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는 걸 좋아한다.
그러나 늘 쓰고 나면 비문투성이이고
문장과 문장 사이의 유대가 떨어져
읽는 맛이 하나도 없는 글이 나온다.
직관적인 모종의 생각을 1도 드러내지
못하는 실패한 글이 나와서
늘 실망한다.

글 읽는 걸 좋아한다.
그러나 작가의 의도를 파악할 능력이 떨어지고
문장을 나노단위로 분석할 만한 분석능력도 없어서
읽고나서 남는 건 정말 간단한 내러티브 내지
인상적인 단어사용 밖에 없다.

예를 들자면
저명하고 글 잘 쓰기로 유명한
모 교수가 이태백은 천재라고 했는데
그가 이태백을 천재라고 한 연유에 대해 난 1도
잘 모르겠어서 맘이 좋지 않았다.

음악 듣는 걸 좋아한다.
하지만 역시 분석할만한 기본적인 교양이 내겐 없다.
단지 멜로디가 내게 맞으면 즐겨 듣는것뿐?

난 평론가들이 부럽다.
그들은 가진 지식을 모두 끌어들여
무언가를 효과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
그런 지적 능력이 부럽다.
요즘 특히나 부러웠던 것은
이동진 평론가이다.
그가 나오는 팟캐스트나 유튜브 영상을
보면 그는 늘 책과 영화를 매우 구체적으로
분석하고 분석한 내용을 통해
자신의 가치관을 은연중에
여러 층차별로 드러내고 있다.

난 육체노동엔 잼병인 사람이다.
일머리라는 것이 없다.
그렇다고 세상을 봐라보는 혜안을
가진 것도 아니다.
내가 분석한 현상과 사람과 세상은
늘 무언가 결함들을 지니고 있다.
곰곰히 생각해보면 원래의 결론들을
정면으로 반박할 수 있는 다른 논리적인
것들이 생각난다.

인식과 실천 모두 중요하다.
그러나 나는 이 두 분야 중에
어느 하나 제대로 하는 것이 없다.
그러므로
나의 인간론은 뿌리부터 나 자신에 대해
부정적이다.

삶의 가치가 어디에 있는지 그건 매 사람에게
달린 문제이다.
그러나 나에게 있어 가치란
나의 빈약한 인식 능력과
실천 능력으로 인해
아무 의미 없어진 단어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