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짤은 갤 쥽쥽)

(9화 혜정쌤 나레이션

'복수를 하면 피해받는것에 대한 분노가 진정되는 효과가있다'
'복수는 진정하고 앞으로 나아갈수 있는 힘을준다'
'난 목적을 달성하기 전까지 쉬지않는다'
'근데 이 남자 옆에선. 잠이온다'

혜정쌤은,
진원장에게 진실과 사과를,
당당하게 요구할 수 있는,
그 순간을,
'복수'라고 이야기 했었어.

그 표현을 빌려 와서,
지난 리뷰를 썼는데,
속상한 갤러들이 있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부터 전할게.

사실 어제 쓸까 하다가,
마음이 자꾸 먹먹해져서 쓰지 못 했던 리뷰인데,
오늘 써볼까 해.

혜정쌤의 피해자 가족으로서의 삶에 관한 리뷰가 될 거야.

그러니 감정적일 수도,
주관적일 수도 있다는 거 주의해주길)


혜정이에게,
세상에 다시 없을 것 같던,
가족이 생겼어.

새엄마의 학대와,
아빠의 방임으로,
사람에 대한 신뢰를 모두 잃어 버렸던 그 때,
만나게 된 할머니.

할머니는 자신이 주지 않아도,
자신에게 무엇이든 주려고 애썼어.

오랫동안 몸에 밴,
행동이나 말투 마저,
혜정이를 위해 고치려고 노력했던 할머니였어.

혜정이는 그런 할머니 덕분에,
'행복'한 일상을,
아주 오랜만에 누릴 수 있었어.

할머니 곁에서라면,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욕망도,
처음으로 생겼지.

혜정이에게 할머니가,
행복이자,
삶의 이유가 되었던 것처럼,
할머니에게도 역시,
혜정이는,
행복이자,
삶의 이유였어.

혼자 쓸쓸했던 인생에 찾아온,
선물 같은 인연.

하지만,
혜정이에게도,
할머니에게도,
운명은 너무도 가혹했어.

위암 수술을 받아야 한다던 할머니.

할머니는,
어렵지 않은 수술이라고,
금방 끝내고 오겠다고 했지.

할머니는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을 수술해주는 의사를 믿었어.

하지만,
수술실에서 할머니는 돌아오지 않았어.

한 사람이 예고도 없이,
죽음을 맞이 해야 했어.

혜정이는,
진원장에게,
본인이 한 수술 때문에 죽은 환자에 대한,
진심 어린 예우를 기대했지.

하지만 진원장은,
자신의 실수쯤은,
돈으로 무마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했어.

고인에 대한 예우를 갖추지도 않고,
그 가족에 대해 진심 어린 사과 한 마디 건네지 않았지.

사람이 죽었는데 최선을 다 했다고 말하면 그만이냐는 혜정이의 말에,
진원장은,
'내가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는 걸 네가 밝혀 내면 니 식으로 내가 벌 받으마'라고 이야기 해.

혜정이는,
진원장이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는 걸 증명하고,
진심 어린 사과를 받아 내겠다는 다짐으로,
하루하루 버텨 낸 거야.

죽을 힘을 다해 공부를 해서,
의사가 되었던 것도,
진원장을 마주할 그 날을 위해서였어.

마취기록지를 손에 쥔 날,
혜정이는 이제 드디어 끝났다고 생각했을 거야.

진심 어린 사과를 받으면,
용서할 수도 있을지 모른다고.

하지만,
혜정이의 기대와 달리,
사람은 변하지 않았어.

증거를 내미는 혜정이를 앞에 두고,
진원장은 눈 하나 깜짝 안 해.

'그래서 뭐 어쩌라고?
미안하다, 됐니?' 식의 태도.

완전히 혼자가 되어,
삶을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진원장과 마주하는 그 날을 위해 버텨 왔던,
그 모든 시간이 무너지고 말아.

영혼 없는 진원장의 사과 앞에,
분노가 차 올라.

어떤 식으로라도,
무슨 식으로라도,
진원장을 벌 받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져.

법대로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찾아 보고,
언론에 제보하려고 하지만,
그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아.

혜정이는,
그 화살을 결국,
자기 자신에게로 쏘아,
자책할만큼,
마음이 무너진 상태야.

아무런 힘이 없었어도,
13년 전에 싸워야 했던 거라고.

법대로 처벌할 수 있을 때,
했어야 하는 거라고.

자신이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는 것 같아,
견딜 수 없을 만큼,
고통스러워.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진원장 죽여 버릴 거라고,
말할 만큼.

피해자 가족으로서의 삶을 살았던,
홍쌤은,
혜정이의 감정이 폭발했다는 걸,
누구보다 더 잘 알기에,
그 감성을 이성으로 눌러 주고 싶은 거야.

하지만,
혜정이는,
자신의 슬픔을 공감 받을 수 없는 것 같아,
더 못 견디게 슬픈 거고.

그런데,
이 두 사람,
누구 중 잘못한 사람이 있나?

사랑하는 사람이,
이제 그만 행복해지길 바라는 홍쌤도,
결국은 힘과 권력 앞에 좌절해,
이성을 잡을 수 없는 혜정이도,
존중 받아야 할 감정이야.

혜정이는 혼자 힘으로,
의사가 될 만큼,
잘 컸지.

하지만,
혼자 의사가 되었다고,
거대 권력 앞에 대항할 힘마저,
생긴 건 아니야.

혜정이가,
진원장을 무너 뜨릴 준비를 하지 않았던 건,
진원장의 파멸이 아니라,
진실과,
진심 어린 사과였으니까.

피해자 가족에게는,
교통 사고로 가족을 잃은 것이든,
살인 사건으로 가족을 잃은 것이든,
의료 사고로 가족을 잃은 것이든,
그 본질은 달라지지 않아.

'누군가의 손 끝에서,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죽었다.'

피해자 가족 앞에,
'그럴 수도 있는' 죽음은 없어.

난,
혜정이가,
피해자 가족으로서의 절망감을,
절절하게 표현한 것이라고 봐.

용서하고 싶어도,
용서할 수 없는 마음.

지우고 싶어도,
지워지지 않는 마음.

그만 잊어,
라는 그 말 자체가 쓰린 상태.

홍쌤은,
누군가를 향한 원망이,
자기 자신을 끝없이 파멸시킨다는 것을,
경험했기에,
자신이 살아가기 위해,
잊는 것을 선택했어.

그렇게 잊으니 살아졌으니까.

그래서,
혜정이 또한,
잊고,
행복해지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해지지.

그래서,
혜정이에게,
조금 더 단호하게 말할 수 밖에 없어.

지금,
자기 자신이 누구보다,
아끼고 사랑하는 여자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순간,
그 누구보다 위로가 필요한,
혜정이일 거야.

그래서,
난 혜정이에게,
위로를 건네고 싶어.

혜정이,
네 잘못이 아니라고.

네가 어리석고,
네가 순진해서,
오늘의 결과가 있는 게 아니라고.

지금까지 충분히,
잘 해 왔다고.

이 문제를 어떤 식으로 풀어 갈지는,
알 수 없지만,
(하필 이 시점에서 결방 ㅠㅠ)
혜정이의 상처가,
치유 받을 수 있길,
그 상처가 아무는 순간,
홍쌤이 함께 하길 바라 본다.



+++++++++++++++

긴 글도 아닌데,
오랜 시간에 걸쳐,
어렵게 쓴 글이야.

원래 한 번에 쭉 쓰는 타입인데,
자꾸만 멈춰지더라.

혜정이의 슬픔의 크기가,
자꾸만 느껴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