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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오의 햇살은
세상의 모든 것을 조금씩 크게 보이게 만든다.

사람들은 장을 보고,
차들은 바쁘게 지나가는데,
꽃집 한구석 화분 속에서는
손톱만 한 사계국화가
아무 일도 없다는 듯 피어 있었다.

큰 나무처럼 그늘을 만들지도 못하고,
장미처럼 화려한 이름표를 달지도 않았지만,
그 작은 꽃은
자기 몫의 계절을 정확히 살아내고 있었다.

나는 잠시 걸음을 멈추고
꽃보다 작은 그 의지를 바라본다.

세상은 늘 거대한 것들의 이야기로 가득하지만,
어쩌면 삶은
이 화분 한쪽에서 피어난 꽃처럼,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햇빛 한 줌이면 충분하다고 말하는 존재들로
버텨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토요일 12시.
꽃집 앞에서
나는 아무것도 사지 않았지만,
잠시 동안
마음 한구석에 작은 계절 하나를 들여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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