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마무리 하기 전에 쓰는 일기이다.
자기 전에 쓰고 싶지만 지금 당장 할 것도 없고 심심해서
있었던 일들을 끄적인다.
먼저 날씨는 밖에 나가지도 않았고 밖을 보지도 않아서 모른다.
잠에서 깼다.
어떤 꿈을 꾼 것 같은데 기억이 채 나지 않는다.
시간을 보려 휴대폰을 켰다.
2:27분이었다. 카톡이 와 있는 표시가 뜬다.
심장이 밖으로 나올 듯이 빨리 뛴다.
카톡을 봤다.
게임 초대였다.
늘 있는 일이지만 요즘 들어 이 일에 많이 예민해졌다.
엄마가 밥 먹으러 나오라고 얘기하신다.
원래 같으면 잘 잤냐는 둥 그런 톡을 제일 먼저 보냈었다.
지금은 일어나서 하는 거라곤 혹시 다른 글들이 올라왔나 하는 마음에 갤러리들을 둘러보고 타운스테일을 킨다.
생각해보니 오늘은 타운스테일에 한 번도 안 들어갔다.
헤어진지도 모르고 좋아지면 자랑할 거라며 열심히 레벨도 올리고 이쁜 옷도 얻고 바뀐 캐릭터의 도트도 찍어 자랑할 내 모습이 떠오른다.
병신 같다.
아 개병신 같다 진짜 뭐하는 새끼일까
나한테 하는 말인지 100% 확신할 수 없지만 최근에 증오로 가득 찬 문장 몇 개가 내 심장을 찌르고 갔다.
나에 대한 원망이 커지고 있는 걸까
모르겠다 두렵다
난 그 사람의 심장을 도려내고 아물지 않는 상처를 줬는대도 나는 고작 문장 몇 개에 꽤나 기분이 우울하다.
난 이기적이다.
기다려달라고 했다.
돌아올지 확신이 안 선다.
내가 원망스럽지 않게 될 때라는 게 내가 가만히 있는다고 그렇게 될까 문득 생각이 든다.
내가 그냥 이렇게 가만히 그저 가만히 있는다고 나에 대한 원망이 그리 쉽게 풀릴까
아니면 오랜 시간이 지나 내 생각이 전혀 들지 않게 되면 그 원망이 사라질까
아닌 것 같다.
원망스럽지 않게 되는 게 아니라 원망할 가치도 없는 존재가 되는 것이다.
그 원망을 푸는 데 조금이라도 내가 기여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치만 그랬다가 괜히 그의 마음이 안 좋은 쪽으로 더욱 기울어지면 어떡하지 생각한다.
좋은 쪽으로 기울면 진짜 좋겠지만 리스크가 너무 크다..
아 짜증 난다
난 왜 이런 사람일까
스토커의 노래 가사가 떠오른다.
나는 왜 이런 사람 이런 모습이고
이런 사랑을 하고
어쩌면 난 그냥 그 사람의 스토커가 아닐까 생각한다.
좇아다니며 괴롭히기만 하고 상처만 심어주는 사람인 것 같다.
아니 그런 사람 같은 게 아니라 그냥 그런 사람이다...
그가 나에게 한 말이 불현듯 떠오른다.
병원 좀 가보라고
난 정신병자인가
...대답을 할 수 없다.
난 아니라고 하겠지만
내가 했던 말들 행동들을 생각해보면 아니라고 대답한 사람의 모습이 이럴 수 있는가
아 일단 끝도 없는 황량한 어지러운 생각들은 밀어두고 다시 본래의 목적으로 향한다.
이걸 쓰고 타운스테일을 해야겠다.
시월이 끝나기 전에 43레벨은 찍을 수 있을 것 같다.
아 그러고 보니 뚜렷한 기억은 아니지만
그의 프로필이 원래는 빈빈빈빈빈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어젠가 보니 빈빈빈민빈으로 바뀌었던 것 같다.
물론 확실하지 않다.
무슨 의미인가 생각해봤다.
저게 게이지 바 같은 의미인가
모르겠다.
아무런 의미 없는 것일 수도 있다.
난 항상 쓸데없는 생각을 많이 했으니까..
그도 나에게 넌 생각이 너무 많다고 했다.
나도 쓸데없는 생각을 생각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생각이란 게 내가 안 하고 싶어서 안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아 모르겠다 머리가 어지럽다.
또 생각해보니 낮에 맥주 한 병을 마셨다.
그래서 어지러운 건가
아 존나 어지러워 그만 써야겟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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