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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에는 다들 조부모님 봬러 시골에 가잖아? 나도 당연히 해마다 갔었는데


당시 그 마을은 총 10가구 남짓 되는 엄청 작은 마을이었음


마을 규모가 작은 이유는 원래 300가구정도 되는 나름 큰 동네였다가 근처에 댐을 짓겠다고 정부에서 전부 보상 해주고 이주시킴


소수의 사람들이 떠나지 않고 그 위로 올라가서 산을 일부 깎고 집 뜯어다가 옮기고 만들어진 마을인거지


거기서 더 올라가면 길도 안나있는 오래된 사찰이 하나 있었는데


당시 어른들도 서로 기억이 일치하지 않는걸 보니 엄청 오래전에 이미 발길이 끊긴지 오래된 사찰인듯 했음


대충 들은 얘기중에 다들 똑같은 얘기를 했던건 아주 오래전에 만들어진 사찰이며, 6.25전쟁 훨씬 이전에도 이미 그곳엔 사람이 없었다 정도


전쟁 이후 나라에서 산에다가 나무 심기 전까지만 해도 근처가 전부 민둥산이었는데 이때 사찰도 대부분이 훼손되면서 형체가 거의 남아있지 않았음


내가 늦둥이라 명절에 시골 가면 친척들이랑 나이대가 안맞아서 혼자 엄청 심심했는데


나랑 나이대가 비슷한 애들 몇명이 있어서 서로 친척관계도 아닌데 걍 당연한듯이 명절마다 모여서 같이 다녔음


이 사찰이 바로 우리의 아지트였던거지


각자 집에서 음식이랑 술 담배 챙겨와서 우리끼리 일탈을 벌이는 맛이 죽여줬지 ㅋㅋㅋ 아무도 안오는곳이니깐 진짜 편했거든 시간도 잘갔고


10년 넘게 가면서 한번도 사람이 온적이 없었는데 고2때 사건이 터짐


나 포함 원래 고정 멤버가 6명이었는데 1명이 몸 안좋다고 그 날은 5명이 갔음


술도 어느정도 먹었고 대충 정리하고 내려가려는데 밑에서 누가 올라오는 소리가 들리더라


어른들한테 술 마신거 들킨줄 알고 쫄아서 쓰레기 대충 던저버리고 풀 속으로 숨었음


얼굴을 보니까 모르는 사람이길래 대충 다른 마을 사람이겠거니 하고 대기 탔는데


배낭에서 이거저거 꺼내서 바닥에 놓더니 혼자 합장하고 바로 돌아가더라


미친놈같았음;;; 위에서 말했듯이 이미 수십년전에 나무 하러온 사람들이 사찰 자체를 뜯어간지 오래라 거의 터만 남아있었거든


올라오기까지 길도 제대로 안되어있어서 굳이 여길 올 사람이 없는곳인데 이거저거 놓고 합장까지 하고 가니까 느낌이 쎄했음


가고나서 뭐 놓고갔나 확인해보니까 신문지에 전 몇개랑 옛날 과자 뭐 이런 제사상에 올라올법한 것들이었음


대충 그런것들 확인하고 내려가려는데 멤버중에 한 새끼가 "오 굿 ㅋㅋㅋ" 하면서 전이랑 과자를 집어먹더라고


바로 뜯어말렸지 미친새끼야 그걸 왜처먹냐 이러면서


그렇게 실랑이 벌이다가 돌아봤는데 음식 놓고간 사람이 다시 와서 우리 보고있는거임


그 시발 뭔가 알 수 없는 살기같은게 느껴지고 가까이서 보니까 눈빛도 이상하고 칼빵 맞을것같고 무서웠음


처먹은놈이 바로 고개 숙이면서 사과 했는데 무시하고 슥 지나치더니 자기가 놓은 음식들 앞에 가만히 앉아있더라


바로 우린 도망갔고 집에 도착해서 어른들한테 말했더니 아무도 정체를 모르고 그런데를 왜 가냐고 혼나기만 하면서 끝남


이후로 조부모님이 다 돌아가시면서 그 동네에 갈 일이 없다보니까 벌써 10년도 훌쩍 지났는데


올 설날에 할아버지 성묘 갔다가 옛날 기억 되짚어서 한번 올라가봤음


가보니까 여전히 그때랑 똑같고 뭐 별거 없구나 ㅎㅎ 하면서 다시 내려가는데


그 때 그 새끼 또 만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