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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구토tv 애비 파라무그손 입니다


자꾸 뇌절쳐서 미안한데,


그냥 퇴근하고 할일 없어서 글쓰는거니까 좀 봐주세요 


시청자 분들은 보통 “시”라고 하면 뭐가 떠오르나요?


수원시, 성남시, 청주시, 전주시..


시장 선거 있음


시의회 있음


예산 있음


조례 만들고...


대충 아 여긴 하나의 지방정부구나... 싶은게 정상인데 


근데 제주도 가면 이게 갑자기 바뀝니다


제주시


서귀포시


이름만 보면 당연히


아, 제주시장 시민들이 뽑겠네? 싶은데?


아닙니다


현재 제주시와 서귀포시는 일반적인 기초자치단체가 아니라 행정시입니다


제주특별법은 제주도 관할구역에 지방자치단체인 시,군을 두지 않고,


지방자치단체가 아닌 시, 즉 행정시를 둔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시장도 시민 선거가 아니라 도지사가 임명합니다


제주시는 이름은 '시'이고


실제 신분은 제주도청 산하 민원센터..


비슷한 행정기관이라 보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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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오해하면 안되는게


제주시는 처음부터 가짜시였던 게 아니엇습니다


예전 제주도에는 기초자치단체가 4개 있었읍니다


제주시, 서귀포시, 북제주군, 남제주군인데


이때는 우리가 아는 일반적인 지방자치단체 구조에 가까웠습니다


시,군이 있고, 시장,군수 있고, 기초의회 있고, 지역별 정치와 행정이 따로 굴러가는 구조..


뭐 그냥 흔한 자치단체 구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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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2006년에 제주특별자치도가 출범하면서 바뀐건데요 


제주도는 2005년 주민투표를 거쳐 4개 시,군을 폐지하고,


제주도 하나로 통합하는 단일 광역자치체제로 개편되었습니다  


대충 정리하면


원래는 제주도라는 큰 집 아래


제주시, 서귀포시, 북제주군, 남제주군이라는


작은 집들이 따로 있었는데



지금은 작은 집들을 없애고


제주특별자치도라는 큰 집 하나로 합친 것이라 보면 되겠습니다 



그래서 지금 제주시와 서귀포시는 이름은 남아 있지만,


예전처럼 독립된 지방자치단체는 아니게 된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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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런짓을 했냐면 


당시 명분은 나름 그럴싸했습니다



제주도는 섬이다 

지역이 딱 떨어져 있어서 행정 실험하기 좋다

제주를 국제자유도시로 키우려면 빠른 결정이 필요하다

그러려면 시,군이 따로 놀지 말고 제주도 하나로 뭉치는 게 낫다

중앙정부 권한도 제주도로 많이 넘겨받자


즉 핵심은 제주 원팀 만들어서 으쌰으쌰 해보자가 컸습니다


예전 구조에서는 제주도 안에 제주시, 서귀포시, 북제주군, 남제주군이 따로 있고


그러면 큰 사업 하나 하려 해도 이해관계가 복잡해집니다


예를 들어 제주 전체 개발계획을 세운다고 생각 해봅시다


제주도청 생각 따로,

제주시 생각 따로,

서귀포시 생각 따로,

북제주군 생각 따로,

남제주군 생각 따로.


이렇게 되면 정책 추진이 느려질 수 있으니 


그냥 제주도 하나로 묶어서 빠르게 움직이자


라고 생각한거죠 


근데 문제는 여기서 생겼습니다


빨리 결정하는 건 좋은데,


그만큼 한사람에게 힘이 너무 몰릴 수 있다는 거죠


여기서 한사람이 누구냐?


제주도지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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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제주 안에 제주시장, 서귀포시장, 북제주군수, 남제주군수가 따로 있었고


주민들이 직접 뽑았고, 지역별로 책임지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근데 특별자치도 되면서 기초자치단체가 사라졌고


지금은 제주시장은 도지사가 임명하고 


서귀포시장도 도지사가 임명


기초의회는 없고..


그러다보니 큰 결정은 제주도청 중심으로 흘러가게 된거죠


물론 장점은 있었습니다


결정이 빨라지고, 제주 전체를 한 번에 굴리기 쉬워진거죠


근데 문제는?


도지사한테 힘이 너무 몰렸습니다


제주시 일이 마음에 안 들어도


제주시장을 시민이 직접 투표로 응징할수 없습니다


왜냐면 시민이 뽑은 시장이 아니라, 도지사가 임명한 시장이니까요


즉 시장은 시민들 눈치 보는게 아니라 도지사 눈치를 보게 된거죠 


제주 전체를 빠르게 굴리는 효율성은 생겼지만,


지역 주민이 자기 동네 행정을 직접 통제하는 힘은 약해졌다는 문제인거죠


중앙정부 상대로는 분권인데, 정작 제주도 내부에선 도지사 몰빵인


아이러니한 구조인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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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웃긴 건 제주시가 무슨 조그만  시골 읍내 수준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제주도 인구의 상당 부분이 제주시 쪽에 살고 있는데


이렇게 큰 도시의 시장을 주민이 직접 뽑지 못합니다


내륙 기준으로 보면 이상한 일입니다


인구 수십만 도시가 있으면 보통 당연히 시장 선거가 있고


수원시장도 뽑고, 성남시장도 뽑고, 청주시장도 뽑습니다


그런데 제주시민은 제주시장을 직접 못 뽑습니다


그러니까 제주시민 입장에서는 이런 생각이 들 수 있는거죠


우리 동네 규모면 시장 선거 있어야 하는 거 아님?

왜 우리는 도지사가 임명한 시장을 봐야 함?

제주시가 무슨 도청 민원센터냐?


살펴보는 우리 입장에선 꽤 흥미로운 구조지만


주민 입장에서는 답답할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자기 삶에 가까운 행정은 제주시청이 처리하는데,


그 제주시청의 책임자인 시장을 직접 뽑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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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문제 때문에 계속 나오는 주장이 있는데요


기초자치단체를 다시 만들자입니다


제주시장도 주민이 직접 뽑게 하자

서귀포시장도 주민이 직접 뽑게 하자

기초의회도 다시 만들자

제주도지사에게 몰린 권한을 나누자


이게 기초자치단체 부활의 대략적인 논의 입니다


그런데 단순히 예전처럼 제주시,


서귀포시 2개로만 돌아가자는 얘기는 아닙니다


왜냐하면 제주시가 너무 커졌기 때문이죠


그래서 나온 대표 안 중 하나가


동제주시

서제주시

서귀포시


이렇게 3개 기초자치단체로 나누자는 구상이었었습니다


쉽게 말하면 지금은: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행정시, 서귀포시 행정시


이런 구조인데,


개편안은


제주특별자치도 -> 동제주시, 서제주시, 서귀포시


이렇게 만들자는 거죠


이러면 각 지역마다 시장을 뽑고, 의회도 두고,


자기 지역 문제를 더 직접적으로 다룰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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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만 들으면 쉬워 보입니다


근데 행정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습니다


기초자치단체를 다시 만들려면 엄청 많은 문제가 따라오거든요


1. 법을 바꿔야 합니다

제주특별자치도 구조 자체와 관련된 문제라 법 개정이 필요해요



2.  행정구역을 나눠야 합니다

동제주시와 서제주시를 만든다면 어디까지가 동제주고 어디부터가 서제주인지 정해야 합니다



3. 청사를 정해야 합니다

새 시청을 어디에 둘 거냐가 문제인데 이건 지역 자존심, 교통, 상권, 땅값이 다 걸린 문제라 쉽게 안 끝납니다



4. 공무원 조직을 나눠야 합니다

기존 제주도청, 제주시청, 서귀포시청 공무원들을 어떻게 재배치할지 정해야 합니다



5. 예산을 나눠야 합니다

각 기초자치단체가 얼마를 가져갈지 정해야 합니다



6. 의회도 새로 만들어야 합니다

기초의원이 생기면 선거구도 만들고, 의회 운영비도 들고, 정치 구조도 바뀝니다



이러면 결국 지역 갈등도 생기고, 예산 분배 싸움은 당연히 생깁니다 


기초자치단체 부활은 단순히 입으로만 밀어붙일 수 없습니다


구역, 돈, 조직, 선거, 청사, 권한을 다 새로 짜야 하는, 


그러니까 제주도 행정 시스템을 다시 설치하는 대공사입니다


패치하는게 아니라, 운영 체제를 아예 싹 갈아엎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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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제가 흥미로운 이유는,


제주도가 한국 지방자치의 모순을 아주 잘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겉으로 보면 제주도는 엄청 분권적인 이미지가 있습니다



멀리 떨어진 섬,

제주특별자치도

특별한 자치권

국제자유도시

중앙정부 권한 이양

자치 실험


말만 보면 본토와는


다른 엄청 자율적인 지역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안으로 들어가 보면 아이러니 합니다


제주시민은 제주시장을 직접 못 뽑음

서귀포시민도 서귀포시장을 직접 못 뽑음

행정시는 독립된 지방정부가 아님

도지사와 도청 쪽에 권한이 몰빵



겉으로는 분권의 상징인데,


내부적으로는 도지사 권한 집중 논란이 있는 구조인거죠 


결국 제주도는 중앙정부로부터의 분권은 이뤘지만,


그 권한이 주민 가까이 내려갔는지는


아직도 질문이 남아 있는 행정 실험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