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나서 시작한 건 게임 이지만, 자의와 달리 일어나자 마자 떠올린 건 꿈의 내용 이었다. 과장님 병문안 간다고 그것도 말만 했었고, 소장님 생신 선물은 챙겨 드렸었고, 과장님 것도 그랬었고, 또래 사람은 이사 간 후에도 일을 계속 다니려나, 다니겠지? 꿈 속에서 조금은 불편 하지만 조금은 편안한 모습으로 마주해서는 여전히 나는 굼뜨고 어기적 거렸지만 점심시간이 되자 밥을 먹으러 따라 나섰다. 그리고 그 공간은 학교를 닮아 있었다. 내 모교와 비슷한 마감처리가 된 조금 더 커다란 건물, 혹은 다녔던 대학2의 건물과 흡사 했고 대학1의 분위기와 또 흡사했다. 기억이 얽히고 섥혀서 그것들을 마주하다 보면 오늘 내가 이 모습으로 지내는 것이 납득이 된다. 납득이 된다. 다시금 납득이 된다.
일을 관두고는 늘어져서 놀고 나니, 재정비란 명목으로 놀고 나니, 시험이 목전으로 다가왔다. 23일은 짧다면 짧지만 생각 보다 짧지 않은 시간으로 어떻게 쓰느냐에 이번 분기가 어떻게 쓰일지 결정이 난다. 지겹지도 않냐고? 나도 지겨워. 56점 인생 지겹다. 65점 인생 정도는 괜찮은 거 같아서 그거 다시 도전 해보게. '아직은 젊어', '난 젊은 편이니까 그렇게 까지 분발하지 않아도 될지 몰라' 같은 안일한 생각은 조금 틀어져서 이제 면목을 챙기려 손을 허우적 거리는 셈이다. 무얼 잡을까, 뭐가 잡힐까 라며 어두컴컴한 곳에서 홀로 손짓을 하다 또 다시 아무 소득 없이 무방비의 상태로 세상 밖으로 나가게 될지도 몰라. 이번에는 그렇지 않을 거라 다짐을 하고 확언을 해도 세상 일이 그런 게 아니란 걸 아니까 나는 잠자코 이게 내 일인 양, 이게 내가 해야할 것인 양 하고 있는 수 밖에 없다. 다행인 점은 내가 보는 이것들이 내게는 익숙한 단위와 단어와 개념(X) 완성식(O)들 이란 것. 전동기의 유기기전력 에이 분의 피지파이 육십분의 엔! . . . . (유도) 전동기의 토크 T = EI = pzΦ/60a * I [N*m], 0.975 * N/P0, 0.975 * Ns/P2 [kg*m] 하, 올, 음, ㅇ,ㅓ , 예. 정성 있는데? 쫌 하면 될거도 같은데? 깐족 깐족 히히덕. 헤덕덕.
시무라 타카코를 검색 하다 야오이에 대한 다른 단어로 정리된 기사를 읽고는 익숙한 그림체를 찾아 결국 보고 싶었던 만화를 찾아냈다. holy shit at all. 케 케 ㅔㅋ ㅑㅑ 캬캬캬캬
드라마 스테이지 소풍 가는 날을 끝까지 못봐서 짜투리 부분을 다시 봤다. 처자식을 사랑스럽게 보는 아버지의 모습을 봤다. 내 아버지가 어땠는 지 생각 같은 거 하지 않고 그냥 봤다.
녹스를 작업표시줄 에서 제거 했다. 지우지는 못했다. 휴대폰에서 모바일 게임을 지웠다.
냉동고기가 있어서 냉동고기를 먹을 수 있지만 며칠 째 과자나 라면을 주식으로 살고 있다. 살을 찌우겠다는 의지가 아니라 무엇 하나 해먹을 힘도 없어서 말이다.
나는 마음이 아픈 사람 인가? 자아 정체감이 결여된 사람 인가?
야, 정말 나는 흔히 이런 사이트에서 말하는 OOO 이나 OOO 같은 것들을 그리면서 살면 행복 하겠다 싶어. 나는 그렇지 않지만? 나는 그런 취향이 아예 없다고 말하진 않지만 그려낸 것들을 보고 있자면, 현실과 달라서 라기 보다 이게 픽션으로 꽤 멋있는 거 같이 느껴질 때가 많아서 그게 참 그니까 무슨 말이냐면, 에헤이, 어. 종잇짝에 그려진 거나 보면서 시시덕 거리던 그게 행복 이라면 그렇게만 지내고 싶다고 말하고 싶은 듯해.
오늘이 지나고 있다. 삭막한 나는 다시 삭막함을 지나 조금은 생기를 얻어 시시덕 거리는 나의 순번이 다가왔다. 지금을 향유하자.
전기기사 공부해? 힘내!
아직도 그러해 낑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