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eb2c02fe9dd2c9967b2d7b213ee756aff050707617b5d25b50c1a3b9d1d86ca972ab0ef067cee21392e5a08

집 근처 교차로에서 신호를 기다리며 서 있는데, 누군가 옆에서 말을 걸어왔다. 셔츠 깃이 때에 절어 있는 남자가 휴대폰을 내밀며 근처 맛집을 물어보는 척하다가 자연스럽게 번호를 요구했다. 그 뻔뻔한 시선을 마주하는 순간, 위장이 뒤틀리는 것 같은 불쾌감이 치밀어 올랐다. 대답 대신 고개를 돌려 반대편 전광판의 숫자만 세었다. 신호가 바뀌자마자 보폭을 넓혀 횡단보도를 건넜고, 뒤에서 들려오는 구시렁거리는 소리를 음악 소리로 덮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