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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트로사우루스는 고생대 페름기 후기~중생대 트라이아스기 전기까지 열대 지방부터 극지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지역에서 번성했던 디키노돈류 단궁류임. 단궁류는 현생 포유류의 직계조상인 분류군으로 고생대에 처음으로 등장한 종류


부리와 검치가 나 있어 풀뿌리 등을 캐먹고 살던 작은 돼지 크기의 초식동물로 생김새처럼 먹이사슬 하위권에 위치하던 평범한 생물이었으나, 이 친구들이 유명세를 얻게 된 데에는 다른 이유가 있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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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페름기 대멸종이 지구를 강타한 것


페름기 대멸종은 지구 역사상 최대의 멸종 사건으로 해양 생물종의 약 96%와 육상 척추동물의 70% 이상이 절멸했으며 전체 지구 생물 중 50%의 과가 멸종하고 맒. 허나 육상에서 살던 동물들 대부분이 전멸해버림과 동시에 리스트로사우루스에게는 그야말로 새 시대가 열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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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수히 많은 육상 척추동물이 멸종하였으나 리스트로사우루스만은 예외로 많은 수가 살아남아 무탈하게 번성에 성공하게 됨


워낙 이례적인 경우라 흉부가 발달해 커다란 폐를 지녔고 비강이 짧아 빠르게 산소를 공급하는 것이 가능했기 때문에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진 당시의 대기에도 견딜 수 있었기 때문이라는 설, 땅을 파고 풀뿌리를 먹으며 생활하는 습성 때문에 기온과 대기 변화가 극심했던 당시 환경에 적응하기가 더 수월했을 것이라는 설, 그냥 운이 좋게 서식지와 먹이에 큰 타격을 받지 않아 생존했다는 설 등 왜 이 친구들이 페름기 대멸종에서 성공적으로 살아남았는지에 대한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그야말로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닌 살아남는 자가 강한 자라는 사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동물 ㄷ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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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판게아를 통해 전세계 대륙으로 퍼진 리스트로사우루스는 토끼 정도 사이즈부터 양 정도 사이즈까지 다양한 종분화를 하면서 지구를 점령했으며 대멸종 직후 당시 육상 동물 비율을 분석했더니 60%에서 최대 95% 가량을 리스트로사우루스가 차지하고 있었다는 결과가 나올 정도였음. 심지어 남아프리카에선 이 친구들의 뼈로 이루어진 지층도 발견될 정도니 대단하다


즉 페름기 대멸종 직후에는 사실상 리스트로사우루스만이 지구 표면을 활보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님. 인류 이전 전세계를 장악했던 동물이지

다만 트라이아스기 후기로 넘어가면서 무수히 등장한 지배파충류들과의 생존 경쟁에서 패배하여 자취를 감추고 말았음. 극한상황에서는 잘 버텼으나 살기 좋은 세상이 찾아오자 설 자리를 잃었다니 아이러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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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중매체에서는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에 출연하여 암시장에서 베테랑 검투사의 면모를 보여주는 까메오 출연을 하기도 함

그리고 며칠 전, 이 친구의 새로운 화석이 발견되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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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3일, 남아프리카 지방에서 무려 트라이아스기 초기에 서식하던 미라화된 리스트로사우루스의 화석이 발견됨. 2억 년이 넘은 화석 표본이며 과거 에스템메노수쿠스의 피부 화석 이후 공룡 시대 이전에 존재했던 단궁류의 연조직이 선명하게 복원된 두 번째 사례인데, 사례는 두 번째이지만 비교가 안되게 보존률이 좋으며 트라이아스기 화석을 통틀어 원탑 보존도를 자랑함. 그 외에 수많은 기록을 갱신할 것으로 보임


이 정도 퀄리티의 단궁류의 연조직 화석은 평생 못 볼 줄 알았는데 참으로 감개무량하다. 아직 연구 중인 화석인 만큼 양질의 논문이 나오기까진 시간이 좀 걸릴 텐데 기대가 많이 됨. 잘하면 프시타코사우루스의 SMF R 4970 표본 경우처럼(관련글) 몇년 동안 엄청난 정보를 갱신할지도? 

개인적으로 추측하는 소식은 피부색, 지방층, 얼굴 근육분포도, 내장, 항문 등인데 이런 류의 화석이 그렇듯 전혀 예상 못할 새로운 정보가 나올 수도 있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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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트로사우루스야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