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십세 
                                     최승자 

이렇게 살 수도 없고 이렇게 죽을 수도 없을 때 
서른 살은 온다. 
시큰거리는 치통 같은 흰 손수건을 내저으며 
놀라 부릅뜬 흰자위로 애원하며. 

내 꿈은 말이야, 위장에서 암 세포가 싹트고 
장가가는 거야, 간장에서 독이 반짝 눈뜬다. 
두 눈구멍에 죽음의 붉은 신호등이 켜지고 
피는 젤리 손톱은 톱밥 머리칼은 철사 
끝없는 광물질의 안개를 뚫고 
몸뚱어리 없는 그림자가 나아가고 
이제 새로 꿀 꿈이 없는 새들은 
추억의 골고다로 날아가 뼈를 묻고 
흰 손수건이 떨어뜨려지고 
부릅뜬 흰자위가 감긴다. 

오 행복행복행복한 항복 
기쁘다우리 철판깔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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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십세가 곧인데 살기 싫다는 말을 듣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