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지나왔는지 조차 모르게끔 하루 하루를 낭비하고 있다. 2월 1일이 퇴사 그리고 가족일정, 2월 2일 아무것도 하지 않음, 2월 3일 낮에 놀다가 밤에는 친구를 만남, 2월 4일 일요일 잠을 두번 잤지만 특별히 무언가를 하지 않음, 2월 5일 오늘 역시 휴대폰 게임과 디시 다른 게시판에 빠져 하루를 보냄. 쓰니까 어떻게 지나왔는지 알 수 있지만 그간에 졸음이 계속 쏟아 졌던 점이나, 집에서는 밥을 챙겨 먹는 게 어려운 점이나, 가족의 생활 리듬이 전체적으로 바뀐 점이나, 내가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 보내려 했는지 같은 걸 떠올리면 여간 파악하기 어렵다. 아, 나는 그래도 내가 고생한 척은 하느라고 손이 금새 두꺼워 진 줄 알았는데 그런 게 아니라 누적 피로로 부어있었다. 한파를 지나며 벗겨진 손가락의 피부들은 반정도 재생이 됐고, 그마저도 안티프라민 연고를 이삼일씩 바른 게 효과를 본 셈이다. 다시 뽀송뽀송한 고생 안하는 손이 됐다. 뽀송, 뽀송.



tvN 드라마 스테이지 에는 난감한 직업들이 등장하곤 한다. 회사 회식 자리에서 템버린을 잘 치려는 사람들을 위한 학원 강사님, 시체 청소부로 알려진 특수 청소 업체 '소풍 가는 날', 그리고 어제 보려고 OO둔 것은 교도소 에서 사형수가 죽기 전에 원하는 음식을 만들어 주는 가상의 쉐프 쯤 된다. 그리고 나는 그런 것들에 끌리는 걸 확인 한다. 교도관도 살면서 경험 해보고 싶은 직업 중 하나지만 내가 살면서 그걸 경험 할 수 있을까, 돈이 아니라 마음이 끌려서 견습 직원 처럼 지내고 그 풍경에 젖어 지내고 싶다면 이건 철없음 일까. 남들이 몇 년을 공부해서 평생 직업으로 삼는 직업들을 단순히 '(경험) 해보고 싶다.' 라며 실행 할까 망설이는 건 철없음이 맞을까. 내가 그렇게 믿고 있으니 적어도 나는 내게 철없다고 하고 있다. 그런 식으로 끌리는 직업들이 한 두개도 아니라서, 다만, 너무 늦지 않게 점찍어둔 미래로 편입 해야 하는 나이가 있어서 딱 그 나이 까지만 적어도 자유롭게 지내고 싶다. 역시 철없는 걸까? 해당 연령은 지금 부터 10년 내지는 15년 남은 거 같다. 그런데 진입 비용 들을 따져보면 다른 것들을 하는 게 좋겠다. 쒸익, 쒸익. '어째서 회사에 취업을 하고 자리를 잡아야 하나요?', '그건 가족 구성원 들이 풍족하게 쓸 돈을 마련 하는 게 가장의 책임에 속하기 때문 이란다.', '어, 음, 예, 어, 음, 네.'



친구가 우스갯 말로 전기를 꾸준히 배워서 친구네 회사로 오라고 했다. 어... 공장은 3상 4선식을 사용..하..나??....... 샌님이에 노가다도 얼마 못버틴 나는 그게 안될걸.. 버팀목이 되어 줄 수 있는 사람이 있으니 기쁘지만. 아무 것도 없는 나는 아니라고 대답 했다. 아무 능력도 없는 나는 아니라고 대답 했다. 우리 일 하지 말고 살자, 그냥. 노동의 의무와 책임으로 부터 탈피 해서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그제사 기꺼이 하는 그런 삶으로 꼭 편입 하자. 내가 보다 늦을 거니까 나는 노력 하다 보면 그렇게 될거라고 믿어.



견모불욕, 수처작주 입처개진

내 존엄에 위해를 가하는 것을 보면 상응해 대응을 하는 것이 맞으나 그것이 모욕이 되지 않으면 대응을 하지 않는 게 어리 석다고, 라디오 에서 들었졍. 자신이 주인 으로서 도리를 다 하며 있으려고 하면 어디서 어떤 일을 해도 그 모습이 1. 모순없이 참되다는 말 인지, 2. 정말 보기 좋다는 건지 모르겠지만 이것도 라디오 에서 들었졍. 하지만 나는 이 두가지 옛 성현들의 말씀을 실천 하며 살기에는 어려운 위치에 있어. 내 어리석음으로 만든 오늘 날 내 현실은 썩 달갑지가 않아. 신상이 퍼지고 글이 퍼지고 어디 선가 업로드가 되어 버리고 말 것이란 걸 알면서도 관음 욕구 때문에 어딘가에 글을 적고 사는 거야 지금처럼. 그래서 좋냐고, 좋아 덜 외롭고 덜 해롭고 덜 나빠져. 더 나빠지지는 않는듯 해.



몸도 나아 졌고 내일은 월급도 들어 올테니까 (적어도 그렇다고 믿으며 지낼 거니까) 그리던 일상으로 돌아가야 후회를 덜 하겠지? 가장 가까운 독서실은 월 12.5만원에 도보 5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주택이 아니라 아파트 니까, 오래된 아파트에 오래된 엘레베이터 니까 3분을 추가 해야 한다. 독서실은 다니지 않기로. 한파는 계속 이어지는 구나. 계속 이어질 예정 이었구나. 이불 밖이 위험한 게 아니라 정말 날씨가 개같다. 여름에는 40도, 겨울에는 영하 15도, 1년 새에 55도나 되는 차이를 몸이 감당하며 매년 지내야 하는 걸까. 나는 역시 남쪽으로.. 기차가 주변의 도심에 뚫린 남쪽으로 . . .



쓴다고 모두 다 이루어 지는 게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리는 것들이 있다. 타인의 진심어린 애정 같은 게 아니라 나 혼자서 노력 해서 될 수 있는 것들로 한낱 자격증에 한낱 공부에 한낱 공개채용 시험에 한낱 체력검정에 한낱 어학능력에 한낱 웨이트 중량에 한낱 그에 걸맞는 몸, 그리고 한낱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멈춰 있는 모습, 이런 것도 안하고 사는 모습



하하, 자정 되면 모바일 게임 템주는 거 받아야 해. 2.75만원 지갑전사 했졍. 매일 매일 아이템 줭. 어떤 건 1주일 어떤 건 4주일.



역시 나는 지금이 좋아. 제일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