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요즘 출산율 크게 오른다고 말이 많죠?
그래서 왜 올랐는가에 대해서 살펴보아요.



1ebec223e0dc2bae61abe9e74683726d31d7a7cbee768fa290a06120f9a39a754d49c83477c70317b1747eb1a87f



합계출산율(TER)이란?

가임기 여성 1명이 평생 동안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의미하는 인구 지표입니다. 이는 우리가 가장 흔히 보는 출산율 관련 지표이지만, 실제로는 15~49세에 해당하는 가임기를 당해 년도로 압축시켜 일반화한 수치이기 때문에 구조적인 한계를 지닙니다.



1ebec223e0dc2bae61abe9e74683726d31d7a7cbee768fa491a56120f9a39a75da00c1e57652e746ec0ab2c004e30f



TER지표의 한계로 인해 나타내는 대표적인 현상이 바로 '템포 효과'입니다.

쉽게 말하자면 출산지연 효과라 할 수 있습니다. (사회적 격변, 경제 위기, 부동산 폭등, 교육수준 향상, 사회진출 연령의 증가 등) 현실적인 이유로 출산지연이 심해지다가, (더 늙으면 생물학적으로 출산이 어려워서, 사회적인 마지노선, 국가 지원의 증가, 경제적 능력을 갖춤 등) 다양한 이유로 미뤄왔던 출산을 특정 시기에 몰아서 실현하면 일시적으로 출산율이 반등하는 착시가 생깁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간단한 예시를 들어봅시다. 가령 모든 여성이 20살에 1명&21살에 1명을 낳는 법이 존재하는 A국이 있다 가정해봅시다. 그러나 2016년 갑자기 법령이 개정되어 모든 여성이 30살에 1명&31살에 1명을 낳아야 하는 것으로 바뀌었다고 가정한다면 실질적인 출산경향성은 여전히 2.0명이지만, 2016년부터 2026년까지의 합계출산율(TFR)은 0.0이 됩니다.



1ebec223e0dc2bae61abe9e74683726d31d7a7cbee768fa790a3614fb8aa993c355c572771f671cda786fc9c

2000년대 전후로 초산연령이 급증하는 체코


템포 효과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체코가 있습니다.
1999년 체코 출산율은 1.13명을 찍고 이후 완만히 회복되다가 2021년 1.83명으로 유럽 최고 수준을 달성합니다. 그러나 2025년, 불과 4년만에 1.27명으로 추락합니다.

TER로만 보면, 체코가 엄청난 출산정책을 펼쳤다가 엄청나게 실패한 것 같지만, 실제로는 2021년즈음 출산을 미루었던 산모들이 몰아서 출산하며 일시적으로 출산율 상승을 이끌었던 템포효과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1ebec223e0dc2bae61abe9e74683726d31d7a7cbee718aa693a66120f9a39a7590fc3e0ebfa2161045e71d1281b97c



이어서 한국의 템포효과에 관해 살펴보겠습니다.
(회색 실선은 기존 합계출산율, 파란 실선은 초산 연령 증가를 보정한 합계출산율, 회색 점선은 중위 초산 연령)

위 그래프 상, 한국은 2000년대 초반부터 출생아수가 40만명대로 곤두박질쳐 합계출산율 1.3명 미만의 초저출산이 시작되었지만, 혼인 연령 상승 효과를 보정한 파란 실선을 보면 실질적 출산율은 1.5-1.6명으로 차이가 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템포효과를 보정한다면 사실 한국의 실질출산율은 아직 1.0 밑으로 내려간 적이 없다는 놀라운 사실)



1ebec223e0dc2bae61abe9e74683726d31d7a7cbee718aa890aa6120f9a39a75ec055a83a52d75543a99cf12c2f51c



2020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의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 35년간 초산연령이 꾸준히 상승해온 국가로써 한국의 출산율 감소에 출산연령 지연 효과가 가장 크다는 연구결과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출산 지연이 생물학적으로 더 이상 진행될수 없을 수준까지 가면 템포 효과가 사라져 출산율이 반등할 수 있다는 석학들의 의견이 있습니다.

다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러한 출산지연 효과는 좋지 않습니다. 필연적으로 출산지연은 출산경향성 자체의 하락을 유발하기 때문입니다.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생물학적 가임기의 기간이 줄어드니 당연한 수순)



1ebec223e0dc2bae61abe9e74683726d31d7a7cbee718ba094aa6123f9af8e379fc9046027f75773404205d06a0e4bb498



한국은 다시 말하지만 지난 35년간 지속적인 템포 효과의 영향으로 실질출산력보다 합계출산율을 낮아지는 현상을 겪어왔습니다. 그 상태에서 19년도 당시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및 거대한 양적완화가 발생합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변화 몇 가지를 짚어볼 때 가장 특징적인 점은, 팬데믹 이후 각국의 초저금리 정책과 대규모 경기 부양금 살포입니다. 봉쇄로 인한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주요국들은 시중에 풀린 막대한 유동성을 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이는 모두가 알다시피 실물경제가 아닌 주식, 부동산, 가상자산 시장으로 쏠리게 됩니다.


1ebec223e0dc2bae61abe9e74683726d31d7a7cbee718ba695a16127feb2863675b3f0d031eadc3f5ed918017761dc01bb


코로나가 발생시킨 주거비용 폭등은 노동소득을 기반으로 삼는 청년층, 신혼부부의 내집마련 비용과 기간을 크게 늘립니다. 주거안정성이 출산율에 미치는 막대한 영향을 생각한다면.. 이는 자연히 막대한 출산지연 현상을 낳습니다.


1ebec223e0dc2bae61abe9e74683726d31d7a7cbee718ba194a76120f9a39a7594c5b8ea2cb55bc8d79a38ad88ddd6



더불어, 대한민국을 비롯한 관혼상제를 중시하는 동아시아 문화권은 서구권과 비교해 혼외출산율이 극도로 낮습니다. 출산에는 결혼이라는 선행조건이 반드시 붙어야한다는 것입니다.

즉, 연애-결혼-출산으로 이어지는 한국의 출산 패턴은 코로나19로 인해 결혼식이 대거 미뤄지거나 취소되면서 매우 큰 타격을 받습니다. 속도위반이라는 꼬리표를 붙이고 싶지 않으니 결혼이 미뤄진만큼 출산도 뒤로 미루는겁니다.

이렇듯, 2019-2023년 사이의 팬데믹은 교육수준 증가, 경제 위기와 같은 일반적 출산지연 요인에다 부동산 폭등+결혼식 연기라는 사회경제적 템포효과를 극도로 강화했습니다.

따라서 이 글의 보다 적합한 제목은 사실 '대한민국의 출산율이 왜 올랐는가?'가 아니라 '지난 몇년간 대한민국의 출산율이 왜 극단적으로 폭락했었는가?'에 대한 설명이라도 봐도 무방합니다.



1ebec223e0dc2bae61abe9e74683726d31d7a7cbee7188a491a26120f9a39a757511951cdb9ed8bb2f2e4cbd3a04d5



실제로 작년 출산율 통계를 분석한다면, 2025년의 출산율 상승을 견인한것이 90년대생 에코붐 세대가 아닌 80년대 후반생임이 드러납니다. 자료를 보면, 만 24세 이하를 뺀 전 연령층에서 증가했지만, 만 35~39세의 증가폭이 두드러졌습니다!

(12월까지 전부 합쳐진 잠정통계 기준 25-29 +0.6 / 30-34 +2.9 / 35-39 +6.0)

즉, 86~90년생, 세간의 인식상 생물학적 한계로 여겨지는 40세가 되기 전에 막차를 타려는 사람들이 출산율 상승을 조금 더 견인했다라는 결과가 나옵니다.

그래서인지 출산율 상승에도 불구하고 평균 출산 연령은 33.8세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으며, 게다가 35세 이상 산모의 출생아 비중도 2025년에 37.3%로 역대 최고치였다고 합니다.





결론: 근 몇년간 한국의 극단적 초저출산의 가장 큰 원인은 출산지연 효과로 추정된다. 이는 이전부터 한국 출산율 하락의 주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된 템포 효과(출산지연 효과)가 코로나19가 초래한 사회문화적 변동으로 인해 급격히 증폭되었기 때문일 수 있다.





1ebec223e0dc2bae61abe9e74683726d31d7a7cbee7188a692a26120f9a39a751223ff81c0006aad99ee8ccd060e24


그렇다면 결국 지금 출산율 상승은 그냥 코로나 기저효과 데드캣바운스라는 소리인건가요?

역시 한국에는 아무런 희망이 없는wwww



이라고 하실 분들을 위해 다른 자료도 몇가지 준비해왔습니다.




1ebec223e0dc2bae61abe9e74683726d31d7a7cbee7188a794ab6120f9a39a758f4af6a7f20fc889db3bbf763a25


https://mods.go.kr/board.es?mid=a10301010000 &bid=204&act=view&list_no=445260

2026년 3월 인구동향은 여러모로 특징적인 면을 가지고 있습니다.

전년 동월 대비 출생아 수 +19.4%라는 대기록(통계 작성 이래 최대 증가폭)을 달성하기도 했지만, 우리가 가장 주목해야 할 지표는 작년 1분기 => 올해 1분기 연령별 혼인율 변화입니다.

30-34세보다 25-29세 여성 혼인율 증가폭이 2011년 이후 처음으로 더 높아졌는데, 이는 계속 강조되었던 '35년간 끊임없이 올라가던 초산연령 증가세'가 역전되고 있다는 사실을 시사합니다. 근래의 상승세가 정말 100% 코로나 기저효과였다면 초산연령은 더욱 가파른 증가세를 보여야 하거든요.



1ebec223e0dc2bae61abe9e74683726d31d7a7cbee7189a191a66120f9a39a7511dfc162d41b36ac93502e398e5ca8


합계출산율은 위에서 이미 설명했듯 실질적 출산율보단 단기적인 당해년도의 출산 경향성을 반영하는 지표입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90년대생 인구가 많아서 '출산율이 오른다!!"라고 이야기하지만, 사실 가임기 여성의 총 인구(분모)가 늘어나면 출생아 수(분자)가 늘어나더라도 모수 자체가 커져서 합계출산율 지표에는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합계출산율 산정 시에는 모수 크기에 관한 보정도 당연히 들어갑니다.

(물론 언론에서는 이미 '생물학적인' 가임기 여성 집단으로 분류된 에코붐 세대가 '사회적인' 출산적령기에 들어갔기에 출산율 상승의 원동력이 되었다라는 의미로 사용하겠지만, 이를 종종 출산율의 상승 원인 = 90년대생이 낳는 출생아수의 증가로 생각하는 분들이 있는데 이는 과도한 비약입니다.)

따라서 지금의 출산율 반전 현상은 인구구조상의 일시적 반등보다, 실제로 결혼/출산에 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화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1ebec223e0dc2bae61abe9e74683726d31d7a7cbee7189a895a16123f9af8e37dbf477af52ac11c453bffed51e6e23b27a



출산과 육아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화하는데 있어서는 다양한 요인들이 작용합니다. 최근 범람하는 육아릴스/바이럴이 그 원인일수도 있고, 요즘 들어 잠잠해진 젠더갈등의 기조가 원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솔직히 전 진심으로 국가에서 소셜 미디어에 육아 바이럴 돌리고 있다고 생각함...)



1ebec223e0dc2bae61abe9e74683726d31d7a7cbee718ea094a46120f9a39a75806eea5b1c48627c6804e7fb572c1a


실질적인 출산율 상승을 이끌었다고 평가받는 정책도 있는데, 바로 신생아 특례대출제도입니다. 정부가 2023년 여름에 발표하고 2024년 1월부터 신혼부부에게 최대 4억원까지 저금리에 주택 구입 대출을 제공했는데, 딱 이때부터 소득 상위 30% 집단과 30대 여성의 출산율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는 저출산고령화사회위의 연구가 있습니다.

반면 가구 소득분위 하위 50%에서는 그다지 효과가 없었는데 이 계층으로 가면 신생아 특공이 있다고 해도 애초에 신축 아파트에 대한 청약 대금을 내는 것이 어려운 수준이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왜 출산율이 올라가지?..'30대 후반 고소득 직장인 여성' 출산율 상승 이끌어 >>  https://share.google/yjLdbGVLdPkjjKEvl



1ebec223e0dc2bae61abe9e74683726d31d7a7cbee718ea395a16123f9af8e3799dbdb46ddef38d4dc89921f8b3a38322d



물론 인터넷에선 조이고 댄스같은 엽기적인 저출산 대책이 나돌아다지만, 정부도 저출산 극복을 위해 그간 꽤나 급진적인 대책을 발표해왔습니다. 불과 몇년전까지 '결혼 페널티'로 불리며 혼인신고를 기피하게 만들던 부동산 정책도 이제 180도 바뀐 것은 물론이고, 신생아특공+신생아특례+부부 개별 청약 등으로 인해 이제는 역차별 이야기까지 나올 정도로 유자녀 가정에게 혜택을 몰아주고 있는 중입니다.




1ebec223e0dc2bae61abe9e74683726d31d7a7cbee718fa092a66127feb2863688972851f36e7bdd4a5f97232e95422b61



물론, 사실 인류에게 출산율 위기란 아직 해결되지 않은 난제입니다. 저출산 시대의 도래 이후, 2.1명(한 국가의 인구 규모가 자연 감소하지 않고 현재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대체출산율)을 지속적으로 유지한 국가가 아직 단 한곳도 없거니와, 애초에 출산율이 이렇게 하락했다는 근거, 상승한다는 근거조차 여러 가설만이 난무할 뿐 확실한 정론은 없습니다.

그렇기에 오늘 소개한 템포 효과 또한 현 출산율 추세에 영향을 주는 한 요인에 불과할뿐이지 실제로는 어떠한 사회적 변인이 지금의 출산율 상승을 견인하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가 연금받고 잘 살려면 이왕이면 출산율이 오르는게 더 좋겠죠?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dc official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