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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때 내신도 그럭저럭 챙기고

정시도 고3 되니까 어느정도 안정적으로 나오길래

"서성한 갈 바엔 재수한다!" 는 마인드로

남들 수시 6장 쓸 때 스카이 화공 올인함

지금 생각하면 미친놈이었지 화학과도 아니고

컷 높은 화공을 비교과 제로에 내신도 애매한 놈이

뭐 고려대 학교장 추천은 붙겟지~~ 하고 넣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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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그러고 다 떨어짐

수시 1차 발표일이 수능 다음 날이었는데

결과 보고 한 이틀동안 펑펑 운 듯

서울대는 그냥 질러본거고 연대는 수시 빡센거 알았고

거의 고대만 보고 넣은건데 다 떨어질 줄은 몰랐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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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시 상담도 안 갈려고 했음

우울해서 담임쌤한테 성재기 드립 쳤다가 혼날 뻔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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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정시 성적은 그럭저럭 나와서...

연대 전화기 쓰자니 터질 것 같아서 좀 쫄리고 그래서

전화기 바로 아래 티어 공대 넣어서 붙음

이 때 진짜 진학사 점공 돌리면서 하루하루 밥도 못 먹음

나중에 합격 뜨고 그제서야 마음이 편해지더라



근데 사람이 앉으면 눕고싶고 누우면 자고싶다고

연대 붙고 나니까 괜히 2과목 볼 걸 하는 생각이 들더라

내가 보통 모의고사 보면 화학 1컷은 고정이었는데

거저주는 탄화수소 문제에서 틀려서 2가 떴단 말임




그래서 드는 생각이

화1 봐서 미끄러졌는데

대신 지2 보고 대충 2등급 하위 점수만 맞았어도

고속성장분석기 상으로는 설공 넉넉하네?

그리고 공부 해 온게 있는데 2등급은 맞겠지 ㅋㅋ

하는 오만한 생각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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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다들 알다시피 연대 1학년은 다 송도에 가잖아?

그래서 뭔가 애매해진거임

휴학하고 반수를 하자니 반수 실패한다면

남들 2학년 신촌에서 다닐때 나 혼자 송도 가야하고

무휴학으로 다녀도 학점 낮으면 재수강하기 껄끄럽고

그래서 여름방학 때까지 진짜 할까말까만 고민하다가

어느 날 네이버를 들어가 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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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기사로 수능 응시 원서 접수기간이

언제부터 언제까지라고 올라와있는거임

그거 본 순간 삘이 딱 꽂혀서 바로 졸업한 모교 찾아가서

수능 접수하는데 동창들도 몇 명 보이더라고

걔네도 반수/재수 할 모양이었는지

이때 상당히 더웠고 날짜도 어렴풋이 기억하는데

교문 앞에 D-78이라고 써진 팻말 붙여져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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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길에 서점 들러서 바로 지2 수특 수완 사고...

인강 결제할까 하다가 용돈 받으면서 사는 놈이

인강이랑 교재 사면 몇십만원 깨지는데

기숙사 사니까 식비로만 상당히 깨져서 돈이 없음

부모님한테 사달라 하기도 좀 뭣하고



그래서 그냥 기출 몇 권으로 나머지 감 올리고

지2는 아예 깡통인데 그래도 "지구과학" 이니까

수특 수완에 기출 풀면 되겠지 하는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공부에 돌입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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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기때 학점은 15학점 들었음 다시 송도 오기 싫어서

수강후기 보고 수업 안 빡세게 하는 교수님꺼 듣고

팀플 없는거 위주로 짠 것 같음

금공강은 무조건 넣고




그래서 하루 일과가 보통 어떻게 되었냐면



다음날 수업 있는 날엔

보통 수업 끝나고 저녁 먹고 올라오면 오후 6시쯤 됨

그러면 그 때부터 공부 시작해서 새벽 2~3시까지 함

목요일엔 저녁에 인근 고등학교 봉사를 가야 해서

그거 갔다오면 이미 늦어져서 조금밖에 못 했고



다음날 쉬는 날이면 밤 새고 오전 8시까지 하다가

지하 1층 식당에서 아침 대충 먹고 자서

한 16시쯤 일어나서 다시 공부 시작함

다시 반복...




생활패턴 깨지니까 수업은 그냥 녹음기 켜놓고

뒷자리 구석탱이 가서 잤음

책 가져가서 공부하긴 좀 눈치보이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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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건 다 해본거니까 서서히 스퍼트만 올렸는데

문제는 지2였음 쌩판 첨 보는거니까

그래서 수특 풀다가 이해 안 가는거 있으면 ebsi 켜서

송원희 선생님 무료 강의 듣고...

그래도 이해 안 가면 오르비 수갤에 질문하고...

그러니까 처음엔 수특 2점 파트도 절반 이상 틀렸는데

그래도 어느정도 맞출 순 있게 되더라



내가 기억하기론 수특으로 진도 다 떼는데 20일 정도

끝나고 수특 다시 돌리면서 수완 같이 풀고

수완 끝나고 수특 수완 틀린거 다시 돌리면서

최근 5개년? 69수능 기출문제 아빠가 제본해준거

한 번 보니까 어느새 수능 코앞이더라



이 때 쯤에 쉬운 기출 풀면 44점~47점 나오고

어려운 거 풀면 35점 나오고 그랬는데

별 걱정은 안 했던 것 같음 아니 그냥 생각 자체가 없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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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내가 반수할 때 공부한 양인데

국어는 그냥 마닳 1권 조금 풀다가

시간 없어서 그냥 피지컬로 간다 하고 때려치고

영어도 좀 풀고 단어 외워보려다가 시간 없어서

고등학교 3년 내내 1등급 나왔으니까

이것도 피지컬로 간다 절평인데 90점은 넘겠지

수학은 너기출(이 책 짱 좋음 ㅇㅇ..) 확통 미적 기벡 사서

한 번씩 돌려보고 이해원 n제 샀다가 너무 어렵길래

그냥 다시 기출 풀고

물리1은 현역때 만점이었어서(물수능이긴 함)

자이스토리 한 번 보고 역학, 돌림힘 쪽 몇 번 더 보고

한국사는 아예 손에도 안 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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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전날에는 아껴둔 결석기회 써서 집에 옴

(대학수업 결석 4회 이상이면 f였음)

수능 전날에 서울대 간 고등학교 동창이

서울대 과잠 입고 우리 집 앞에 와서

수능 잘 보라고 초콜릿 주고 가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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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그렇게 수능날이 찾아왔고

수능 직전에는 내가 좀 어려워했던 국어 비문학이랑

지구과학2 공부하면서 내가 만든 노트만 챙겨갔음

과잠 입고 갈까 신분증 검사할 때 학생증 줘볼까

뭐 이런 상상도 해봣는데 꼴깝 떨기 싫어서 그냥 안 함



근데 국어 푸는데 그냥저냥 잘 풀린다 싶었는데

시간을 보니까 현역때에 비해서 시간이 너무 촉박한거임

그동안 국어를 공부를 안 했었어서 감이 떨어진건지

화작문/문학 끝나니까 30분 남대? ㅋㅋ

그래서 한 지문 끝내고 보니가 20분...

또 한 지문 끝내고 보니까 10분...



하필 마지막 지문이 제일 긴 6문항 경제지문이었는데

이건 다 읽고 풀 시간 절대 없다 생각해서

그냥 왔다리 갔다리 하면서 짜맞추기로 풂

그러니까 딱 종 칠 때 마킹 딱 끝나더라

진짜 죽는 줄 알았음 이 때


수학 영어는 그냥저냥 봤고...

물1은 4페이지 4문제 하나도 안 풀리길래

ㅈ댓다 싶었는데 순간 뉴턴이 접신한건지

다시 보니까 간신히 풀려서 4페이지 다 풀고

지2는 그냥 기억이 없음 너무 지쳐서

그러고 끝나고 나와서 노을을 보는데 너무 좋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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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집에는 못 가고 고등학교 봉사 수업이 있는데

그거 째면 애들한테 피해가 가니까 그건 안 되겠다 싶어서

다시 송도로 복귀함

거의 마지막 시간이었어서 조별 자율활동이었는데

애들 데리고 영화관 가서 터미네이터 봤음

긴장이 탁 풀리니까 너무 졸리고 다리도 아프고 그래서

영화는 보는둥 마는둥 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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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집에 와서 영어 가채점 해봣는데

듣기 틀려서 89 ㅋㅋㅋㅋㅋㅋ

진짜 울고 싶더라 몇 번을 다시 채점해보고



한국사도 공부 안 했더니 3인가 뜨고

수학은 28번 어이없게 확통문제 틀리고

물리는 4페이지 다 맞아놓고 9번까지 3개 틀리고

지2는 그래도 37점은 나오겠지 했는데 33점 나오고




게다가 바로 다음주에 기말고사도 있어서

그거 준비하느라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다시 공부함

이대로 가다간 반수 실패 확정이었으니까

그러고 평점은 2.99 나왔음 생각보다 ㄱ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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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성적표 뜨고 보니까 나쁘지 않더라고?

물리 3일줄 알았는데 2 뜨고 국어 하나 더 맞고

게다가 서울대 정시 환산점수가

수학에 가중치 1.2배인가 주고 과탐에 0.8배

영어는 깎으나 마나여서 딱 내 점수에 알맞은 점수인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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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은... 뭐 서울대 중위 공대 붙음

농대 쓸까 낮은 공대 쓸까 진짜 고민 많이 했는데

그래도 적성에도 안 맞는 농대 타이틀만 보고 쓸 바엔

떨어지더라도 공대 쓰는게 맞는 것 같더라고



합격 통지서 봤을 때 동네 초딩 학원에서 알바 중이었는데

화장실에서 확인했는데 진짜 다리에 힘이 쭉 풀리더라

애들한테 형 연대 아니고 이제 서울대라고 자랑함 ㅎㅎ






반수하고나서 후회됐던거는


1. 너무 늦게 시작한 거

여름방학 시작할 때 시작했으면 더 괜찮았을텐데

그래도 여름방학때 여행 많이 다녀서 추억 있음



2. 지구과학2 야매로 한거

아무리 지구과학이어도 모집단이 서울대 저격수들인데

너무 만만하게 봤던 것 같음



3. 영어 듣기 시간에 집중 못 한 것

그거 맞췄으면 1등급인데






뭐 의미없는 후회도 많았고 힘들기도 했지만

반수를 결심했던 8월 29일 그 날의 선택이

내 인생을 바꾼 선택이었음은 부정 못 하겠음

운도 좀 많이 작용하긴 했고 ㅎㅎ..



그래도 누가 반수할 생각이 있다 하면 말리고 싶음

하고나면 한 3년 늙어 10월쯤에 우울증도 왔고

그래도 네 마음이 시키는 대로 해라

네 인생 네가 사는데




안아줘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