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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끝자락에서”

몰래 품은 바람 하나 있다고 해서
계절이 발걸음을 재촉하지는 않습니다.
나의 욕심으로 봄을 데려올 수 없듯,
꽃이 피고 벌들이 꿀을 모으는 일 또한
저마다의 때를 따라 흐를 뿐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억지로 문을 두드리지 않고,
다가오는 계절의 그림자가
창가에 천천히 번지는 모습을 바라봅니다.

바람은 이미 다음 계절의 냄새를 품고,
꽃잎 몇 장은 미련처럼 길 위에 남아
한철의 이름을 조용히 되뇌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압니다.
붙잡으려 할수록 멀어지는 것이 있고,
가만히 둘 때 비로소 곁에 머무는 것이 있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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