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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좋아하는 춘식이랑 라이언




난 정말 전문가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지만, 내 글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적어봐. 

이 글을 읽으려고 들어온 너희들은 자신과 주변을 아끼고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야. 스스로를 자랑스러워해도 좋아. 




1. 어떻게 알게 됐어?


2년 정도 사랑했고 지금도 사랑해. 처음에 애인이 집착이 심했어.

연락 조금이라도 안 되면 엄청 불안해하고(40분 정도) 본인 실기 과제하는 시간도 가만히 못 두고 그러길래 애가 좀 특이하네, 정도로 생각했어.

화날 때 다른 사람이 되는 모습을 몇 번 확인했어. 물건 던지고 버리고 손목긋고 머리박고 차도에 뛰어들고 내가 준 편지를 찢는다거나 폭언을 했음

자살시도나, 고소 협박, 친구들 sns에 연락하기, 핸드폰 뺏기, 밀치기 목조르기 등

물론 내가 잘못한 부분이 확실히 있으나 도가 지나친 폭력적인 모습에 이 증상이 인격장애가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었어.


아니나다를까 언젠가 애인이 나한테 말해주더라, 어릴 때 어떤 일들이 있었고 그 상처들이 지금 어떻게 영향을 주고 있는지에 대해서. 구체적인 병명도 들었음.

본인도 어릴 때부터 불안장애, 우울, 경미한 자폐 및 ADHD, 강박, 환각 등 정신적 문제가 많았는데 애인의 심각한 상황을 보고 내 문제는 잠깐 내려놓기로 함

그 후로 병에 대해서 자세히 공부하고, 정신과에 가서 물어보기도 하고, 상담 선생님한테 이야기도 했고, 내가 줄 수 있는 도움은 최대한 주려고 노력했어. 여기도 그러던 와중에 알게 되었고.





2. 어떤 생각이 들어?


사귄지 6개월 정도 지나니까 경계빔 쏘는 것도 적응돼. 걍 그렇구나 하게 됐어. 나에게 상처를 주는 특성이긴 하지만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일부이니까. 

오래 같이 지내면 호전된다는 글도 몇 번 봐서 거기에 희망을 걸고 있어. 그리고 이 병이 힘들어서 그렇지 애인은 너무도 사랑스러워.

폭언을 할 때, 얘가 진심인지 아닌지 궁금하기도 하고, 마음에 상처를 많이 받아. 


그런 와중에도 얘가 얼마나 힘들었으면 나한테 그럴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 가장 사랑하는 사람한테 나쁜 말을 할 정도로 궁지에 몰린 기분을 내가 과연 알까?

내가 얘 마음을 건들 만한 말이나 행동을 했나 보다. 다음부터 어떤 부분을 조심할지 말해 줬으면 좋겠다. 헤어지자고 안 했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을 하며 싸운 후에 시간을 보내. 일방적으로 딜 먹은 상황에도 그냥 싸웠다고 표현한다. 둘 다 정신적으로 피폐해진거니까.


경계빔 쏠 때 들었던 말들 문득 생각나면 존나 빡치긴 하지만 웬만하면 참으려고 해. 내가 폭언 못해서 안 하는 것도 아니고, 복수하고 관계를 나쁘게 만들 필요도 없잖아. (이 질환이) 좆같네 하고 말아. 솔직히 ' 모에포인트다~귀엽다~ 경계인이 하는 사랑이 진짜다~ ' 하는건 기만이라고 생각한다. 혹시라도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 있으면 좀 질환을 진지하게 받아들였으면 좋겠어. 경계선이든 뭐든 정신질환은 정말 존나힘들어. 꼭 애인사이가 아니어도 힘든데 가까울수록 더 힘들어. 그치만 괜찮아. 사랑하니까.


아무리 나쁜 모습을 보여도 사과하면 다 용서된다. 사랑하니까! 본인이 병식이 있고 치료를 위해서 차근차근 노력하고 있다면, 얼마나 경계빔을 쏘든 다 용서할 수 있어.

다만 심각한 신체적 폭력 상황이 오면 그때는 격리하는게 맞아. 처음 사귀고 6개월까지는 정말 하루도 빠짐없이 울고 살빠지고 공황오고 성적 개판나고 난리도 아니었다. 내 가족, 친구들, 학교 선후배들, 교수님까지 날 걱정하고 힘들어했어. 엄마 마음고생 했던거 생각하면 정말 미안하다. 그치만 우리가 사랑할 사람을 정할 수 있었다면 모두가 행복하지 않았을까? 매주 새벽 택시타고 보러 가서 잘못 빌고 차끊겨서 호텔 예약하고... 친구 이간질해서 관계 파토내고, 재정난에 불안에 너무 힘들었어. 2년간 정말 확 늙었음. 그래도 나는 걜 사랑해. 병이 문제지 걔가 문제는 아니니까.


혹시라도 지금 경계인과의 사랑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이 글을 읽고 있다면, 마음 단단히 먹으라고 하고 싶어. 

질환에 대해서 필히 공부해야 할 것이고, 네 인내심의 한계를 보게 될지도 몰라. 그렇지만 그럴 가치가 있는 사랑이라고 나는 확신해.

부디 다들 증상이 나아져서 애인과 행복해졌으면 좋겠어. 진심으로 응원해.






3. 관계를 위해서 보일 태도



주변인


참아. 그리고 병에 대해 공부해. 네가 건강할수록 관계를 지속하기 수월할거야. 운동을 하든, 수양을 하든 체력을 기를 수 있는 일을 해. 

체력이 인내심이라는 말을 체감하고 있어. 밥과 잠을 잘 챙기고, 만약 관계를 유지하는 동안 수면시간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꼭 파트너에게 이야기해야 해. 

수면시간 못 받아들이면 그건 네 파트너 문제임. 포기해도 될 관계. 

정해진 시간에 자고 일어나고 연락 꼭 하고. 네가 선택한 사랑이야. 버티셈


밤에 나가서 무슨 친구들하고 술처먹는다고 하지 말고 그냥 자. 건강을 위해서도 그게 좋아. 만약에 꼭 친구를 만나야 한다?

그럼 몇시 전에 들어온다고 하고 약속을 지켜. 경계인의 불안은 약속이 깨질 때 증폭돼. 이런 단순한 것도 못 지키겠으면 진작 떠나라. 모두에게 상처임.

친구를 만날 때는 누구를 어디서 몇 시에 무엇을 하며 만날 것인지 최소 하루 전에는 이야기해줘. 경계인은 마음의 준비가 필요함. 

그리고 혹시나 일정이 변경되면 (시간, 장소, 누가 합류하는지, 뭘 하고 노는지, 귀가시간 등) 꼭 말해야 한다. 명심해. 

사실 이건 경계인 여부랑 상관없이 연애하면 지켜야 하는건데 안 지키는 사람 많더라 신기해 이게 피곤하면 그냥 연애하지 마라

내 주변애들은 이런거 안하던데?> 걔네는 이미 연인사이에 신뢰가 쌓인 애들임. 신뢰가 쌓일 때까지 단계라는게 있는데 그 단계를 밟는거다. 귀찮으면 관계 포기하셈


주변 사람친구들 누구누구 있는지 진작 소개하거나 말해줘. 특징들, 네가 그들을 어떻게 만났는지,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리고 웬만하면 친구랑 같이 술 먹지 마라. 나서서 일 벌이지 말라고. 


중요 일정이 있으면 일주일 전에는 말해줘, 신뢰가 쌓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더라. 앞서 말했듯이 일정 변경되면 꼭 얘기해주고. 누가누가 참석하는지도 말하면 더 좋아.  거시적으로는 인생 계획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파트너가 무엇을 해 주면 좋을지 얘기하면 좋더라. 서로 책임감도 생기고.


대화를 자주 나누는 게 최고야. 나는 말이 많지 않은데?> 편지 써. 낯설어도 좋은 소통 수단이다. 자주 편지 써 주면 마음도 안정됨. 병에 관한 것, 관계에 대한 것, 새로 생긴 취미, 상대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앞으로 하고 싶은 것들 등등 쓸 주제는 많아.


같이 병원에 갈 수 있으면 가. 약 처방 받은것도 확인하고, 의사 같이 볼 수 있으면 좋은데 상대가 불편해하면 하지 말고. 스킨십 할 때 자해흔이 늘었는지 혹은 냄새가 달라졌는지 확인하는게 좋아. 인격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높은 확률로 다른 정신질환도 가지고 있고, 그러면 자기 몸을 챙기는게 어렵거든. 약 꼬박꼬박 먹는지, 한번에 와르르 먹지는 않는지 확인하고 밥도 가능하면 챙겨줘. 요즘엔 배달앱도 있으니까 밥 시켜주는게 쉽더라. 잠은 잘 자는지, 밥 먹는지, 소화기능에 문제는 없는지, 악몽을 꾸지는 않는지 확인하고 정보를 관계에서 잘 활용해. 예를 들어 애인이 최근 악몽을 많이 꾸고 오래 못 잤으면 싸울 확률이 높아지겠지. 미리 염두에 두고 있으면 싸울 때 더 차분하게 대처할 수 있어. 문제상황이 능숙하게 해결되면 상대는 너를 더 신뢰할 수 있고 너는 상대를 더 이해할 수 있을거야. 


경계인이 누군가에 대해서 안 좋게 말하면 그냥 편을 들어줘. 

그랬구나, 마음이 안 좋았겠다. 그래서 어떻게 생각했어? 어떻게 하고 싶어? 그런 부분에서 걔가 잘못했네.

나중에 경계인이 마음이 바뀌어서 그 사람에 대해서 좋게 이야기하면, 그래서 그게 참 좋았구나! 잘 지내서 다행이야. 하고 그냥 넘어가. 


경계빔 쏘면, 물론 화도 나고 억울하고 속상하겠지만 일단 들어줘. 눈 피하지 마. 


경계인이 쉬익 쉬익 하고 있으면, 위에 춘식이랑 라이언처럼 꼬옥 껴안고 심호흡을 세 번 해. 그리고 적어도 둘 중 하나는 울고 있을 텐데 그냥 시원하게 울게 둬. 

침착하게 네게 남은 시간을 확인하고, (상황은 보통 10분 안에 정리가 돼. 길어야 50분이야.) 계속 안아줘. 안아주면 조금 진정이 되는 것 같더라.


어디를 가려고 하거나 시간이 촉박할 때 경계빔이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황급히 도망가려고 하지 말고 경계인에게 이해를 구해. 보통 나는 애인을 우선했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경우도 있잖아?

예시로, "눈물 흘리게 해서 미안하다, 지금 n분 정도는 너와 함께 있을 수 있으나 출근/출석/기타 사정 때문에 오래 같이 있어주지 못한다. 이건 너를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고 우리 관계가 지속되기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다녀와서 다시 이야기하는게 어떨까, 대신 돌아와서 맛있는거 먹으면서 충분히 시간을 보내자." 

와 같이 말할 수가 있어. 


기본적으로 충격을 크게 받은 경계인은 사고방식이 now or never이기 때문에 쉽지 않을거야. 그래도 네가 평소에 약속을 잘 지키고 신뢰를 쌓아왔다면 크게 어렵지도 않겠지? 적어도 10분 정도는 같이 있어줘. 물도 마시고 손도 잡고 침대나 소파에 기대서 몸을 좀 이완시켜. 그리고 네 사랑하는 경계인이 좀 진정이 되어 보인다면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 네 어떤 태도가 문제였는지에 대해서 물어봐. 그리고 네 마음에 대해서도 충분히 이야기해. 오해 없는 전달을 위해서 평소에 책이나 기사를 많이 읽고, 일기를 쓰면 도움이 되더라. 자존심 부리지 말고, 네가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할 것은 관계의 지속이야. 나처럼 막 도망갔다가 다시 돌아오고 그러지 말고... 초반에 그러다가 애인한테 상처 많이 줬어. 많이 후회중이야. 


이야기를 많이 하면 배가 고플텐데 평소에 좋아하는 맛있는 음식을 사 줘. 같이 산책하고 먹고 와도 되고, 배달 시켜도 돼. 나도 애인도 자취를 해서, 자취방이 있는 기준으로 쓰고 있는데, 만약에 밖이나 다른 공간에서 경계 상황이 벌어지면 그 공간을 벗어나서 식사 하는걸 추천해. 공간에는 상처가 남는다고 하더라. 같이 나가서 산책하고 맛있는거 먹으면 마음이 누그러져서 다시 괜찮아져. 만약에 돈이 부족하면 편의점 음식이라도 사서 먹자. 인간은 생각보다 호르몬에 많이 좌우돼. 꼭 먹어야 하냐!> 응 스타벅스 가서 뭐 사서 같이 마시기라도 해... 안 그래도 유전 + 호르몬 균형 깨져서 + 환경적 요인으로 생기는 질환인데 밥때는  잘 챙겨줘야 하지 않겠냐... 식사 하고 서로 더 돈독해질 수도 있으니 꼭 상황 종료 후 뭐라도 섭취하셈. 파트너와 너의 뇌를 지켜줘.





ㅠㅠ쓰다 보니 너무 길어져서 오늘 일정 끝나고 다시 쓰러올게 

수정할 것 있거나 이 내용은 틀렸다! 글쓴이 반성해라! 죽어라! 하는 것 있으면 꼭 댓글 달아주라 부탁할게

갤러리에서 도움을 많이 받아서, 나도 도움 주고 싶어서 쓴 글이야. 

유저들, 관리자들 다들 너무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