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번의 주말을 보냈던가..
그대와 헤어진것도 벌써 한달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변하지 않을 것 같았던 내 삶은 몇가지의 변화가 생겼다.
먼저...주말에 일을 다니기 시작했다.
그전의 주말은 그대와 함께 보냈었기에 주말만큼은 시간을 비워야 했다.
그렇게 주말엔 그대와의 만남에 익숙해있던 내게 갑작스레 다가온 주말의 공허함은
마치 나의 사지중 한가지가 잘려나간듯 무척이나 공백감을 느꼈다.
그래서 시작했다. 이제 2주차에 접어든다.
일은 편하다..몸은 힘들지만 마음은 편하다.
사람들과 치이는 일 없이 나 혼자 일을 하기 때문에 내가 하고 싶은 건 다 할수 있다.
오히러 주말에 일하러 가는 날이 더 기다려 질 정도이다.
음..그리고 살이 5키로 정도 빠졌다.
그동안 아무리 식이 조절을 하고 다이어트 약을 먹고 운동을 하여도 빠지지 않던 것이,
그대와의 이별 후 그냥 자연스럽게 빠져버렸다.
예전 그대와 한창 좋았던 시절에 입었던 옷들이 맞기 시작한다.
그 옷들을 입고 괜히 길거리를 걸어보기도 하고 그대와 자주 갔었던 카페에 가서 책을 읽으며 하루를 보낸적도 있다.
며칠전의 일이었다.
혼자서 오륙도를 다녀온 날...그리고..포항에 큰 지진이 온날..
차디 찬 바닷 바람을 맞으며 방향을 잃고 정처 없이 망망대해를 헤매는 부표 처럼 그냥 그렇게 떠돌아 다녔다.
마음 가는 대로, 발길이 가는 대로...
그 방황의 끝은 결국 우습게도 술이었다.
그대가 내게 그토록 금기시 했던 술.
나는 그대가 떠나간 후로 마치 수능이 끝난 고3 수험생처럼 마음껏 술을 마셨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마트에 들려 장을 봤다.
그때 나는 분명, 소주와 함게 곁들일 안주를 해먹으리라 생각하였다.
쇼핑이 끝난 뒤 카운터위에 내민 나의 장바구니엔...그대가 좋아하는 것들이 들어있었다.
소름이 돋았다.
나는 이토록 그대라는 사람에게...마치 습관인것 처럼 그렇게..길들여져있었구나...
이제는 서로의 갈길을 각자 걸어가는 이 시점에도..나는 그대라는 습관이 배여있었다..
마치 그대의 향수가 내 몸에 배여있듯..
그대가 베어간 내 가슴의 상처도 잊을만큼...
그래, 그대가 그렇게도 싫어하던 혼술을 했다.
술을 마셨다.
취기가 오를수록 그대에 대한 그리움과 나의 외로움이 커져갔다.
그러나 오해 말라.
나는 그대를 사랑했던 것이 아니다.
나는 그대를 사랑했던 시절을 그리워 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그대의 부재로 외로워 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그대를 사랑하지 않았다.
나는...그대를 사랑했던 적이 없었다.
나는...정말...찌질하구나...
그날, 마지막 잔을 비웠는지 안비웠는지 기억조차 나지않을 정도로 잔뜩 취해 잠에 골아 떨어졌다.
내 마지막 희미한 기억은..꿈에서라도 그대를 만나고 싶다는 것.
하지만 그날 꾼 꿈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나는 그대를 잊을 것이다.
그리고 나는 잘 살것이다.
그대와 함게 지낸 시절 동안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쪄버린 살을 빼고,
그대를 만나며 진정한 내 인연..내 사랑을 놓친 것에 대해 아쉬워 하고 후회하였다.
그래서, 나는 다시 사람이 될것이다.
한 사람...한 남자가 되서 그대로 인해 놓쳐버린 그 진짜 내 인연을 찾으러 갈것이다.
그래..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언젠가 찾으러 갈것이다..
찌질하다..그냥 찌질하다는 말 밖에 못하겠다..
지금도 나는 취해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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