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루나의 삶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잘못 꿰어진 단추였다.

그에게 가정은 따뜻한 울타리가 아니라, 부패한 장기와 같은 쿰쿰하고도 역한, 모양만 갖추고 있는 그런 엇비슷한 형태를 가지고있었다. 아버지는 불륜의 기름에 절어 있었고, 어머니는 아이를 방치물처럼 버렸다. 새어머니들이 몇 번 등장했으나, 그 누구도 그에게 사랑은 무슨, 혐오의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그 결과 그는 “결핍”조차 인식하지 못한 채, 텅 빈 공허를 애써 웃음으로 포장하며 자랐다.


성인이 되어도 달라지지 않았다. 대학은 지옥의 연장선이었고, 그는 일찍 포기했다. 남은 건 ‘고졸’이라는 사회적 오명뿐이었다. 그는 그 위에 “명예 교대생”이라는 가짜 휘장을 달고 다녔다. 부러진 뼈에 반창고를 붙인 듯 초라한 자기위안이었다.


인터넷은 그의 또 다른 쓰레기통이었다. 디시인사이드는 그가 처음으로 “인정”이라는 것을 흉내 낼 수 있었던 공간이었다. 그러나 인정은 오래 가지 않았다. 그는 한 여갤러에게 매달리며 고양이를 입양했으나, 끝내 남은 건 고양이가 버려지는 장면과 200만 원의 합의금뿐이었다. 인정은 다시 썩어버렸고, 그를 대신 찾아온 건 원망뿐이었다.


직장 생활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중소기업이라는 좁은 수조에 던져졌으나, 동료들에게는 단순한 불순물이었다. 미움과 비난이 쌓였고, 결국 그는 다시 쫓겨났다. 그는 현실에서조차 존재를 증명하지 못했다.


그나마 그를 붙잡은 건 과일가게였다. 사장의 느슨한 호의 속에서 그는 잠시 “인간처럼” 착각했다. 하지만 그것조차 노동이 아니라, 한 유부녀의 체온 때문이었다. 그녀의 품속에서 그는 어릴적 자신의 모습을 흉내 내며 매달렸다. 사랑이 아니라 퇴행이었다.


삶이 조금은 정리되는 듯 보였을 때, 그는 다시 디시로 기어들어갔다. 그러나 돌아온 건 조롱뿐이었다. 그는 그곳에서조차 실패했다. 평범한 인간이라면 차라리 떠났을 자리였다. 하지만 그는 떠날 수 없었다. 왜냐하면 디시는 그에게 아버지이자, 어머니이자, 친구이자, 심지어 무덤까지도 되었기 때문이다.


마치 썩은 음식 속 구더기가 스스로 존재를 확인하듯, 루나는 그곳에서 끝없이 기어 다녔다.


루나는 인간에게도 버림받았고, 짐승의 본능조차 흉내 내지 못했다.

그의 존재는 더 이상 생존이 아니라 연명, 더 이상 삶이 아니라 잔여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