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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향에서도 언급되지만, 중세에 돈을 빌리고 이자를 받는 건 교회에 의해 금기시되었음.


시간은 오로지 신의 것인데 시간을 통해 돈을 번다는 것(이자)은 신의 것을 탐내는 행위라는 논리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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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어느 사회나 돈을 빌려줄 곳은 필요한데, 이자도 못 받는다면 돈을 빌려줄 리가 없다는 거였음.


그래서 이 문제를 중세 사람들은 참신한 방법으로 해결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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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는 가장 많이 쓰였던 방법인 환율을 이용한 이자였음.


예를 들어 천원을 빌렸다고 하면 천원으로 갚는 게 아니라 1달러로 갚으라고 계약서를 쓰는 거임.


교회에는 내가 이자를 받는 게 아니라 달러로 돈을 갚으라고 한 것 뿐이다, 라고 주장하지만


1달러는 1450원이기 때문에 실제로는 환율을 이용해서 이자 수익을 벌 수 있었음.


늑향 식으로 이야기하면 트레니 은화 25닢을 빌려주고 뤼미오네 금화 1닢으로 갚으라고 계약서를 쓰는 느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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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는 에이브의 과거를 다룬 단편에서도 언급된 수익률 보전 계약이었음.


예를 들어 돈을 빌려서 대장간을 열고 싶은 장인이 있다고 해보자.


그럼 계약서에 돈을 빌려주었다고 하는 게 아니라 내가 얼마를 투자했다고 적었음.


그리고 장인은 내 투자금(원금)은 물론 얼마간의 수익률(이자)을 반드시 돌려주기로 하는 거지.


교회에는 돈을 빌려준 게 아니라 대장간에 투자를 하고 수익을 나눠받은 거다 라고 주장하지만,


장인은 대장간이 망하든 말든 무조건 투자금과 약속한 수익률을 나에게 지급해야 하기에 사실상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거나 다름없었음.


늑향 단편에선 '원금 보장+수익률 20, 30% 보장'은 당연한 조건이고 '원금 보장+수익률 100% 보장'의 조건을 제시하는 상인들도 있다고 언급됨.


그런데 저때의 에이브는 아직 마음이 약할 때라 '원금의 50%만 보장'이라는 당시로선 파격적인 조건으로 돈을 투자했다가 낭패를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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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는 제일 유명한 방법일 수도 있는데 걍 유대인들에게서 빌리는 거였음.


유대교나 기독교나 같은 교인에게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지 말라고 가르치는데, 어차피 서로 이교도니 빌려줘도 상관없다는 논리였음.


지금도 세계 금융을 좌지우지하는 유대 자본이 처음 싹을 튼 것도 이때로,


어차피 교회를 따르지도 않으니 교회가 뭐라고 하건 말건 유대인들은 걍 이자를 받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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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은 제일 뻔뻔할 수도 있는 수작인데 교회의 권위를 이용하는 거였음.


교회가 이자 받지 말라고 했는데, 교회를 이용해서 이자를 받는 게 무슨 소리냐고 할 수 있는데 이건 실제 성전 기사단이 써먹었던 방법이었음.


성전 기사단은 기사단이라는 명칭 때문에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사실상 최초의 국제 은행의 역할을 수행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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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럽에서 예루살렘까지 차를 타고 가려고 해도 한참 걸릴 텐데 걸어서 가려던 당시의 순례객들에게 너무나도 혹독한 여정이었음.


당연히 여비가 많이 필요했지만, 그 많은 은화와 금화를 들고 다니는 건 무겁기도 하고 재수없으면 강도를 만나 전부 털릴 수도 있었음.


그때 이용한 게 성전 기사단이었음.


그들의 본부에 돈을 맡기면 증서를 주는데, 예루살렘까지 가는 길 곳곳에 배치된 성전 기사단 지부에 들러 증서를 보여주면 필요한 만큼 돈을 찾을 수 있었음.


최초의 국제 송금 서비스였던 거임.


이 과정에서 성전 기사단은 엄청난 돈을 범.


돈의 보관비를 받는 것도 돈이 되었지만, 무엇보다도 순례객이 중간에 사망해 버리면 그 사람이 맡긴 돈은 전부 성전 기사단 차지가 된다는 게 컸음.


저 시대에 저 긴 여정을 떠나며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었겠음? 당연히 엄청난 돈이 성전 기사단에게 모일 수밖에 없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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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성전 기사단은 그 돈을 각국의 왕과 영주들에게 빌려주어 수익을 얻었음.


신의 뜻을 따른다는 성전 기사단이 어떻게 이자를 받을 수 있었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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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ㅅㅂ놈이? 감히 교회 기사단인 우리에게 돈을 빌리고도 '헌금'을 낼 생각을 안 했단 말이야?


교회에 큰 돈을 빌렸다면 그만큼 큰 '헌금'을 내서 감사를 표해야겠지?


내가 받는 건 절대 이자가 아니라, 네가 자발적으로 내는 '헌금'일 뿐인 거야, 알겠지?


라는 논리로 헌금(절대 이자 아님, 아무튼 아님)을 통해 수익을 올렸음.


심지어 이보다 더 직접적인 수단까지도 썼는데, 걍 교황이 얘들은 세속법에서 면제다라고 선언해 버린 거임.


이교도들과 전쟁을 해 성지를 되찾는 신의 사업을 하는 이들이니, 이자를 받는 게 아니라 신의 사업을 위한 실비를 보존받는 거란 논리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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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향 본 뒤로 중세 이야기에 빠져서 계속 중세 관련 내용만 찾아보고 있는데 확실히 흥미로웠음.


이건 특히나 재미있게 본 내용이고, 늑향에서 언급된 이야기들도 많아서 한 번 글 써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