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병들잖아


병들면 병원 가고


심하면 입원하고


입원해서 치료하다


안고쳐지면 죽잖아


근데


병상에 누워서 죽을 날만 기다리면서 링겔 맞고 있고 싶지가 않아


그것보다는 길에서 죽는 편이 나을 것 같아


사람들이 종종 다니는 길가에 앉아 있는 거야


서울역에서 염천교 가는 길이라든지 그런데 앉아있는 거야


고통을 참으며 말이지


나는 선글라스를 끼고선 사람들을 바라봐


그들은 내 눈동자를 볼 수 없고 내가 겪는 고통이 무엇인지도 모르지


나는 지나가는 청년에게 날 일으켜 세워달라고 부탁한다


그리고 말하는 거야


집에 가야 하는데 서울역에서 버스를 타면 되는데 어느쪽으로 가면 되냐고 묻는 거지


사실 나는 집도 없이 떠돌고 있지만 괜시리 그런 말을 꺼내보는 거야


그 청년이 서울역 방향을 가르쳐 주면 고맙다고 하고 자리를 뜬다


그러다가 지하도 차가운 바닥에 기어들어가 누워 죽기를 기다리는 거지


떠온 물 한 병을 조금씩 마시면서


얼어죽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