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규야,
나는 요즘 새로운 환경에서 적응하느라 굉장히 바쁜 나날을 보냈어서
너의 경기도 잘 못보고, 응원 메세지도 못남기게 되버렸네.
문득 잠들기 전에 생각이나서 글을 하나 남겨보려고..
나는 너를 데뷔 때부터 응원한 건 아니였지만,
그래도 오래 응원한 편에 속하지 않을까 싶긴해.
분명 너가 말했던대로 제일 못하는 원딜러가 되서 그만할때까지
열심히 응원하려고 했는데, 내 인생의 우선순위가 달라지다보니 마음이 조금 바래지더라고. 전에는 어떻게든 한경기라도 챙겨보려고 하고, 응원메시지 하나라도 더 남겨보려고 노력했는데 말이야..
오늘도 현생에 찌들어있는데 너 생각이 나더라. 그 긴 시간...결코 적지 않은 시간 한 게임과 목표에 몰두하며 변하지 않는 열정을 가지고 있던 너.
사실 나도 한창 롤도 미친듯이 하고 널 열정적으로 응원할때는 오히려 몰랐어 ㅎㅎ 당연히 프로선수니까 열심히 해야하고, 잘해야지 라고 생각했거든. 사회생활이 보통 그런게 당연하니까ㅋㅋ...근데 인생은 흐르고, 변화가 생기고, 더 길게 이어질 것만 같았던 마음도 식어가는게 보통 노력으로 잡을 수 있는게 아니더라.
힘들면 회피도 해보고 싶고, 다른 곳에 눈을 돌려보고 싶고, 모르는척 하고 싶지. 사람들은 다 그렇게 살잖아. 새로운 도전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해 잠시 숨거나 방황하기도 하고, 돌아오지 않고 도망가는 경우도 있지. 내가 경험한 삶은 무언가를 아주 오랫동안 좋아하는건 정말 어려운 일이더라고.
근데 내가 봐왔던 너는 언제나 한 곳을 바라보는 것 같았어. 너도 흔들리지 않았던 건 아니겠지만, 목표를 뚜렷하게 가지고 진심으로 애정하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 자체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해. 긴 시간 쉽지않은 여정이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목표를 이루기도 했잖아. 너는 이미 남들보다 몇걸음 앞서 걸어가고 있고, 너를 보고 새로운 도전이나 목표를 꿈꾸는 선배도 후배들도 있으니까.
지면 화를 내고 본인이 못하면 자책하고,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법(울지않는 법^^..)은 배웠지만 마음은 변하지 않아 보였어. 여전히 이기고 싶어하고, 한판이라도 더 하려고 하고, 가끔은 감정적이고 ㅎㅎ 졌을때 멍하게 있는 것보다 분해하고 화가난 표정을 보면 안심되더라고. 너는 여전히 빛나려고 반짝거리는 마음을 가지고 있구나 생각됐거든.
나는 끝까지 너의 팬이겠지만, 너를 봐온 만큼 너가 완벽하지 않다는 거 알아. 게임 내에서 해서는 안되는 실수를 할 때도 있고 감정적이 되거나 흥분해서 시야가 좁아져 보일때가 있거든. 근데 고쳐지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그 행동들이 한 끗 차이라는 생각도 해. 내눈엔 안보이지만(..) 너가 쌓아온 감각들이나 경험들이 할수 있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고, 너가 가진 정보들로 그 찰나의 순간이 엄청난 기회가 될수도 있었고, 그런것들이 지금까지의 너를 만든 건 아닐까? 프로의 세계에서는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이 역전의 발판이 되거나 게임을 끝내는 승부수가 되는게 많으니까. 너는 누구나 원딜러들의 로망이라고 언급되는 선수잖아.
물론 그냥 집중력 문제일지도 모르지. 사실은 잘 모르겠어 ㅎㅎㅎㅎ 나는 그냥 너의 편이 되주고 싶은 가봐. 그냥 너가 좀 더 힘낼 수 있는 말들만..조금 읽으면서 쉬고 내려놓을 수 있는 말들만 해주고 싶어 ㅎㅎ 나는 항상 너가 잘하기를 바래. 항상 웃으면서 게임을 했으면 좋겠어. 사람은 누구나 실수하지만 위치가 위치인 만큼 비난당하면 속상해. 나도 가끔은 화날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걱정해. 원래 누군가를 응원하는게 보통은 그런것 같아. 너는 매경기 최선을 다하려고 했을 거고, 지더라도 돌아가서 또다시 보고싶지 않은 게임을 복기할거고, 한 게임이라도 더 하려고 솔랭을 키겠지. 흔들렸다면 바로 잡으려고 노력할거고.. 그건 확실히 알거든.
그래서 내가 하고싶은 말은, 마음이 흔들리거나 무언가 심란하게 하는 게 있다면 나는 너를 믿으니까 조금 돌아가는 것 같아도, 조급해하지 말고 늘 그랬듯이 보여줘. 너가 제일 잘하는 거니까.
너의 팬인게 나에게는 소소한 행복이자 기쁨이야. 내가 너에게서 받아가는 기쁨이나 행복처럼 나의 응원이 조금이라도 너에게 닿아서, 아주 작은 기운이라도 줄수 있길 바래.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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