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금용 시마우타 - 츗캬이부시

츗캬이부시는 '아주(一切い) 짧은 노래'라는 뜻으로 1901년 아마미오시마 남부에서 도쿠노시마 보마 마을로 장가들 신랑이 산신으로 쳤던 즉흥곡을 처제가 듣고 작사한 노래다. 듣기로는 당시엔 상당히 유행을 타서 군도뿐만 아니라 일본 본토에서도 불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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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찍 일출이 보고 싶어 밖으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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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갑자기 나타난 씬스틸러에 한눈 팔림.

군소? 군부? 해삼은 아닌 것 같은데 도저히 정체를 모르겠다. 저걸 뜯어내서 뒤집어 봤으면 알았을 텐데 그럴 자신은 없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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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을 뚫고 나온 일출. 크 이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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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이 온누리에 색상을 입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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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던 게. 절대 못 참음. 갤에다 자랑해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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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일출을 구경하던 건 아닌 듯하다. 낭만이여 낭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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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조용한 시내.

오늘 나는 섬에서 친구를 만나기로 해서 카메쓰를 떠나 북쪽으로 올라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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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의 남동쪽인 카메쓰에서 섬을 관통해 북서부인 도쿠노시마 공항으로 가는 버스. 낙도는 그 특성상 버스 배차가 얼마 없는 게 보통인데 도쿠노시마는 하필 중심지 반대편에 '공항'이 있기 때문에 공항이 목표가 아니여도 배차가 생각보다 자주 있어서 탈만하다.

나는 이걸 타고 카메쓰 바로 위의 마을인 보마로 갈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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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에서 보는 풍경도 맛도리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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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마 마을의 초입에서 내렸다. 여기서 내륙으로 들어가면 제목에 있는 '보마 선각화'를 볼 수 있기 때문.

사실 친구는 여기가 아니라 이보다 더 북쪽인 산(山) 마을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시간이 있어서 짜투리 일정을 만들어서 온 것. (참고로 마을 이름이 진짜 저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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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쿠노시마 제2봉인 아마기우데(天城岳)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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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바로 줌 렌즈의 맛...!! 생에 첫 카메라 원정이었는데 이것저것 다양하게 찍으면서 정말 알뜰하게 잘 써먹었던 것 같음.

한편 이 사진에 뭔가 부자연스럽게 불룩 튀어나온 산이 보일텐데, 류큐식 산성인 구시쿠(グシク)다. 다음 편 정도면 더 가까이 접근할 테니까 자세한 설명은 그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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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마는 도쿠노시마에서 나름 오래됐고, 번성했던 주거지다. 그래서 도쿠노시마의 지역색이 잘 드러나는 야광패 공예품이라던가 섬 축제, 류큐 신토 유적지들이 대부분 여기에 몰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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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반이 석회암으로 이루어진 아마미 군도에서 드문 안정적인 하천이 이곳으로 흐르고 있기 때문에 정착지가 생겼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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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미 군도의 북부는 태풍 피해가 심한 곳이라 산호암으로 쌓은 돌담도 가끔 볼 수 있다(참고로 도쿠노시마보다는 기카이지마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수자원에 대한 집착과 우물이라거나, 이런 돌담들을 보면 지질이 현무암이라 고생한 제주도랑 생활상이 조금 비슷해 보이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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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튼 마을에서 산을 따라 점점 내륙으로 올라가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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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645미터로 도쿠노시마 최고봉인 이노우데(井之川岳). 요즘은 이노카와다케라고 불린다. 화산 활동이 아니라 지각판 충돌과 융기로 생겨나 큰 산이 많이 없는 아마미 군도에선 아마미오시마의 해발 694미터인 유완다케 다음으로 2번째로 높은 산이다.

보마의 수자원이 저기서 흐르다보니까 꽤 신성시되었는데, 보마우데가나시(母間御ウデガナシ)라고도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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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나비인지 예전에는 알고 있던 것 같은데 지금은 몰겠고 아무튼 섹스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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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산을 따라 오르면 외양간 앞에 보마 선각화가 모셔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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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덩그러니 놓인 바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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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선각화가 세겨져 있다.

안 보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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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좀 보이나??

연구가 된 게 많이 없어서 정확한 기원은 불명이지만 최소 17~18세기 쯤에 세겨졌다고 한다. 류큐 신토의 신직인 노로(ノロ)가 점을 치는 과정에서 세긴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음.

생각보다 최근이라 조금 짜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암각화, 선각화는 언제 세겨졌든 간에 인간 상상력을 엿볼 수 있는 재밌는 유물이라고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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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지에는 총 4개의 바위가 있는데 저 계단이 놓인 바위를 제외하면 풍화가 많이 진행돼서 알아보기도 어렵다.

사람들이 그나마 내용을 알아낸 건 설화로도 전해지는 '거대 뱀'에 대한 선각화와 아까 나룻배와 화살이 세겨진 선각화 뿐.

Q. 선각화랑 암각화랑 다름?
A. 암각화는 암벽 같은 곳에 세긴, 규모가 큰 것들을 지칭하고 선각화는 단일 암석에 세긴 것들을 뜻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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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각화가 있는 곳은 부지 자체도 따로 사용하지 않고 남겨놨는데, 아마 제사장이 있었을 거라 추측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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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사장(추정)에서 신, 보마우데가나시가 훤하게 보인다.

지금도 설날에는 입산해 정상 부근의 제단에 공물을 바치는 풍습이 남아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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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다시 내려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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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또 좋아하는 느낌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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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에서 엄청나게 많이 보인 '소철꼬리부전나비'.

21세기 들어서 난세이 제도에 정착한 나비인데, 대량발생이 빈번하고 애벌레가 소철의 유엽(어린 잎)을 먹기 때문에 소철을 식재료 삼느라 소철을 잔뜩 심은 아마미 군도에선 굉장히 골치 아픈 존재다.

특히 소철의 단일성은 은행나무의 그것에 범접하기 때문에 혹자는 이 나비가 소철의 멸종을 불러올 거라고 호들갑을 떨기도 한다. 실제로 제주도랑 이바라키에서도 보일 정도로 나비의 영역이 계속 넓어지고도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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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해안으로 나왔다.

참고로 보마 해안에는 산호초가 그리 발달하지 못했는데, 아까 언급한 하천이 기수를 만들어서 그렇다고. 그 덕에 항구를 운용할 수 있었다 하니, 여러모로 하천의 수혜를 크게 입은 마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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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큐 신토의 유적인 투루 바카(トゥール墓).

류큐 문화권은 시신을 짚이나 풀에 덮어 내버려두어 백골로 풍화되기를 기다렸다가 수습하는 '세골장'을 행하는 것으로 유명했는데, 도쿠노시마에선 저 볼록한 바위 산 아래(토리이가 있는 곳)에서 노로들의 장례를 치룬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평민들은 앞뜰에 있는 잇슌냐리 묘지(イッシュンニャリ墓)에서 장례를 치뤘는데, 지금은 노로들도 없어졌고 세골장도 안 하고 있지만(그래도 대략 20세기 말까지도 했던 걸로 봄!), 이 묘지는 여전히 마을 사람들의 묘지로 쓰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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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미 군도는 가톨릭이 의외로 교세가 있는 지역이기도 함.

일본 종교 지형의 부동성은 불교가 낳은 것인데, (류큐 왕국이 불교를 믿었음에도) 아마미 군도에는 20세기에야 불교가 제대로 유입됐고, 그다지 유행하지도 못했다. 그래서 훨씬 일찍 자리잡은 가톨릭이 비집을 틈새가 있었던 것.

그래서 대략 아마미 군도의 5~10% 정도가 가톨릭을 믿는다. 일본 본토가 가톨릭에 개신교까지 합쳐도 1% 이하인 걸 생각하면 눈에 띄는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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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국은 가판대도 남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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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짜투리 일정도 끝냈으니 산(山) 마을에 있을 친구를 만나러 가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