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내 동생이 그리는 것만 지켜봤는데


레이어라는게 있더라


어떤 대상을 그리는데 여러 레이어를 겹쳐 그리는 거야


그 레이어를 각각의 요소별로 따로 지정해 두지



그리고 정의definition라는게 있어


아리스토텔레스에 따르면 유와 종차로 이루어지는 어떤 실체를 규정할 때 사용하는 명제라고 보면 되려나


예를 들어 "인간은 이성적 동물이다" 라고 인간을 정의할 수가 있겠지


동물이 유 이고 이성적 이라는 게 종차 야


그런데 인간이라는 존재는 "이성적 동물" 이라고만 정의되는 게 아니지


"도구적 동물" 이라고 정의할 수도 있고


"정치적 동물" 이라고 할 수도 있어


이것 밖에도 수도 없는 정의가 존재할 거야


그것들 각각은 그림 그리는 프로그램에서 한 존재를 묘사하는데 사용된 하나의 레이어지


수도 없이 많은 레이어가 중층으로 쌓여 있는 거야 인간이라는 존재에는


근데 어떤 사람이 뭘 봤을때 저건 인간이다 아니다 이런 판단이 딱 하고 들겠지


그 때는 인간이 이성적이다 아니다 이런 판단 하에 구분하는 게 아니야


보고서 직관적으로 알아차린다


수없이 많이 겹겹이 쌓인 레이어를 모두 분석하지 않고 직관 하나로 꿰뚫어 파악한다는 거야


이런 거지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개와 고양이를 구분하는 알고리즘을 만들기는 매우 어렵다


그러려면 인간은 컴퓨터 프로그램에 언어로 된 수없이 많은 레이어를 고려한 알고리즘을 만들어야 하지


하지만 인간의 인식은 개와 고양이를 너무나도 쉽게 구별해낸다


그건 수없이 긴 시간의 생물의 진화 과정에서 그 차이를 구분할 줄 아는 직관적 인식이 새겨졌다고 봐야지


이데아라든지 형상이라는게 있다고 본 거지


개라는 존재도 모습이 제각각 다르지 고양이도 마찬가지고


하지만 개라는 종이 존재하고 고양이라는 종이 존재한다고 여기지


그건 인식이 범주화되었다고 봐야지


그리고 그걸 붙잡아 내는 언어가 끼어들고


인간은 언어로 사고하고


그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