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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내 이름을 유심히 관찰하고 기록해왔다는 확신이 들수록 손끝이 미세하게 떨렸다. 감시의 나라라는 말이 농담처럼 들리지 않는 일요일이다. 영화라는 매체가 타인의 고통을 양분 삼아 자라나는 기생식물처럼 느껴졌다. 타인의 일상을 도려내어 편집하고, 그 위에 가짜 이름을 덧씌워 파는 행위가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되는 과정이 역겨웠다. 실어증에 걸린 듯 침묵을 지키는 여자에게 끊임없이 말을 내뱉어야 하는 상담원 업무를 부여한 설정은 가학적인 악마의 유희와 다를 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