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듯 평온한 것이 적응이 안되네
너무나 잔잔해
눈을 감고
눈을 뜨고
다시 눈을 감고
너를 떠올린다
하나
둘
셋
눈을 뜨고
너에게 편지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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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의사선생님께
선생님, 안녕하세요. 선생님의 환자 ㅇㅇㅇ입니다. 아침부터 선생님 생각이 나서 이렇게 편지를 써요.
사실 어제 밤부터 선생님 생각을 했어요. 선생님의 얼굴이 자꾸 눈앞에 아른거리는거 있죠. 저는 선생님을 또 보고싶어요.
선생님을 다음 번에 보게된다면 이제 무슨 말을 해야 하나 고민도 돼요. 그냥 진료실 안에 들어가서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있을까
아니면 선생님을 뵈러 왔어요 하고 조심스럽게 말을 꺼내봐야 하나, 그게 또 아니라면 약을 처방해주세요 라고 이야기해야 할까.
어떤게 좋겠어요? 제가 어떤 것을 준비해가나 선생님은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끄시겠죠?
그러면 저는 선생님께서 이끄시는 대로 따라가게 될 것이고요.
선생님은 저와 사적인 관계를 갖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시나요?
사실 사적인 관계를 갖지 않아도 되긴 하죠. 진료실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관계가 끊어지는 것은 아니니까요.
그럼 저는 왜 선생님과 더 깊은 관계를 원하는 것일까요? 사실 저도 잘 모르겠어요. 저도 제 자신에게 물어봐야 하는 문제에요 그것은.
저는 선생님께 궁금한게 많아요. 몇 가지 생각나는 것을 질문드릴게요.
어떠신가요? 선생님은 자족적으로 행복하신 분인가요? 홀로 모든 것을 갖춰서 가까운 타인의 부재가 큰 문제로 다가오지 않는 분인가요?
감정적 결핍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고 언제나 평온한 상태를 유지하시는 분인가요? 선생님에게 욕망이 있다면 그것은 무엇일까요?
일에서 찾는 보람 같은 것으로 생을 살아가시나요? 선생님께는 왜 천박한 모습이 보이질 않죠? 왜 항상 고귀한 성녀의 모습을 하고 그 자리에 앉아계시냔 말이에요!
선생님은 자기의 비열성이나 동물성같은 걸 인정할 때는 없으신가요? 왜 저는 진료실 문만 열고 들어가면 온순한 양이 되어버리고 마는 걸까요?
선생님은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답을 알고 계시나요?
도대체 선생님은 어떤 사람인가요?
왜 선생님은 그 자리에 앉아 계시죠? 금요일 오전마다 이쁜 얼굴에 화장을 하고 점점의 귀걸이를 달고서요!
제 질문들에 대해서 선생님께서 답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전 진실되고 솔직한 대답을 원해요.
조용한 진료실에서 마주앉아서 선생님께서 이런 질문들에 대해서 조곤조곤 말씀하시면 저는 조용히 듣고만 있고 싶어요
그러실 생각이 있으신가요?
제 질문들에 대해서 답해주시길 바라요
선생님의 환자 ㅇㅇㅇ 드림
선생님이 이 글 보고 무서워서 피할 듯
한마디로 진상 환자가 되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