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대학 때 연애편지 쓰려고 편지지 세트 사뒀는데 한 장 전해줬고 나머지는 아직도 남아있는 듯.
걔 이름이 민경이었는데 흔한 이름이지.
편지지인가 봉투에 껌처럼 너에게 붙어있을 꺼야 라고 쓰여진 편지지였음.
결국 붙어보지도 못했지.
나는 껌처럼 버려졌다고 할 수 있지.
아니 씹히지도 못했으니 껌은 아니구나.
하지만 졸업 후 나는 분명히 걔랑 사귈 타이밍이 계속 있었는데 능력 부족으로, 그리고 복잡한 일이 얽혀서 무섭기도 해서 나는 수년간 시간을 그냥 지켜만 봤다.
그러던 어느 첫눈 오는날 그 애는 J.S 바하(가명)와 사귀게 되었다.
그러다가 오랜 시간이 지나고 작년 말에 그 애 페이스북에서 그 J.S 바하가 친구 등록이 없어졌다.
나는 결혼 한 걸로 짐작하는데 왜일까 궁금한다.
단물 빠졌다고 그 엄청난 남편이 배신한 걸까?
작년 말에 대학 동창회를 안 가서 소식을 모르겠다.
전화로 알아보는 것도 부담되서 싫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궁금하긴 하다.
내가 걔네 연애 초창기에 무리해서라도 말렸으면 걔 인생이 좀더 행복해지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도 들고...
J.S. 바하 싸이월드 등을 보고 나는 그 남자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었거든.
그 때는 입당도 안 한 상대라서 주위에 이 문제를 상담할 사람도 없었다.
결혼을 잘 해야 한다.
연기를 잘 하는 꽃뱀을 만나면 아무리 예쁘고 착하고 나랑 모든 면에서 잘 맞는다고 해도 내가 그 사람이 탈 보험금을 위해 죽을 수도 있고 인생 망치는 거다.
나는 가끔 착해보이고 성격 좋고 진보적인 면도 많고 나의 이상형에 딱 맞는 여자를 봐도 한편으로 섬뜩한 마음 때문에 망설여진다.
이런 생각 하다보면 골치아프게 고민하지 않고 운동이나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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