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에 자유로운 영혼이던 개 한마리가 있었다

주인은 있는데 그냥 풀어놓고 신경안씀..


근데 개가 사람처럼 똑똑해서 공격성도 전혀없고 차도 잘 피해다니고 

집가는 사람들 아무나 랜덤으로 배웅도 해주고 

친구들 만나면 인사도하고 그러고 다니더라고


그래서 우리동네에서는 핵 인싸였어 동네사람들 모르는 사람이 없어


검은개라 까미, 깜순이, 깜보, 검둥이, 깜둥이등등 이름도 참 많았다


우리는 여기 이사온지 7년쯤 됐는데

그때 이미 동네분들이 쟤 저러고 다닌지 10년은 됐을거라고 하셨으니

지금 최소 15살이상으로 추정하고있다


처음 이사와서 우리개랑 산책하는데 길에 웬 검은개가 누워있길래

나는 막 인사가 하고싶기도하고 유기견인가? 해서 슬쩍 다가가봤지

근데 우리개가 매너없게 옆에서 막 짖은거야ㅋㅋ 


바로 우리개 옆구리 때리더라고ㅋㅋ 우리개 그때 처음 혼나봤지

그래서 나도 놀래서 급하게 간식던져주면서 미안해미안해하고 도망갔다

그렇게 한 두번정도 더 혼나고 그때마다 먹을걸 던져줬더니

세번째부터는 꼬리를 흔들더라? 우리개도 안혼내고 인사해주더라고


시골동네에서 타지로 이사온 우리한테 첫 친구가 되주고

아무것도 모르는 천방지축이었던 우리개한테 많이도 알려주더라

집이 있다는것도 나이많고 똑똑한것도 금방 동네사람들이 얘기해줌ㅇㅇ


그뒤로 산책하다 마주치면 꼬리를 프로펠러처럼 돌리면서 달려와서

같이 여기저기 쏘다니면서 산책하고 

우리집앞에서 개껌하나 물려주면서 조심조심다녀~!! 하면

그거물고 자기집쪽으로 가곤했어


나중에 들으니 배고플땐 중간에있는 꽃집에 들러서 먹고갔다더라

덤으로 물도 얻어먹고ㅋㅋ


한번은 오프리쉬 강아지한테 우리개가 공격당한적이 있는데

바로 가운데로 끼어들더니 그 강아지 때려눕히더라고

자유로운 영혼이라 싸움도 엄청 잘했음ㅋㅋㅋ

덕분에 왜 개를 안묶고 다니냐고 그 견주한테 욕먹었는데 쟤는 우리개아니고 그쪽개가 먼저 줄도없이 우리개한테 먼저 달려든건 뭐냐하니 꼬리내리더라ㅋㅋ


털갈이 시기가오면 꼬질꼬질하고 다녀서 

내가 빗챙겨나가 몰래몰래 조금씩 빗어주기도하고

매일 나만보면 드러누워서 배 긁어달라하고 내 손가락은 시커매지고


그게 뭐라고 그리 보고싶어서 

산책나오면 걔네집으로가서 있나없나 기웃거렸다

언젠가부터는 우리개도 같이 기웃거리더라ㅋㅋ


집에 있을때면 우리 보자마자 달려나와서 또 같이 산책 에스코트해주고

산에도가고 애견용품점가서 사장님하고 놀다 간식사서 오는길에 나눠먹고

더워서 쉴때면 같이 옆에앉아서 쉬고 

내 출근길을 배웅해준적도 있다ㅋㅋ


나는 그게 참 즐거웠다


근데 얼마전에 무지개다리 건넜다더라

하필 내가 바쁠때라 한동안 못만났는데 

그때 차에 치었다 하더라고


지나던사람이 신고해서 시청에서 데려갔고 주인한테 연락이 왔을때는

이미 소각했다고..


산책중에 동네분한테 들었고 창피하게도 그길에서 펑펑울었다

처음엔 믿기지도 않아서 이분이 무슨말하나 싶더라

근데 동네분들도 다들 안타까워하고 슬퍼하시는거보니 

까미가 인싸는 인싸였나봐


나이가 많으니 갈거라는걸 알고는 있었는데

아직도 너무 건강했어서 더 아쉬운가보다


내가 키운것도 아닌데 이렇게 슬플수가있나?

난 진짜로 까미를 내 친구라고 생각했나봐

산책중에도 집에서도 자꾸 생각나고 괜히 울적하고 보고싶네


우리개는 오늘도 까미집앞에서 안을 들여다보더라

까미가 나올거라고 생각하는듯


7년동안 우리랑 놀아주면서 참 이것저것 많이도 알려주고간거같다


근데 하필 더운날 혼자 길에서 갔다는게 너무 마음아프다

또 우리개와의 이별도 너무 무서워졌고

까미가 보고싶고 또 같이 산책하고싶다


정이라는게 무서운게 고작 길댕이 한마리가 뭐라고 자꾸 이러나 모르겠다ㅜㅜ


그래도 어떤 사람은

까미가 그래도 정말 여유있고 멋지게 살다갔다고 하시더라

그말에서 조금 위안을 얻어본다


나는 까미한테 나눠 준 간식보다 오히려 받은게 더 많다

내친구 까미 평생 고마워해야지


누구한테 이런마음 털어놓기가 좀 그래서 

주책맞게 뒤죽박죽 끄적끄적해본다


까미야 그동안 너무 고마웠고 무지개다리너머에서 잘 놀고있어~

나~~~중에 우리셋이 또 같이 산책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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