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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강버스에 대한 여러 괴담들을 듣고 정말 그 정도인가 싶어 직접 따릉이를 타고 한강버스와 대결을 하기로 했다.

참고로 필자의 스펙은 운동과 거리가 멀진 않지만 또 특출나게 잘하지도 않는 평범한 20대 남자다.

코스는 시점인 여의도 동부 승강장에서 16:05분에 동시에 출발하여 종점인 잠실 승강장까지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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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나루역에 도착했다. 오늘 무슨 행사라도 있는지 사람이 아주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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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나루역에서 한강버스 승강장까진 도보로 약 5분이 걸렸다. 저기 출발 대기중인 배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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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여정을 함께할 따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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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문제가 생겼다. 분명 출발 시간인 16:05분을 지나 10분이 다 되어가는데 배가 출발할 생각을 안 한다. 나한테 자발적 핸디캡이라도 주려는건가?

4시 11분, 드디어 우리는 동시에 출발했다. 영상 찍었는데 날라가서 못 올린거 양해좀

그나저나 여의도 한강공원에 사람이 너무 많아 그거 뚫고 가는게 첫 난관이었다. 잼민이들이 자전거길에까지 막 다니는데다 옆으로 넓은 2인승 자전거+꼬마들이 탄 자전거(얘네는 균형이 불안해 언제 갑자기 방향을 틀지 모르기 때문에 위험함)로 개판 5분전이었다.

심지어 따릉이의 종특인 열악한 관리 상태로 인해 자전거벨까지 고장나 누구 추월할 때마다 큰 소리로 추월이요! 하고 지나가야했다. 솔직히 쪽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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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속도 도달에 시간이 걸리는 배의 특성 상 초반에는 따릉이를 탄 내가 앞서갔다. 원효대교를 지나 한강철교에 반 정도 왔을 무렵까지 한강버스는 좀 뒤에 쳐져있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쉽게 이길 줄 알았다.

하지만 물 위를 자유롭게 떠다니는 배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한강철교 정도까진 그래도 비등비등했는데 그 지점을 지나자 한강버스가 쭉 치고나가기 시작했다.

한강(남쪽)에서 자전거 타 본 사람은 알겠지만, 한강대교-동작대교 간 언덕구간을 지나자 자전거 속도가 상당히 떨어졌다.

한강버스는 더욱 탄력을 받아 이제 육안으로 식별이 안 될 정도로 거리를 벌렸다. 이렇게 지는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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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동작대교, 반포대교를 지나서 한강버스의 첫 경유지인 압구정 승강장이 있는 한남대교에 도착할 무렵 한강버스가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

한강버스가 승강장 접안을 위해 속도를 줄이는 틈을 타 약 16시 38분 경 한남대교 인근에서 재추월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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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압구정 승강장에 도달하기도 전에 나한테 재추월당한 시점에서 승부는 이미 결정나있었다. 한강버스의 정거장은 여의도-압구정-옥수-뚝섬-잠실 이렇게 되어있는데, 서울 지리를 아는 분들은 보이겠지만 정거장이 압구정~잠실 구간에 모여있다.

한 마디로 그나마 정차시간 없이 온전히 제 속도로 달릴 수 있는 여의도-압구정 구간에서 나랑 차이를 많이 벌려놨어야 했는데, 벌리기는 커녕 역전당해버렸으니...

이 뒤로는 한강버스가 오히려 육안으로 식별이 어려울 정도로 쳐져서 사진을 찍을만한게 없었다.

탄천(강남구-송파구 경계)에 도착하니 16시 58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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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천 건너에 잠실종합운동장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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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는 여기서 반강제로 핸디캡을 떠안게 됐는데, 탄천을 바로 건너는 자전거길이 공사중이라 탄천을 따라 남쪽으로 좀 돌아가서 건너야 했다. 한강버스에게 좋은 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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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천을 건너고 얼마간 달리자 잠실대교 인근에 이 레이스의 결승선인 잠실승강장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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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승강장에 도착하니 시간은 17시 05분이었다. 그러면 한강버스는 어디까지 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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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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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롭게 따릉이를 반납하고 승강장쪽으로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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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강장 내부에는 cu 편의점, 윗층의 bbq 치킨 등 여러 부대시설이 있었다. 오세훈 시장 말로는 이 부대시설로 수익금의 75%를 충당하겠다던데, 될지는 의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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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롭게 따릉이를 반납하고 천천히 들어갔는데도 한강버스 도착까진 아직 25분이나 남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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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간을 이용해 한강라면을 사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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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다. 원래 계획은 한강라면을 먹은 후 한강버스를 타고 여의도로 복귀하는거였는데, 주말이라 그런지 생각보다 사람이 많아 이미 오래전에 번호표가 마감되어있었다... 이게 뭐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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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대신 지하철을 타기 위해 잠실새내역까지 1km를 걸어가야했다. 여기서 한강버스의 타 대중교통 연계성이 얼마나 병신인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자 이렇게 한강버스와의 대결은 따릉이의 압승으로 종료됐다. 여기서 한 가지 호기심이 들었다.

과연 중간에 반포대교쯤에 들러서 한강라면 먹으면서 천천히 쉬다 가도 한강버스보다 빨리 갈 수 있을까?

정원오의 서울시장 당선을 기원하며, 다음주에 돌아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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