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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심한 새벽.. 잠을 자지 않고 요리대회 념글들을 정독하던 블붕이는 문득 "요리"가 뭔지 생각해보았다



요리라는 것은, 한때 생물(였던것)을 음식이라는
하나의 형태로 승화시킨 것이 아니던가?

그리고 생물에게는 그들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유전자가 저장 되어있는 DNA가 존재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귀납적 논증을 거쳐본다면,


DNA는 후대에 계속해서 전해야할 유전정보를 가지고 있기에 생물에게 있어 가장 중요하다.

요리는 생물(였던것)을 음식으로 만드는 과정이다.

그렇다면 생물의 DNA를 추출해서 먹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요리다운 요리를 만들어 내서 먹는 것과 다름없다.


라는 결론을 도출해낼 수 있다. 나의 결론에 신빙성이
있는지 신뢰가 되는 기관에서 검토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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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어원피셜 요리의 뜻이다.

이를 바탕으로 한다면 생물에게서 DNA를 추출하는
과정이 하나의 요리가 되는 것이 아닌가?


그렇다, 내가 하는 것은 요리가 틀림없다.


그러므로 요리 준비를 해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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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이제 잡소리는 집어치우고 내가 아끼는 요리책을 바탕으로 진정한 요리를 만들어 내도록 하겠다


그전에 요리 감상 전에 알아두면 좋은 사실 -

요리에 쓸 재료(식물 세포)는 세포벽과 세포막, 핵막이 존재하고 이걸 각각 없애줘야 비로소 DNA를 얻을 수 있다

혹시라도 글을 읽다가 궁금해 할 호기심 많은
블붕이들을 위한 토막 상식 -

소금+세제액의 기능이 뭐에요??

- 소금 ⇒ DNA가 잘 뭉치게 한다.

(소금(NaCl)의 나트륨 이온(Na+, 양전하를 띰)이 DNA의 인산기(음전하를 띰)에 결합해 DNA를 전기적으로 중성으로 만들어 DNA가 잘 뭉치게 해준다.)

- 세제액 ⇒ 세포막과 핵막을 파괴하여 DNA 추출을 돕는다.

(세제의 계면 활성 성분이 세포막과 핵막의 주요 성분인 인지질을 녹여 막을 분해하고, 핵 속의 DNA가 추출될 수 있도록 돕는다.)

차가운 에탄올을 왜 넣나요??

- DNA가 추출되게 한다.

(DNA는 에탄올에 대한 용해도가 낮아 에탄올을 넣어주게되면 DNA가 해리되어 떠오르게 된다. 차가운 에탄올을 쓰면 그 효과가 더 좋아진다. 그리고 에탄올이 물과 섞이면서 물에 수화되어 있던 나트륨 이온이 DNA에 더 많이 결합하여 DNA 응축이 더 잘 일어나게 되어 육안으로도 관찰 가능한 흰 실같은 덩어리가 생기게 된다.)

모르겠고 너무 어렵고 길어서 세줄요약이 필요하다고?

그럼 니좆대로 읽으면 된다 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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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물이다. 딸기, 바나나, 브로콜리, 계면활성제(세제), 이소프로필알콜99%(차갑게), 소금, 커피필터, 칼, 비커, 젓가락 등을 준비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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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딸기를 손질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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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음직스럽게 손질이 완료된 딸기는 진공팩에 담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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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렇게 깜찍한 친구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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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적 타격을 가해줌으로써 유사 김치양념으로 새롭게 변신시켜줌과 동시에 딸기의 1차 방어선이었던
세포벽을 함락시켰다.

그리고 이 친구들큰 입자들을 제거해주기 위하여
커피 필터에 한 번 걸러줘 남은 조각들을 제거해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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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식으로 세포벽이 제거된 정상적딸기^즙^이 완성되었고 이제 세포막과 핵막을 녹여주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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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로 제작 과정을 찍진 않았지만 세제+소금+물이 섞인 용액을 딸기^즙^과 섞고 차가운 알코올을 넣어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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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제에 의해서 세포막과 핵막이 녹아버리고 알코올로 인해 딸기의 DNA가 검출되게 되었다.

이걸 커피필터로 다시 옮겨서 모양을 위해 뭉쳐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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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 나오는 밀깍지벌레 마냥 생긴 앙증맞은 모습이 나오는데, 이대로 먹으면 세제+알코올을 동시에 맛보고

아주 빠르게 병원으로 이송될 수 있기에 세제를
없애주기 위하여 아까 쓴 알코올로 여러 차례 헹궈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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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헹궈낸 DNA는 잠시 놔두고 바나나+브로콜리도 추출하는 과정을 간단하게만 보여주고 넘어가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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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바나나+브로콜리의 DNA도 추출해주었는데

요리 과정을 보면서 본인의 입 속에 침이 마르는 걸 보니
내 몸도 무척이나 기대가 되고 있는 것 같아 기쁘다.

하지만 아직도 알코올 때문에 도저히 먹을 수가 없기에 알코올을 하루동안 날려주고 다시 관찰해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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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찍진 않았지만 딸기+바나나+브로콜리 DNA+ 카카오 파우더 같아서 넣은 브라인쉬림프 알이다

모든 알코올을 날려주고 보니 무슨 선캄브리아시대에 살았던 에디아카라 생물군 친구들을 양지바른 햇볕에서 한땀한땀 정성스럽게 말린 비주얼이다.

별 처음 들어보는 새로운 재료가 추가가 되어서 혹시라도 이새끼 먹고 뒤지는거 아닌지 걱정이 든다면 괜찮다.
전부 다 조사하고 하는거라 안전은 보장되었다 이거야

TMI) 읽기 좆같으면 넘겨도 된다노

참고로 설명해주자면 브라인쉬림프(아르테미아)는 아르테미아속(Artemia)의 모든 무갑류들을 묶어 부르는 총칭이고 해외에서 브라인쉬림프라고 부른다.

그리고 무갑목에 속하는 절지동물이고 물고기 먹이로 선호도가 높다. 성체는 사람이 먹어도 안전하고 단백질 함량도 높다고 한다!

근데 얘네 알 먹어도 되는 지는 아무리 검색해도 안나오더라. 현미경 살 때 샘플로 같이 딸려오고 3년이 지났지만 아무래도 괜찮을거다. 아님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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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고급진 식사를 위해 포크와 나이프를 준비해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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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예의지국다운 조신한 나이프질로 먹기 좋게
잘라준 후에 맛있어 보이는 한 친구를 골라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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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그렇지 않아 보이지만 바나나+브로콜리의 DNA이다

생긴게 마치 송로버섯 같은데 기대가 아주 많이 되는데
한 번 먹어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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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전 처음 느껴보는 맛이다!

맛은 마치 마트에서 볼 수 있는 녹말 이쑤시개를 멸치 육수에서 30분 조리하여 느껴지는 감동적인 짭쪼름함과

처음에는 건조했지만 씹을수록 입 속 침을 빨아들여 마치 설익은 쌀알처럼 으적으적하고 씹히는 엄청난 식감을 준다

정말 재밌다. 이건 요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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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이 다음 요리를 먹고싶다고 비명을 지르는 것 같아
나도 행복하다. 어쨌든 개인적으로 기대를 했던 딸기의 DNA이다

원본이 맛있어서 이것도 맛있을 거 같고 생김새가 베이컨이나 햄을 닮아서 식욕 자극도 된다

먹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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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랍게도 내가 알던 딸기의 맛이 하나도 없었다!


맛은 아까의 짭조름함이 더 강화되었고 비누같은 맛도 추가되었다.

식감은 아예 달라져서 이것도 처음에 입속에서는 말랐다가 이랑 결합해 같이 부드럽게 풀어지면서

끈적끈적하게 변하는 것이 딱풀과 화장품을 섞어먹는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신기한 맛을 느끼게 해준다.


정말이지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식사가 아닐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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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인간의 끝없는 욕망과 호기심으로 만들어낸 딸기+브로콜리+바나나 DNA+브라인쉬림프 알까지
합친 혼종을 먹어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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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한 대로 정말 기가 막힌 맛이었다!!

역시나 가장 재미있는 맛이 났다.
이전의 두 DNA의 식감과 맛과 브라인쉬림프 알의 특유한 톡톡 튀는 식감을 추가해줘서 입이 정말 행복하였다!

번쯤은 블붕이들도 DNA만 먹어보는 건 어떨까?

다른 사람들이 맛을 경험해봐야 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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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맛의 한계를 경험해보기 위해 요리에 들어간 노력과 한때에는 생물이었던것들의 산물을 생명에 대한 존경심과 감사의 마음을 담아 한 번에 느껴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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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아쉽게도 경이로운 맛을 음미하는 도중에 뇌에 과부화가 오는 바람에 쓰려져버리고 말았다.

나와 같은 인간의 나약한 육체로는 자연의 궁극적이고 아름다운 형태를 맛으로서 담아낼 수 없던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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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 이 요리, 이 생명, 이 DNA가 나에게 준 것은 생전 처음 느껴보는 감각이었다. 이게 요리인가?

"나는 도대체 무엇을 먹어온 것이지?" 라고 나에게 깨달음을 주는 맛이었다. 앞으로도 많은 "요리"를 해보고 싶은 심정이 들고 다른 사람들도 꼭 한번 먹어보는 것을 추천하겠다.



이게 "요리"다.




추가편)

+ 드라이아이스로 아침햇살 탄산수로 만들어 먹기!!

예아 베라 먹고 호기심으로 짧게 해봤다!
그러니까 아주 빠르게 요약해서 보여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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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 미약하게나마 탄산이 느껴지기는 한데 밍밍하고 맛이 약해서 만들어서 먹어 보라고 추천은 못할 맛이다.


여태까지 병신같고 긴 글 읽어줘서 미안하다.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