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형님들, 오랜만에 좀 여유가 나서 글도 써보고 합니다.


백갤에서 어찌보면 행운아(는 부자횽님들이지만...) 마냥 백갤의 성지 이탈리아에 거주하게 되어 지근거리는 운전해서 다녀오기도 하고, 먼데는 시간내서 방문도 하고 하면서 많은 정보를 공유하려고 노력한 한해였습니다.


그러나 아직은 정보가 많이 부족해서리, 제가 모르는 곳도 많아서 구석구석 가지 못한 곳이 많지 않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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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라노 스포르체스코 성 인근 치로 파오네 빌딩(키톤)



1. 남성복식과 관련, 밀라노에 대한 생각


사실 밀라노는 사르토리얼 시장에서는 그리 호평받는 곳도 아니고, 주로 하이패션을 선도하는 느낌이 강하다보니...


밀라노에서 가장 인기있는 남성 브랜드는 사실 스톤 아일랜드입니다. 돈있으면 남자들은 사실 스톤 아일랜드에서 점퍼나 파카, 스웨터등을 구매해서 입습니다. 거리에 나가보면 가장 많이 눈에 띠는 것이 옆에 패치 달린 스톤아일랜드죠. (의외로 이동네 사람들도 명품 입은 것을 자랑하고 싶어함)


밀라노는 좋은 사르토리아다! 라고 말하기엔 카라체니처럼 가격대가 다른 곳에 비해 너무나 비싼곳들이거나 아니면 2000유로대에 뭘 맞추기엔 우리나라에 잘 알려지지 않은 브랜드들이 많습니다. 대부분 국민양복 보쥐 밀라노 같은 곳에서 사서입거나, 구두는 Belfiore나 동네 구두가게에서 200유로대 적당한 것으로 사서 신는듯 합니다. 그저 지닌 예산 범위내에서 최대한 화려하고 멋지게 입는 것이 목적으로 보입니다.


그래도, 영국의 새빌로 같이 밀라노는 비아 제수가 있듯이, 결국 이탈리아'내' 부자들을 상대로 사르토리얼 "브랜드화" 사업을 하려면 결국 밀라노 몬테나폴레오네 인근 비아 제수나 비아 델라 스피가로 올 수 밖에 없습니다. 달쿠오레, 카스탄자, 무레르, 루비나치, 샤맛 등등등 모두 몬테나폴레오네 인근에 쇼룸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루비나치는 밀라노가 본점입니다. 루카는 주로 밀라노에 있습니다.


여하튼.. 이탈리아 사람들을 상대로 하는 사르토리아들도 결국엔 밀라노로 온다는 것입니다. 그나마 재미있는 것은, 이탈리아인들을 상대로 하지 않는다면.. 예를들어 프란체스코 귀다나 기타 일본에 알려진 저명한 나폴리 사르토들은 밀라노에 쇼룸이 없습니다. 굳이 밀라노에 쇼룸을 안만들어도 일본인들이 알아서 찾아오니 그런게 아닌가 싶습니다.


백갤에서 까이기도 하고, 그러면서도 많이 사랑받는 Orazio Luciano는 브랜드화를 추진하기 때문에... 밀라노에 쇼룸이 있습니다 ㅋㅋ


요약 : 1. 이탈리아 사르토리아들도 브랜드가 되고 싶으면 밀라노로 오는듯.

2. 일본인들이 주로 사는 브랜드들은 욕심 없으면 굳이 밀라노까지 안옴.

3. 이탈리아에서 성공 또는 인정 받으려면 밀라노로 와야함(우리나라 편집샵이 부산에서 서울로 오는 것과 마찬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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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렌체 식당 Ristorante Laoli



2. 복식과 이탈리아 문화


이탈리아가 남성복식으로 유명한 것은 문화에 뿌리깊게 기인한다고 봅니다. 사실 남성복식이라는 문화자체가 서양의 부유층의 문화이고, 문화를 향유한다는 관점에서 이탈리아는 프랑스, 영국 등이 문화선진국이 되기 이전부터 문화선진국이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사실 문화라는 것이 <돈이 있는 곳에서 발전>하고, 시간이 지나면 <돈이 없더라도 전통이라는 것이 남는 것>이라 저는 봅니다. 이탈리아는 근대이전까지 한번도 가난했던 적이 별로 없었고, 가난을 피해 신대륙으로 이주했던 이탈리아인들도 사실은 대부분 남부 이탈리아인들이었습니다.


세계 남성 복식 트렌드(복식 그자체가 아닌 트렌드...)의 중심지는 다름아닌 피렌체이고, 정장으로 국한 시키면 나폴리가 아닌가 싶습니다. 나폴리야 영국인들이 그란데 투리스모를 통해서 놀러왔다 양복 만들다 보니 기술이 전파되고 나름의 날티나는 나폴리 감각이 더해져 트렌드를 선도했다면, 피렌체는 전통적으로 부유한 곳이었고, 그렇다보니 예술에 대한 심미안이 높았고 이는 남성복식에도 큰 영향을 미친게 아닌가 싶습니다.


피렌체 옆에 프라토는 섬유로도 유명하지만, 가축을 많이 재배해서 가죽으로도 아주 유명하죠. 그렇다보니 가죽공예가 발달하고, 멋진 구두를 만드는 브랜드들이 다른 곳보다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잘 아시겠지만, 식기라는 것을 쓸줄 모르는 지저분하고 미개한 식습관을 가진 냄새나는 프랑스인들에게 처음으로 포크와 나이프, 그리고 향수라는것을 가르쳐준 사람은 피렌체 메디치 가문의 카트리나 데 메디치입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즐기는 복식문화는 서양의 문화인데, 그런 서양의 문화가 가장 화려하고 고도로 발전했던 곳, 그리고 시간을 더해가며 더 깊은 의미를 지닌 곳이 다름아닌 피렌체기에 여름과 겨울이면 전세계 멋쟁이들이 피티워모에 몰리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개가 많아서 길에 개똥 개오줌이 널려있고, 벽에는 온데간데 낙서해놔서 좀 뭔가 이상하긴 하나...)


여하튼, 한국은 2000년대를 지나면서 경제적으로는 선진국 반열에 오르다보니 문화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고, 남성들은 복식에서 문화를 찾는데, 그러한 문화가 고도로 발달한 곳이 이탈리아다 보니 이탈리아 브랜드를 많이 찾고, 또한 이탈리에 많이들 놀러오신다. 정도가 되겠습니다.


요약 : 1. 남성복식은 서양문화

2. 서양문화가 고도로 발달된 곳중 하나이면서 역사와 전통이 깊은 피렌체는 남성복식의 중심지

3. 우리가 동경하는 서양문화(복식 등)가 고도로 발달된 피렌체가 그래서 백갤러들에게 인기 여행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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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니엘레 마리니와 뭔가 즐거운 한때...



3. 이탈리아 장인이란 무엇인가?


이탈리아에 있다보니, 이 브랜드는 어떤지, 추천해달라는 그런 이야기도 많이 듣지만, 사실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알수 있는 것은 수많은 브랜드들과 장인들이 있고, 그 장인들을 발굴하고 브랜드화 시키기위해서 미국, 프랑스, 특히 일본에서 많이들 와서 픽업하고 마케팅한다는 것입니다. 이탈리아 장인들이 일본인만 잘 잡으면 돈벌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어쩐지 모르겠지만 일본하고 거래한 곳들은 동양인에 대해서 상당히 우호적입니다.


여성복은 샤넬이나 루이비통처럼 대형 자본적으로 화려하게 마케팅하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려운데 비해, 남성복식은 소규모 기업이라도 스토리가 있고 장인이 직접 만든 것이라면 일본등 시장에 진출하기가 수월합니다. 다만 이것을 "브랜드화" 하느냐 마느냐는 장인 스스로에게 달려있는데, 인기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그저 변화를 싫어하다보니 사업을 키우지 않는 경우도 다수입니다. 제가볼때 예를들어 샤맛은 브랜드화에 더 촛점을 두어서 사업을 키우려고 생각은 하고 있는데 손발이 조금 안따라주는게 아닌가는 생각도 해봅니다. 물어보진 못했지만 가족내 마케팅을 담당하는 니콜라씨는 사랑하는 고향을 등지고 밀라노에서 살아가고 있는데, 그의 형인 발렌티노는 고향을 떠날 생각을 안합니다. 발렌티노씨는 말할 것도 없이 옷에 대한 열정이 넘치는 사람이니 품질을 가지고 타협할 생각은 없어보이지만, 나름 고부가가치 브랜드를 지향하면서 사업을 키우고 싶어하는 것이 니콜라씨의 속내가 아닌가 쇼룸 방문을 하면서 생각해봤습니다.


쓸데없는 이야기로 리치형제의 고향에 유명한 음식은 Bombetta라고 고기 꼬치구이인데 맛있습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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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구글: 뿔리아 지방의 Bombetta. 정말 맛있습니다.



그리고 뿔리아 지방에 아주 유명한 식당이 있는데, Grotta Palazzese, 동굴궁전이라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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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rotta Palazzese 니콜라씨가 꼭 가보라고 강추한 곳. 언젠가는 꼭 갈 생각입니다.



여튼 이야기가 딴데로 샜는데, 한국과 이탈리아 장인이 가장 다른점이라면... 이탈리아 장인은 소기업의 사장이자 만능 재주꾼인 느낌이고, 한국의 장인은 고집쎄고 자부심쎄고 안하무인격인 인간문화재가 떠오릅니다.


이탈리아 장인들은 유대관계로 맺어진 고객들에게 친구처럼 친근하게 대하고, 자신의 제품에 대한 자부심은 높지만 그렇다고 안살꺼면 꺼져 하는 식으로 대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조그만 공방은 더 있다가라 하고, 술도 한잔 권하고 이것저것 물어보기도 하고 뭐 그렇습니다. 그러면서 트렁크 쇼라는 해외 마케팅 업무도 담당하고, 공방에서는 제자들도 키우는 선생님 노릇도 하고, 손님들 오면 술도 한잔하고 담배도 한대 하며 사랑방 역할도 하는... 뭐 그런 만능 엔터테이너의 면모를 갖추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만나본 이탈리아 장인 할아버지들 대부분은 농담할때 잘 받아주고 되지도 않는 이탈리아어 한마디라도 더 쓰려고 노력하면 또 그거보고 좋아라하고.... Maestro라는 단어가 무색하게 친근하게 살갑게 대해주면 다들 좋아했습니다. (물론 밀라노는 예외입니다.) 그냥 이탈리아라는 나라 자체가 웃고 떠들고 인간적으로 살갑게 지내는 것을 좋아하는지라 더 그런것도 있겠습니다.


여하튼 고정관념속 한국 장인(누가 있는지 잘모르니...)은 "야 너 안살꺼면 꺼져, 너 아니어도 팔사람 많아" 이런 느낌이라면.... 이탈리아 장인은 "일단 앉아서 내 이야기좀 들어봐. 내 물건이 왜 좋냐면 말이지..."의 느낌이 더 강합니다...ㅋㅋ


이탈리아 장인들이 브랜드화를 시작하다보면 부딪히는 문제가, 워낙 소기업으로 영세하게 운영하다보니 브랜드를 어떻게 키워야 할지 모르고, 브랜드가 커짐에 따라 그 안에 숨어있는 의미들이 퇴색되기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예를들어 구두장인 수토 만테라시는 그가 죽고 사업을 물려줄 사람이 없어서 결국 브랜드화는 되었지만 의미가 많이 퇴색되었다고 봐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혼자서는 물건도 잘 만들고 영업도 열심히 뛰지만 브랜드화를 해서 사람을 고용하고 생산량을 늘리면 품질은 떨어지고 더이상 Fatto a mano의 의미가 없어지는 것을 장인들도 두려워하는 눈치입니다.


요약 : 1. 이탈리아 장인들은 살갑다.

2. 장인들도 브랜드화를 고려하는 경우도 있지만 브랜드화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있음

3. 브랜드화를 하면 더이상 Fatto a mano의 의미가 없어질까 고민하는 사람들도 많음

4. 풀리아는 봄베따가 맛있음



4. 새로운 프로젝트 추천 요청드립니다.


그간 백갤에서 배우고 체득했던 정보를 바탕으로 2018년 한해에 비스포크를 2개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횽님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며, 2019년 황금돼지해에 새로운 프로젝트를 추진할까 합니다. 이미 안토니오 선생님은 한번 더 방문할 계획이고, 밀라노의 스티발레리아 사보이아 에서 구두를 맞출 생각이긴 하나... 그래도 아직 추진된 건 없어서 형님들의 의견을 여쭙습니다.



프로젝트 예 : 백갤러 사이 이베이 유명셀러... Porcamo를 나폴리 가서 만나고 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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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갤러들에게 양질의 나폴리 옷을 공급해주는 셀러 Porcamo. 과연 그는 누구인가? 궁금해서 검색해보니 Piergiorgio Castiello라는 사람이네요;; 나름 MBA 전공했다고 합니다.....


나폴리가서 Porcamo 만나고 오는 프로젝트도 뭐 추진할 수 있을 법하고...;;


아직은 아는것이 짧다보니 숨겨진 보석같은 사르토리아나 구두공방을 찾는데 좀 한계가 있습니다. 혹시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시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또 컴터로 쓰다보니 말이 길어졌네요....


한해 백갤 밀라노통신원??으로 활동하며 바쁘다는 핑계로 글도 많이 못올리고 그랬던 것 같습니다. 이젠 이탈리아어도 쥐꼬리만큼 하게되었고, 현지 적응도 되었으니 더 열심히 돌아다닐까 싶습니다.


그럼 형님들 새해복 많이 받으시고 올 한해도 이루고자 하시는 지름들 다 이루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돌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