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맛있는걸 먹고 싶었다.
허나 퇴근 후에 문 연 곳이 술집 뿐이라 고민끝에 칠성포차에 가서 알탕과 오돌뼈 주먹밥을 시켜 먹었다.

정말 몇년만에 술집을 가는지.
술집에 간 것만으로 마치 내가 대학생으로 회귀한 듯한 느낌을 느꼈다.

술을 먹고 싶진 않았으나 술집이니까 매화수를 하나 시켜 마셨다.
한창 술 마시고 다닐 적엔 술을 꺾어마시지 않았던거 같은데 지금은 한잔을 비우는데도 두세번은 홀짝거린다.
대학 시절엔 취하기 위해 마셨는데, 지금은 목적 없이 마시니 굳이 많이 마실 필요가 없어서일까.

마시고 싶은 기분은 드는데 왜 마셔야 하는지 생각해 보면 잘 모르겠다.

왜 술은 마시고 싶을까.

술을 마시면서 한가지 위안삼은 건, 내 젊은 시절이 술로 찌든 삶은 아니어서, 그게 나한테 고마웠다.
그렇게 살려면 여건은 충분했지만 나는 노력하며 살았다.

나의 고딩시절은 알콜중독자 가정폭력범 애비 아래 고통받는 시절이었지만, 늘 나와 함께 있어준 그녀 덕분에 불행하지도 초라하지도 않았다.

나의 대학시절은 진한 캠퍼스 우정 덕분에 외로움이란 단어를 잊고 살 수 있었다. 집은 인천이고 학교는 서울이었다. 술 먹고 싶으면 진탕 함께 먹고 그들의 집에서 아침을 맞이하는 복을 샐 수 없이 많이 누렸다. 물론 가끔 그들이 인천까지 와 월미도의 밤에 많은 취한 무리들 중 하나가 되어 주기도 했다. 엊그제에도 내가 있는 곳으로 다같이 와서 꽐라가 되었다가 자고 갔다.

인생을 되돌아 보고 싶으면 혼술을 마시는게 좋겠다.
음악과 혼술은 나를 되돌아 보게 한다.

내가 지금 혼술 중이라서 하는 말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