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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정갤에서 퍼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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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하면 많은 것을 누릴 수 있다.

사람들의 시선도 달라진다.

성공하고 알았다.

성공은 성공을 함께 나눌 사람이 있어야 가치가 있다는 걸.

단 한명의 가족을 잃었다.

가족을 만들고 싶은 욕망도 잃었다.

그래서 집보다 차를 선택했다.

하지만 잃어버려도 잊혀지지 않는 것이 있다.


혜정의 모든 나레이션이 다 슬펐지만 난 이 나레이션이 왜 그렇게 슬펐나 모르겠다.


특히 ‘집보다 차를 선택했다’는 저 말을 듣는 순간,

울컥하며 뜨거운 것이 치받혀 올라오는 느낌이었다.


‘집’이란 건 굳이 가족이 없어도 필요하다.

정글 같은 세상에서 유일하게 두 다리 쭉 뻗고 지친 몸을 펼 수 있는 곳,

위험한 세상으로부터 안전하게 나를 보호할 수 있는 곳 ,

진짜 내가 아닌 세상이 알고 있는 나로의 변장과 위장이 필요 없는 곳,

그게 집이고

그래서 누구나 좋던 구리던 크던 작던 집은 필요하다.


그런데 유혜정은 그런 집을 포기하고 차를 선택했단다.


차는 움직인다.

차는 오롯이 혼자만의 공간과 시간을 만들어주기도 하지만

멈추지 않고 달려야만 하는 물건이다.

뿌리 없이 떠돌아 다녀야만 하는 것이다.


그럼, 집 대신 차를 선택한 유혜정의 마음도

멈추지 않고 달려야하는 차처럼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끝없이 떠돌아다니고 있는 걸까?


화려하고 세련된 모습으로

사람들의 부러움을 받으며

성공이 데려온 부와 명예를 누리고

고급 외제차에 몸을 맡겨도

혜정이 행복해 보이지 않았던 건

그녀의 마음이 누구에게도, 어디에도 튼튼하게 뿌리내리지 못했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어린 시절 엄마의 자살.

새엄마라는 여자의 학대와 폭력.

아빠라는 이름의 남자의 방관과 폭력.

혜정에게 집은 쉬는 공간이 아닌 지옥과도 같은 공간이었으리라.


그런 혜정이

무한한 사랑으로 자신을 보둠어준 할머니와 만나고

홍지홍이란 운명의 인연을 만나고

잊고 살았던 엄마와의 좋은 기억들을 떠올리고

다르게 살기위해 노력하고

태어나 처음으로 성공의 뿌듯함을 맞본 공간은

할머니의 집에서였다.


그러나 찰나와 같았던 행복의 시간은

어깨동무하고 찾아온 불행의 시간에게 덜미를 잡힌다.


단 한명의 가족을 잃었고,

단 한명의 스승을 잃었고,

소중한 첫사랑을 잃었다. 

 

모든 것을 잃어버린 혜정의 지난 13년의 시간이 어떠했을지...


더욱더 차가워진 마음과

더욱더 깊어진 분노와

조금의 틈도 없이 더욱더 굳게 닫혀버린 마음으로

자신을 가열차게 채찍질하며 앞만 보며 살아왔겠지.

제 몸 하나 편히 쉴, 집 같은 건 어쩌면 혜정에겐 사치였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잊으려해도 잊혀지지 않는 소중한 사람을 생각하며

수없이 많은 눈물을 흘렸겠지.


난 혜정이 어서 집을 가졌으면 좋겠다.

움직이는 차 말고

튼튼하게 뿌리 내린 이쁘고 따뜻한 집을 가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집에

잃어버려도 잊혀지지 않는 또 한사람,

홍지홍쌤이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