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좁은 관점에서 보자면, 


최근에 꽤 유명하다는 두 곳의 점집에서 사주를 봤음. 

한 곳에서만 보면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두세곳에서는 봐야 한다고 생각함. 


근데 두 명의 술사가 비슷한 풀이를 하더라. 

내가 먼저 질문한 것도 아닌데 그들 입에서 나오는 첫마디가 똑같음. 

과거에 겪었던 흐름, 큰 사건들은 연도, 월까지 맞췄고, 

미래에 대한 이야기도 큰 틀에서 동일했음. 


사주는 미신이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는데, 

일단 "큰 틀이나 흐름"은 이미 정해져 있는 건 맞는 것 같음. 


시간이 흘러 뒤를 돌아보면 술사들이 짚어준 큰 흐름대로 내가 살아가고 있더라. 


단 조금이라도 검증된 사람한테 가야함. 



한편 넓은 관점에서 보자면 

운명이 태어날 때부터 정해져 있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가 여러 번 있었음. 


어릴 때는 

부모님이나 학교 등 작은 집단 내에서 보호받다보니 세상 물정을 모름. 

뉴스에서나  주변에서 사고나 사망 소식 등 나쁜 소식이 들려와도 

나에게는 절대로 저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거라는 이상한 확신을 가지고 있음. 

"나는 고유한 사람이야"라는 오만 때문에 세상이 얼마나 무서운 곳인지 모름. 


근데 20대 중반만 넘어가도 인생이 내 마음대로 안 된다는 걸 점점 깨닫게 됨 

매사 노력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결과는 공평하지 않고,

갑자기 젊은 나이에 급사하거나 좋지 못한 일을 겪는 친구들을 보면서 

"운"이라는 게 있다는 생각이 드는거지. 


하나 예시를 들자면 내가 아주 어릴 때 삼풍백화점에 갔었는데,

바로 그 다음 날 거짓말같이 백화점이 붕괴되었음. 

워낙 충격적인 사건이라 어린 나이였지만 뉴스 화면마저 기억이 남. 

그때부터 운명에 대해서 자주 생각하게 된 것 같음. 


20대 때 재벌집 맏딸이 경영하는 회사에서 일할 때 느낀건 

성공한 사람들이 사주를 더 맹신한다는 거였음.

성공할대로 성공한 사람일수록 세상이 노력보다는 운에 좌우된다는걸 본능적으로 깨닫는거지.

자기랑 똑같이 노력한 사람들은 성공 못하고 자기들만 성공했으니까. 

언제 운 때문에 고꾸라질지 모르니 더 무서운거지. 

항상 그들의 옆에는 역술인이 있음. 

엔터계나 금융, 재벌가들이 특히 사주를 많이 보는 이유가 있음. 


쉽게 생각해보면 내가 태어난 시대, 나라, 태어날 때부터 부여받은 가족, 성별, 외모 등에 내가 관여한 게 있음?

하나도 없는거지 .

주어진 환경에서 최대한 노력하고 성실하고 착하게 살아내야 하지만, 

큰 틀은 이미 정해져 있으니 너무 마음고생하거나 안달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