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짤은 갤 쥽쥽)

(리뷰는 리뷰일 뿐)


'우리도 더 야해도 돼요'

혜정이는 홍쌤을,
장난스럽게 도발해.

이 도발은 결국,
두 사람이 신뢰를 바탕으로,
서로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어주는 걸 넘어,
'뜨거운 사랑'을 나눌 수 있는,
남자와 여자가 되었다는 증명이기도 하지.

서로를 향한,
'따뜻함'과 '뜨거움'이 공존하는 관계.

그 관계의 시작은,
13년 전이었어.

홍쌤은,
13년 동안,
혜정이를 마음에 담고 있었고,
꼭 다시 한 번 만나고 싶었던,
인연이었어.

그리고 혜정이에게도,
역시,
그랬던 거야.

혜정이는 홍쌤이 자기에게 선물했던 책을,
13년 동안 고이 간직했어.

자기가 언제든 꺼내서 볼 수 있는 자리에,
꽂아 두고선,
혜정이는 힘들 때마다,
그 책을 꺼내 보았을 거야.

자신의 인생을 진심으로 응원해줬던,
한 사람.

스스로 성공하도록,
지켜봐 준 사람.

힘들고,
지칠 때마다,
그 책은 혜정이에게 어떤 '마법' 같은 거였을 거야.

'역시 난 안 돼'라는 마음이 들 때마다,
'너 성공 했었잖아. 이번에도 할 수 있어'라는 주문을 걸게 해주는 마법.

그 책은,
'나란 애가 공부한다고 달라지겠어?'라는 마음에서,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를 증명해 낸 결과물이었으니까.

그 책을 볼 때마다,
그 책에 담겨 있는,
자신이 처음으로 이루어낸 성공과,
할 수 있다는 홍쌤의 격려가,
고스란히 느껴졌을 거야.

처음 '성공'했던 순간의 기쁨과 환희.
홍쌤을 향한 존경과 설렘.

과거의 소중했던 그 감정이,
그 책 한 권에 모두 담겨 있었어.

그리고 혜정이는,
그 책을 소중하게 간직했어.

'해결되지 않은 과거는 다시 돌아온다'

혜정이와 홍쌤이,
다시 만날 수 있었던 건,
두 사람 모두에게,
서로가 해결되지 않았던 마음이었기 때문일 거야.

지나간 마음,
끝나버린 마음,
잊을 수 없는 마음이 아니었기 때문에,
오랜 시간을 걸쳐,
결국 다시 찾아 온 인연.

'운명'

과거의 인연을,
서로 그리워했기 때문에,
다시 지금 만나,
서로 사랑하는 연인이 된 거야.

닫힌 마음의 문을 열고 들어갈 수 있는 사람은,
결국엔,
서로에게,
오직 한 사람,
너였던 거지.

하지만,
해결되지 않은 과거라는 게,
결코 달콤한 것만 존재하는 건 아니야.

홍쌤과 혜정이는,
해결되지 않은 과거와 마주하게 돼.

홍쌤은,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까지는,
병원 경영에 별다른 관심이 없었어.

내 영역의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거야.

하지만,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병원 경영에 전처럼,
아무런 관여를 하지 않게 되면,
그저 묻어둬야 하는 과거의 일이 되고 말 거야.

아버지의 명예를 찾고,
아버지의 뜻에 따라,
병원이 경영 되길 바라는 건,
아들의 '당연한 바람'인 거지.

늘 병원 일에는 한 발 물러서 있던 홍쌤은,
모든 것을,
바르게 되돌리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한 거야.

홍쌤에게,
해결되지 않은 과거가,
과거와 현재가 맞물려 있다면,
혜정이에게 찾아 온,
해결되지 않은 과거는,
아주 오래 전 과거였어.

생각하는 것만으로,
고통이었기에,
마음 깊은 곳에,
꼭꼭 묶어둘 수밖에 없었던 기억.

그 불행한 기억이,
자살하려는 남바람을 통해,
재생돼.

하루하루가 너무도 버거운 삶,
그 삶을 버티게 해줬던 아들들,
그 아들들의 병,
그리고 그로 인한 빚,
그 앞에서 무기력한 자신을 이기지 못 해,
죽음을 택하려는 남바람.

혜정이는 그런 남바람을 보며,
죽기를 자처할 수밖에 없는,
아버지가 지닌 삶의 무게가 아닌,
그 아버지를 잃고 살아갈,
아이들의 삶이 눈 앞에 그려져.

자살을 하려는 남바람에게,
소리치는 혜정이는,
자신의 과거 속,
자신을 버리고,
스스로 목숨을 버린,
엄마를 향한 간절한 외침이었을 거야.

그렇게 죽으면,
'나는 어떻게 살라고'라는 애절한 외침.

그 어린 날,
혜정이는 살기 위해,
그 날의 기억을,
가슴 속 깊은 곳에 묻어 두었을 거야.

혹여나,
자신을 버린 엄마를 원망하며 살게 될 까봐.

오히려 더,
엄마와 행복했던 기억만을,
손에 쥐려고,
애썼을 지도 몰라.

그 날의 기억은,
자신을 무너뜨릴 테니까.

그렇게 해결되지 않았던,
엄마의 죽음을,
다시 마주하게 된 거지.

덕분에 혜정이는,
사랑하지만,
마음껏 사랑하는 것조차,
힘겨움으로 남았던,
엄마에 대한 기억을,
있는 그대로의 기억으로,
다시 수정하게 될 수 있을 거야.

애써 잊으려고,
애써 지우려고 하지 않고,
엄마의 인생을 그대로 인정할 수 있을 거야.

나를 사랑하지 않아서,
나를 버리지 않았다는 걸.

누구에게나 아픈 과거는 있어.

그 아픈 과거를,
그대로 기억할 수 있는 사람이 있는 반면,
그 아픈 과거를,
누가 건드리는 것만으로도 아픈 사람이 있지.

혜정이에게 과거는,
누가 건드리는 것만으로도 아파.

불행한 과거를 안고 살아가는 혜정이가,
그 과거 속에서 벗어나,
더 행복해질 수 있는 과정 속에 서 있는 거라고 생각해.

그리고 그 과정을,
홍쌤이 함께 해주는 거지.

너의 상처를,
자신이 치유해주겠다고,
섣불리 나서는 게 아니야.

네가 얼만큼 아프고,
네가 얼만큼 상처 받았는지,
불행했던 기억을 외면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바라봐 주고,
품어주려는 거지.

자신의 인생에 비추어,
섣불리 '너'를 평가하지 않기 위해.

오늘의 '너'를 사랑하기 위해,
과거의 '너'를 감싸 안으려는 마음.

혜정이의 불행한 기억이,
홍쌤의 따뜻한 마음에 닿아,
조금씩 녹아,
혜정이의 슬픔과 아픔이,
점점 옅어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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