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카모시타가 쓴 칼럼을 읽었다. 자기가 연미복을 맞췄는데 일본에서는 연미복을 입을데가 없어서 아쉬웠다는 얘기였다. 카모시타는 입을일도 없는 연미복을 왜 맞췄을까?


백갤러 다수는 인지부조화에 빠져있다. 아래 형이 잘 짚었다. 10년 전 백갤은 네임드들 조차도 2차 아울렛 털러 다녔다. 물론 그 네임드들은 갤럭시 사려는건 아니고 라바졸로같이 수입품을 떨이로 구하려고 했던거지만. 여튼 갤의 주류는 국산 기성복이었고 갤에서 논의되는 주제도 소매길이가 어때야하나 카브라는 몇센치로 쳐야하나 이런 기초적인 주제들이었지. 백갤러들의 경험치가 늘어나고 국내 시장이 성숙되면서 국산 기성복의 한계점은 적나라하게 드러나게되었고 다들 점점 고가브랜드로 관심이 넘어갔다. 그러다가 어느 기점에 이르러서 갤의 주류가 급작스럽게 하이엔드로 넘어가버렸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백갤러 대다수는 옷을 프라모델 사모으듯이 취미로 사모은다. 취미의 관점에서 하이엔드를 사입는건 전혀 문제가 없다. 내가 야구를 참 좋아하는데 사회인 야구 아저씨들 프로보다 좋은 장비 쓴다. 스트라이크존에도 제대로 못던지는 아재들이 60짜리 글러브 사용해야 이유는 없다. 경험해보고 체험해보고 싶으니까 사는거지. 하이엔드라고 해서 월급 2~300받는 일반 봉급생활자가 못살것도 아니고 말야. 그런데 백갤러들이 대놓고 언급하지는 않지만 옷을 사면서 원하는게 있다. 아래 형이 아주 정확하게 집어준건데 부유해보이고 싶고 남들과 구분되고 싶어하는거지. 이건 의복의 당연한 기능이지만 백갤러들은 미묘하게 기능에 대해 직접적으로 말하길 꺼려한다. 이 지점에서 인지부조화가 발생한다.


아톨리니를 사입었고 부유하게 보이고 싶지만 사실 딱히 부유해보이지 않는다. 왜냐? 백갤러 대다수는 필요에 의해서 옷을 입은게 아니고 카모시타처럼 입고싶어서 입은거니까. 동네소아과 의사선생이 존롭을 신어야할 필요가 있을까? 8살 애기들이 "선생님 구두 짱 멋져요!"라고 해줄까봐? 아톨리니 입어주면 과장 나부랭이한테 갑자기 기사딸린 승용차가 태우러오나? 그러니 들고나온게 하이엔드에 맞는 소득과 라이프 스타일이다. 나는 하이엔드옷을 입는게 '정당'하다는걸 증명하고자 하는거지. 우리나라 평균임금이 200따리인 나라다. 여기에서 이런 하이엔드에 적당한 소득을 가진 사람이 몇이나 될까? 전문직등 한정된 사람들뿐이지. 그들 중에서도 항상 양복을 입어야하는 사람들은 더 소수다. 갤에서 겨우 겨우 찾아낸게 외국계 IB PE다.우리나라 30~40대 중에 외국계 IB PE에서 일하면서 연 수억 벌어가는 사람이 몇명이나 되나? 500명은 되냐? 거기서 백갤러는 또 몇명이나 되는데? 웃기는 소리하고 있는거다.


근본적으로 백갤러들이 자존감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나는 하이엔드를 입고, 하이엔드에 걸맞는 사람이며, 부유해보인다는걸 남에게 인정받고 싶은거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지방 변두리 원룸 살아도 존롭 못신을 이유가 뭐있는데? 깡촌 치과의사는 키톤 입으면 안되나? 트러커즈 신고 국립공원 매표소 직원하면 안되냐? '한우 오마카세'는 꼭 양복 입고 먹어야하니?(이건 졸라 웃겨서 하이라이트 꼭 치고 싶었다.) 지가 입고싶으면 입고 신고싶으면 신으면 된다. 키톤 매장 들어가려면 뭐 증명서라도 내야하니? 돈있으면 누구나 들어갈 수있는 시대야. 그런데 왜 옷에 자격을 만들려고해. 자격을 만들면 백갤러 99%는 미달이야.


그냥 옷환자라 비싼옷 산거라고 인정하면 된다. 옷입는데 딱히 필요한 조건이란것도 없다. TPOTPO 운운하지만 요즘 시대에 TPO 맞춘다고 양복 입어야할일이 얼마나 있는데? 거기다 백갤러들이 좋아하는 옷들은 국내에서 TPO에 맞을리가 없는 옷들이 주류다. 우리나라에서 네이비 블레이저가 TPO에 어울리는 경우는 니가 중고딩일떄말고는 없다. 괜히 소득이니 직업이니 운운할필요없이 그냥 옷좋아해서 옷 샀으면 된거다. 남한테 그렇게 자랑하고 싶고 부유해보이고 싶다면, 소매에 택떄지 말고 남들한테 자랑하고 다녀라. 이왕이면 핸드메이드 태그도 달아달라고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