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로 학원을 다녔다


학원이 끝나고 집에 돌아오는 길


2-3 전철역 승강장


그곳에서 그녀를 보았다


나는 전철에서 내리는 중이었고


그녀는 전철을 타는 것이었다


그녀는 나와 같은 고등학교를 다닌 같은 학년의 여자로


얼굴은 알고 있으되 이름은 모르는 사이였다


나는 그녀와 말을 한 마디도 나눠보지 않았었다


그리고 이튿날


학원에서 오는 길 2-3에는 또 그녀가 서 있었다


그녀와 눈을 마주치고 또다시 스쳐지나갔다


그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그녀는 2-3에 서 있었다


그리고 나도 매번 같은 시간에 전철에서 내렸다


그녀와는 매번 눈빛을 교환했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우리의 만남은 끝나버리고 말았다


정확한 기억은 나지 않지만 아마도 그녀가 나를 슬쩍 피해버리고 만 것 같다


그 시절 나는 왜 그녀에게 말을 걸 용기가 없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