐나가 10k를 미친듯 뛰어야 겨우 잠들 수 있었습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한파든 폭염이든 가리지 않았습니다.
코로나 때는 특히 하천, 농로, 산길등등... 혼자 미친 듯이 달렸습니다.


"왜 그렇게까지 하냐"고 묻는다면 이유는 하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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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겐 지켜야 할 울타리가 있으니까요.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에게만큼은 이 슬픔을 전염시키고 싶지 않았습니다. 언제나 강한 아빠, 든든한 남편이 되어주고 싶었습니다.

SNS나 크루 활동은 저와 맞지 않았습니다.
저는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정말 살아남기 위해 달렸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조금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저처럼 심연의 밑바닥에서 고통받는 사람도, 평범한 가장도, 다이어트가 목적인 사람도 일어서서 달릴 수 있다는 걸, 노력하면 할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습니다....

값싼동정이나 어그로를 끌려고 글을 올리는게 아닙니다.

제 가족 먹고사는거에 딱히 문제 없습니다.

신발도 작년쯤 런갤을 알고난 뒤로 15켤레나 생겼습니다....

생각해보니 저때 18년도 5k인가 10k 대회 나갔었는데 카시오 차고 990신고 뛰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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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시련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아버지는 여전히 후유증으로 고생하시고 암투병을 하며 여행한번 제대로 가기 힘든 몸이 되셨고 든든하게 버텨주시던 어머니마저 올해 유방암 2기 진단을 받고 항암 치료 중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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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아픈 아버지가 아픈 어머니를 케어하는... 진짜 기막힌 상황이죠.

하지만 저는 무너지지 않을 겁니다.
달리기가 저에게 가르쳐준 게 있거든요.

고통 뒤에는 반드시 끝이 있고... 멈추지 않으면 결국 완주할 수 있다는 것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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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인천마라톤 248을 찍고 울컥했던 건..단순히 기록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지나온 시간들을 버텨낸 제 자신에 대한 위로이자 앞으로도 우리 가족을 지킬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의 확인이었습니다.

혼자서 시작한 달리기였지만 이제는 김정모 스승님, 김윤호 선수, 기아마라톤회 선후배들, 진주 오아시스 김선현 선수, 그리고 주로에서 만나는 수많은 러너분들 덕분에 외롭지 않습니다.

제가 받은 이 에너지를, 저처럼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누군가에게 꼭 나눠주고 싶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는 다같이 소통하고 싶어 인스타그램과 스트라바 링크 첨부합니다.

제 모든걸 솔직하게 모든걸 오픈하고 끝까지 이겨내고 승리하고 싶습니다.

제발 모두의 가정에는 건강과 평화가 깃들기를... 주로와 대회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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